일반자료
수인: 황석영 자전. 1: 경계를 넘다
Prisoner
- 저자/역자
- 황석영 지음
- 펴낸곳
- 문학동네
- 발행년도
- 2017
- 형태사항
- 493p.; 21cm
- ISBN
- 9788954645775 9788954645768(세트)
- 분류기호
- 한국십진분류법->814.6
소장정보
위치 | 등록번호 | 청구기호 / 출력 | 상태 | 반납예정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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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카페 | JG0000004322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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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등록번호
- JG0000004322
- 상태/반납예정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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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위치/청구기호(출력)
- 북카페
책 소개
파란만장 황석영, 당대의 수인이 출감한다!
시간의 감옥, 언어의 감옥,
냉전의 박물관과도 같은 분단된 한반도라는 감옥에서
황석영이 몸으로 써내려간 숨가쁜 기록
우리 시대의 거장 황석영이 몸으로 써내려간 자전(自傳) 『수인』이 6월항쟁 30년이 되는 뜻깊은 해를 맞아 두 권으로 출간되었다. 현대사의 숱한 굴곡과 파란을 누구보다 치열하게 겪어온 그가 자신이 지나온 파란만장한 삶, 자유를 위해 시대의 억압과 맞서온 불꽃같은 여정을 생생한 필치로 증언한다.
2004년부터 중앙일보에 연재했던 분량이 원고지 4천 장이었는데, 당시 연재는 어린 시절부터 연대순으로 이어지다가 1976년 전라도 해남으로 이주하는 데서 중단되었다. 이번에 새로 쓴 분량이 2천 장이다. 그 이후의 파란만장이 담겼다. 1980년 광주항쟁과 1989년의 방북과 망명, 투옥, 그야말로 격렬한 삶이 온전히 담긴 2천 장을 쓰며 작가는 자주 아파서 병원을 드나들었다. 그리고 그렇게 완성한 6천 장에서 다시 2천 장을 덜어내는 작업을 했다. 덜어낸 2천 장은 대부분 연재했던 분량에서였다. 그렇게 총 4천 장의 원고가 완성되었다.
만주 장춘에서 출생한 그는 평양에서 유년 시절을 보내고 어머니 등에 업혀 월남, 어린 시절 한국전쟁의 참화를 겪고 4·19의 소용돌이에서 소중한 친구를 잃은 뒤 젊은 날을 방황으로 보내다 해병대에 입대, 베트남전쟁에 참전했다. 이후 작가의 길로 들어선 그는 유신독재의 어둠에 맞서 동료들과 함께 저항하다 5·18 광주항쟁을 맞았고, 광주의 진실을 알리는 데 앞장섰다. 그리고 1989년, 분단된 한반도의 금기를 깨고 방북을 결행해 공고한 분단체제에 커다란 충격을 던진다. 사 년의 망명을 거쳐 귀국 후 수감, 그리고 오 년간의 엄혹한 수인생활을 겪어내기까지, 숨가쁘게 흘러온 작가 황석영의 생애가 이 책에 오롯이 담겼다.
온몸으로 금기를 깨뜨린 단독군장의 행로,
월남과 방북, 망명과 투옥,
광주항쟁과 6월항쟁의 최전선에 선 파르티잔의 삶
『수인』은 1993년, 작가가 방북과 뒤이은 망명생활을 마치고 귀국하자마자 곧바로 안기부에 끌려가 수사관들에게 취조를 당하는 장면으로 시작한다. 이후 이야기는 감옥 안에서 보낸 오 년의 시간과, 유년부터 망명 시절까지의 생애라는 두 시간대가 교차하며 진행된다. 그리고 감옥 바깥의 시간은 다시 순서를 달리해, 1985년 광주항쟁 기록 『죽음을 넘어 시대의 어둠을 넘어』를 출판한 후 처음으로 한반도를 벗어나 바깥 세계를 경험한 뒤 민주화운동과 방북, 망명, 구속에 이르기까지의 시기를 먼저 이야기한 다음, 시간을 거슬러 가족과 함께 월남한 다섯 살 무렵으로 돌아가 한국전쟁과 4·19, 베트남전쟁을 겪고 작가의 길로 들어서서 5·18 광주항쟁을 맞기까지의 기억을 되짚어나간다.
감옥 안의 시간과 바깥의 시간을 나누는 이러한 구성으로 인해 『수인』은 마치 감옥에 갇혀 있는 작가가 좁은 감방 안에서 지금까지의 생애를 간절히 더듬어보는 듯도 하고, 또는 현실의 시간 가운데로 불쑥불쑥 감옥에서의 장면들이 꿈처럼 끼어드는 것처럼도 느껴진다. 이를 통해 작가의 삶은 단순히 시간순으로 나열되는 대신 방북과 망명, 투옥이라는 결정적 계기들을 중심으로 재배치되어 더 깊은 의미를 얻는다.
그가 시대의 ‘수인’이 되어 자유를 박탈당해야 했던 것은 완강한 금기의 벽 앞에 스스로 몸을 던져 그것을 깨뜨리고자 했기 때문이다. 작가 자신의 목소리로 증언된 그의 삶의 이력을 통해 우리는 그의 결단이 돌발적인 행위가 아니라 그럴 수밖에 없었던, 마땅히 그래야 했던 역사적, 문학적 필연성을 지닌 것임을 확인할 수 있다. 그리고 이십 년이 훨씬 지난 지금도, 냉전이 해체되고 얼핏 까마득히 다른 세상으로 접어든 듯 보이는 지금의 시대에도 그 필연성은 본질적으로 변하지 않았음을 이해하게 된다.
무엇보다 그의 삶의 커다란 분수령이 된 오 년간의 수인의 삶. 작가에게 굴종을 강요하는 시대의 감옥 안에서 그는 무엇을 겪었고 무엇을 생각했을까. 스스로 시대를 짊어지고자 했던 작가에게 감옥이란 무엇이며, 경계를 넘어서고자 한 작가의 자유로운 정신을 가두고자 한 시대란 또 어떤 것이었을까. 그는 말한다. “시간의 감옥, 언어의 감옥, 냉전의 박물관과도 같은 분단된 한반도라는 감옥에서 작가로서 살아온 내가 갈망했던 자유란 얼마나 위태로운 것이었던가. 이 책의 제목이 ‘수인(囚人)’이 된 이유가 그것이다”라고. 돌이켜보면 그가 온몸으로 싸워 지켜낸 한줌 빛의 자유는 그래서 우리에게 얼마나 소중한 씨앗이 되었는가.
“나는 집으로 돌아가고 싶었다.
결국 내가 돌아가야 할 곳은 문학이라는 집이었다.”
『수인』은 한 작가의 자전적 기록인 동시에 개인의 역사를 뛰어넘는 한 시대의 문학적 증언이다. 이 안에서 우리는 한반도를 둘러싼 현대사의 도도한 물결과, 그 속에서 일어서고 또 스러져간 인간 군상, 그리고 그 모두와 함께하고자 했던 한 작가의 치열한 고민과 결단을 만날 수 있다. 또한 「입석 부근」을 시작으로 「객지」 「한씨연대기」 「삼포 가는 길」 『장길산』 『무기의 그늘』 『오래된 정원』 『손님』 등 한국문학사에 빛나는 걸작들의 바탕이 된 생생한 체험들을 발견할 수 있다. 오늘의 그를 있게 한 어머니의 삶부터 삶의 갈피마다 그가 만나고 함께한 수많은 인연들, 그리고 운명에 이끌리듯 시대의 한복판으로 주저없이 걸어들어간 그의 행보, 한 사람의 작가와 우리의 현대사가 얽혀 만들어내는 곡진한 사연들의 무늬가 촘촘하다.
그가 겪어온 우리 역사의 결정적 장면들, 그가 만나온 수많은 사람들의 이야기는 우리가 지나온 시대를 세밀하게 그려낸 기록화와도 같다. 거기에는 잘 알려진 정치인이나 재야인사들, 문인들과의 일화는 물론 이름 없는 평범한 사람들의 생활과 사연이 다채롭게 그려져 있다. 월남한 가족 친지의 고단한 삶, 한국전쟁을 전후한 영등포의 풍경과 사람들, 역사의 시기마다 거리를 가득 메운 시민들, 떠돌이 노동자, 베트남에서 덧없이 희생된 목숨들, 열악한 조건에 시달리는 공단 노동자와 가난한 농민들. 이들이 그의 많은 작품들 속에서 생생하게 되살아나 잊을 수 없는 이야기로 남았음은 우리가 잘 아는 바다. 또 서울구치소 수감 시기 마주친 정치인이나 여러 유명 인사들의 뒷이야기나 당시 세상을 떠들썩하게 했던 범죄자들의 일화, 또 다른 수인들과의 생활에 얽힌 이야기 등도 그 하나하나가 소설작품을 읽는 것과 다름없는 흥미를 불러일으킨다.
『수인』은 한 사람이 몸으로 겪어온 삶이 서사화됨으로써 그 자체가 하나의 문학이 되는 광경을 보여준다. 본래 ‘자전’이 문학의 한 양식이기도 하지만, 이것은 다른 누구도 아닌 작가 황석영의 삶을 작가 황석영의 필치로 갈무리해낸 결과일 것이다. 『수인』을 통해 우리는 언제나 시대의 가장 첨예한 현장 속으로 뛰어들기를 주저하지 않은 작가의 행동이 그의 문학을 낳고, 또한 그의 문학이 곧 그의 행동을 이끄는 원동력이 되어온 내력을 볼 수 있다. 시대현실과 삶과 문학이 서로 이만큼 밀착하는 일이 또 가능할까. 그러니 황석영이라는 이름, 또는 『수인』이라는 작품은 곧 압축된 한국 근현대사이자 한국문학사의 빛나는 한 페이지이기도 하다. 그의 삶이 곧 우리의 역사이고 우리의 문학일 것이다.
★
오 년간의 수형생활을 마치고 석방된 지도 무려 이십 년째 접어들었다. 돌이켜보면 한 해도 편안했던 적이 없지만 망명과 투옥의 기간은 수년 전에 고희를 넘긴 생애 속에서 그저 잠깐에 지나지 않은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 시간의 감옥, 언어의 감옥, 냉전의 박물관과도 같은 분단된 한반도라는 감옥에서 작가로서 살아온 내가 갈망했던 자유란 얼마나 위태로운 것이었던가.
이 책의 제목이 ‘수인(囚人)’이 된 이유가 그것이다. _‘에필로그’에서
시간의 감옥, 언어의 감옥,
냉전의 박물관과도 같은 분단된 한반도라는 감옥에서
황석영이 몸으로 써내려간 숨가쁜 기록
우리 시대의 거장 황석영이 몸으로 써내려간 자전(自傳) 『수인』이 6월항쟁 30년이 되는 뜻깊은 해를 맞아 두 권으로 출간되었다. 현대사의 숱한 굴곡과 파란을 누구보다 치열하게 겪어온 그가 자신이 지나온 파란만장한 삶, 자유를 위해 시대의 억압과 맞서온 불꽃같은 여정을 생생한 필치로 증언한다.
2004년부터 중앙일보에 연재했던 분량이 원고지 4천 장이었는데, 당시 연재는 어린 시절부터 연대순으로 이어지다가 1976년 전라도 해남으로 이주하는 데서 중단되었다. 이번에 새로 쓴 분량이 2천 장이다. 그 이후의 파란만장이 담겼다. 1980년 광주항쟁과 1989년의 방북과 망명, 투옥, 그야말로 격렬한 삶이 온전히 담긴 2천 장을 쓰며 작가는 자주 아파서 병원을 드나들었다. 그리고 그렇게 완성한 6천 장에서 다시 2천 장을 덜어내는 작업을 했다. 덜어낸 2천 장은 대부분 연재했던 분량에서였다. 그렇게 총 4천 장의 원고가 완성되었다.
만주 장춘에서 출생한 그는 평양에서 유년 시절을 보내고 어머니 등에 업혀 월남, 어린 시절 한국전쟁의 참화를 겪고 4·19의 소용돌이에서 소중한 친구를 잃은 뒤 젊은 날을 방황으로 보내다 해병대에 입대, 베트남전쟁에 참전했다. 이후 작가의 길로 들어선 그는 유신독재의 어둠에 맞서 동료들과 함께 저항하다 5·18 광주항쟁을 맞았고, 광주의 진실을 알리는 데 앞장섰다. 그리고 1989년, 분단된 한반도의 금기를 깨고 방북을 결행해 공고한 분단체제에 커다란 충격을 던진다. 사 년의 망명을 거쳐 귀국 후 수감, 그리고 오 년간의 엄혹한 수인생활을 겪어내기까지, 숨가쁘게 흘러온 작가 황석영의 생애가 이 책에 오롯이 담겼다.
온몸으로 금기를 깨뜨린 단독군장의 행로,
월남과 방북, 망명과 투옥,
광주항쟁과 6월항쟁의 최전선에 선 파르티잔의 삶
『수인』은 1993년, 작가가 방북과 뒤이은 망명생활을 마치고 귀국하자마자 곧바로 안기부에 끌려가 수사관들에게 취조를 당하는 장면으로 시작한다. 이후 이야기는 감옥 안에서 보낸 오 년의 시간과, 유년부터 망명 시절까지의 생애라는 두 시간대가 교차하며 진행된다. 그리고 감옥 바깥의 시간은 다시 순서를 달리해, 1985년 광주항쟁 기록 『죽음을 넘어 시대의 어둠을 넘어』를 출판한 후 처음으로 한반도를 벗어나 바깥 세계를 경험한 뒤 민주화운동과 방북, 망명, 구속에 이르기까지의 시기를 먼저 이야기한 다음, 시간을 거슬러 가족과 함께 월남한 다섯 살 무렵으로 돌아가 한국전쟁과 4·19, 베트남전쟁을 겪고 작가의 길로 들어서서 5·18 광주항쟁을 맞기까지의 기억을 되짚어나간다.
감옥 안의 시간과 바깥의 시간을 나누는 이러한 구성으로 인해 『수인』은 마치 감옥에 갇혀 있는 작가가 좁은 감방 안에서 지금까지의 생애를 간절히 더듬어보는 듯도 하고, 또는 현실의 시간 가운데로 불쑥불쑥 감옥에서의 장면들이 꿈처럼 끼어드는 것처럼도 느껴진다. 이를 통해 작가의 삶은 단순히 시간순으로 나열되는 대신 방북과 망명, 투옥이라는 결정적 계기들을 중심으로 재배치되어 더 깊은 의미를 얻는다.
그가 시대의 ‘수인’이 되어 자유를 박탈당해야 했던 것은 완강한 금기의 벽 앞에 스스로 몸을 던져 그것을 깨뜨리고자 했기 때문이다. 작가 자신의 목소리로 증언된 그의 삶의 이력을 통해 우리는 그의 결단이 돌발적인 행위가 아니라 그럴 수밖에 없었던, 마땅히 그래야 했던 역사적, 문학적 필연성을 지닌 것임을 확인할 수 있다. 그리고 이십 년이 훨씬 지난 지금도, 냉전이 해체되고 얼핏 까마득히 다른 세상으로 접어든 듯 보이는 지금의 시대에도 그 필연성은 본질적으로 변하지 않았음을 이해하게 된다.
무엇보다 그의 삶의 커다란 분수령이 된 오 년간의 수인의 삶. 작가에게 굴종을 강요하는 시대의 감옥 안에서 그는 무엇을 겪었고 무엇을 생각했을까. 스스로 시대를 짊어지고자 했던 작가에게 감옥이란 무엇이며, 경계를 넘어서고자 한 작가의 자유로운 정신을 가두고자 한 시대란 또 어떤 것이었을까. 그는 말한다. “시간의 감옥, 언어의 감옥, 냉전의 박물관과도 같은 분단된 한반도라는 감옥에서 작가로서 살아온 내가 갈망했던 자유란 얼마나 위태로운 것이었던가. 이 책의 제목이 ‘수인(囚人)’이 된 이유가 그것이다”라고. 돌이켜보면 그가 온몸으로 싸워 지켜낸 한줌 빛의 자유는 그래서 우리에게 얼마나 소중한 씨앗이 되었는가.
“나는 집으로 돌아가고 싶었다.
결국 내가 돌아가야 할 곳은 문학이라는 집이었다.”
『수인』은 한 작가의 자전적 기록인 동시에 개인의 역사를 뛰어넘는 한 시대의 문학적 증언이다. 이 안에서 우리는 한반도를 둘러싼 현대사의 도도한 물결과, 그 속에서 일어서고 또 스러져간 인간 군상, 그리고 그 모두와 함께하고자 했던 한 작가의 치열한 고민과 결단을 만날 수 있다. 또한 「입석 부근」을 시작으로 「객지」 「한씨연대기」 「삼포 가는 길」 『장길산』 『무기의 그늘』 『오래된 정원』 『손님』 등 한국문학사에 빛나는 걸작들의 바탕이 된 생생한 체험들을 발견할 수 있다. 오늘의 그를 있게 한 어머니의 삶부터 삶의 갈피마다 그가 만나고 함께한 수많은 인연들, 그리고 운명에 이끌리듯 시대의 한복판으로 주저없이 걸어들어간 그의 행보, 한 사람의 작가와 우리의 현대사가 얽혀 만들어내는 곡진한 사연들의 무늬가 촘촘하다.
그가 겪어온 우리 역사의 결정적 장면들, 그가 만나온 수많은 사람들의 이야기는 우리가 지나온 시대를 세밀하게 그려낸 기록화와도 같다. 거기에는 잘 알려진 정치인이나 재야인사들, 문인들과의 일화는 물론 이름 없는 평범한 사람들의 생활과 사연이 다채롭게 그려져 있다. 월남한 가족 친지의 고단한 삶, 한국전쟁을 전후한 영등포의 풍경과 사람들, 역사의 시기마다 거리를 가득 메운 시민들, 떠돌이 노동자, 베트남에서 덧없이 희생된 목숨들, 열악한 조건에 시달리는 공단 노동자와 가난한 농민들. 이들이 그의 많은 작품들 속에서 생생하게 되살아나 잊을 수 없는 이야기로 남았음은 우리가 잘 아는 바다. 또 서울구치소 수감 시기 마주친 정치인이나 여러 유명 인사들의 뒷이야기나 당시 세상을 떠들썩하게 했던 범죄자들의 일화, 또 다른 수인들과의 생활에 얽힌 이야기 등도 그 하나하나가 소설작품을 읽는 것과 다름없는 흥미를 불러일으킨다.
『수인』은 한 사람이 몸으로 겪어온 삶이 서사화됨으로써 그 자체가 하나의 문학이 되는 광경을 보여준다. 본래 ‘자전’이 문학의 한 양식이기도 하지만, 이것은 다른 누구도 아닌 작가 황석영의 삶을 작가 황석영의 필치로 갈무리해낸 결과일 것이다. 『수인』을 통해 우리는 언제나 시대의 가장 첨예한 현장 속으로 뛰어들기를 주저하지 않은 작가의 행동이 그의 문학을 낳고, 또한 그의 문학이 곧 그의 행동을 이끄는 원동력이 되어온 내력을 볼 수 있다. 시대현실과 삶과 문학이 서로 이만큼 밀착하는 일이 또 가능할까. 그러니 황석영이라는 이름, 또는 『수인』이라는 작품은 곧 압축된 한국 근현대사이자 한국문학사의 빛나는 한 페이지이기도 하다. 그의 삶이 곧 우리의 역사이고 우리의 문학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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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 년간의 수형생활을 마치고 석방된 지도 무려 이십 년째 접어들었다. 돌이켜보면 한 해도 편안했던 적이 없지만 망명과 투옥의 기간은 수년 전에 고희를 넘긴 생애 속에서 그저 잠깐에 지나지 않은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 시간의 감옥, 언어의 감옥, 냉전의 박물관과도 같은 분단된 한반도라는 감옥에서 작가로서 살아온 내가 갈망했던 자유란 얼마나 위태로운 것이었던가.
이 책의 제목이 ‘수인(囚人)’이 된 이유가 그것이다. _‘에필로그’에서
목차
프롤로그
출행 1985~86
감옥 1
방북 1986~89
감옥 2
망명 1989~93
감옥 3
유년 1947~56
감옥 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