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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치 | 등록번호 | 청구기호 / 출력 | 상태 | 반납예정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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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카페 | JG0000008366 | 대출중 | 2025.04.22 |
- 등록번호
- JG0000008366
- 상태/반납예정일
- 대출중
- 2025.04.22
- 위치/청구기호(출력)
- 북카페
책 소개
이 책은 삶을 향해 있다
신화와 철학을 통해 삶의 의미를 찾는 하순애 작가의 신작이다. 오랜 시간 동안 신화와 철학의 경계에서 연구를 지속해온 저자의 폭넓은 사유를 담았다.
“철학적 탐구, 특히 존재론적 탐구란 결국 도무지 풀 수 없는 근원적인 아포리아에 직면하고 마는 한계를 가진다는 것, 그 한계 너머의 문제에서 우리는 신화를 만날 수밖에 없음을 고백”하며 저자는 다시 신화적 사유, 철학적 사유를 통해 삶의 의미를 찾고 있다.
책은 1부와 2부로 나누어진다. 1부는 신화 자체에 대한 이해를 위한 논의이고, 2부는 신화의 내용에 관한 것으로서, 보다 구체적으로 신화적 사유에 다가가기 위해 우주적 질서, 생명, 사랑이라는 신화적 원리를 살펴본다. 각각 4장으로 구성된 1부와 2부의 논의는 각 장의 주제마다 전승된 신화의 의미를 밝히기 위한 내용과 현대판 신화의 민낯을 드러내기 위한 내용이 병렬적으로 논의된다.
이 책의 의도가 신화적 의미의 세계를 밝히는 작업인 까닭에 아무래도 전승 신화에 관한 서술 비중이 크고, 각 주제와 관련하여 현대판 신화의 양상을 논하는 내용은 오늘날 우리가 ‘의미의 세계’로부터 얼마나 멀어졌는지를 부각하는 데 초점을 두고 있다. 특히 다양한 전승 신화가 현재까지도 이어지고 있는 제주의 신화의 내러티브와 함의를 폭넓게 살핀다.
저자는 신화 개념이 단순히 신의 이야기로 번역될 수 없음을 말하면서, 오늘날의 신화는 무엇이어야 하고 무엇이 될 수 있는지, 그 실마리를 제시한다. 책은 현대판 신화가 넘치는 오늘날, 신화적 사유를 회복하고 그 풍성한 의미의 세계를 접함으로써 우리가 잃어버린 위치와 방향을 다시 찾고자 한다. “전승의 말을 귀담아듣는다면, 오래전 우리도 그 세계의 참여자였지만 지금은 잃어버린 그 생명 세계에 온전히 재통합될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저자의 말처럼, 이 책은 신화와 철학의 경계에서 생명과 사랑으로 충만한 삶을 향해 있다.
■ 머리글
철학자는 ‘진리’를 추구하지만, 신화시대의 사람들은 신화를 ‘진실’한 것으로 받아들였다. 그들에게 진실하였던 신화는 오늘날 우리에게 어떤 것이 되고 있는가?
신화가 환상이라면 현대인의 의식을 지배하는 모든 관념들, 특히 과학적·자본주의적 관념들은 환상이 아닌가? 신화가 자연적 주술에 대한 믿음이라면, 과학적·정치적·경제적 신화 등등은 사회적 주술에 대한 믿음이 아닌가? 현대인의 욕망을 무의식적 차원에까지 지배하면서 화폐적 가치에 영혼을 팔아버리게 하는 자본주의 신화는 인간의 서글픈 패배가 아니고 무엇인가?
우리는 지금 세상을 가슴으로가 아니라 차갑고도 오만한 머리로 만난다. 감응의 관계성을 망각한 차가운 머리는 세상의 온갖 현상을 사물화하고 수치화한다. 세상은 이제 숫자로 계산되는 세계이며, 이 세계에서 사람까지도 한갓 수치이고, 또 수치에 의해 움직인다. 오만한 머리는 더 이상 불가사의한 자연세계를 경이감으로 바라보지 않으며, 자연을 조작하는 모든 짓을 진보와 첨단의 이름으로 저지른다. 신화시대의 사람들이 감응으로써 우주적 생명의 균형을 지켜온 데 비해, 현대는 ‘무엇이든 가능하다’는 신념으로 우주적 불균형이라는 불행을 만들어내고 있다.
『신화를 철학하다』라는 이 책은 오늘날 우리가 과연 신화시대의 저 신화의 ‘의미’에 다가설 수 있을까? 하는 회의에서 출발하였다. 책의 제목에 쓰인 ‘신화’ 개념은 중의적이다. 즉, 여기서 신화는 전승되어 온 신화이기도 하고 현대세계를 움직이는 역동적인 힘으로서의 신화이기도 하다. 한국 신화, 그리스·로마 신화, 인도 신화 등은 전승되어 온 신화이다. 자본주의 신화, 과학기술 신화, 정치적 신화 등은 현대판 신화이다.
궁극적으로 이 책의 구상은 삶을 향해 있다. 가까이서 그리고 멀리서 삶의 내밀한 영역에 다가서기 위함이다. 원래 신화가 삶의 내밀한 곳에 뿌리를 내렸던 것과 같이.
목차
1장. 신화가 뭐길래?
1. 신화는 정동을 일으키는 이야기 026
2. 인간은 왜 신화를 지어내는가? 034
3. 신성한 시가(詩歌), 신비한 지혜 040
4. 문화는 신화적 사유의 끝없는 행렬 045
5. 신화와 무가 그리고 미신 051
2장. 신화 개념의 인식론적 프로필
1. 가장 현실적인 것, 본연의 삶의 시초였던 신화 060
2. 신화라는 말은 우리에게 없던 말이었다 067
3. 뮈토스(mythos)와 로고스(logos), 그 전복의 역사 078
4. 신화에 대한 오인 메커니즘이 빚어낸 억압과 배제의 사건들 100
5. 신성하지도, 신비롭지도 않은 현대판 신화 개념 110
3장. 호모 나랜스(Homo Narrans) 그리고 이야기의 힘
1. 인간은 오래전부터 호모 나랜스였다 116
2. 이야기의 완결은 호모 사피엔스의 욕망 122
3. 이야기가 어떻게 감정을 통일하는가? 129
4. 삶의 신비를 느끼게 하는 은밀한 이야기 144
5. 현대판 신화의 힘 157
4장. 신화는 상징이다
1. 우리가 신화의 의미를 제대로 알 수 있을까? 164
2. 호모 로ㅤㅋㅞㄴ스(Homo Loquens)와 호모 심볼리쿠스(Homo Symbolicus) 171
3. 상징형식으로서의 신화 185
4. 신화적 사고와 상모적(相貌的) 세계관 198
5. 신화의 해석 207
5장. 신화, 우주적 질서를 말하다
1. 질서의 기반은 ‘처음’을 말하는 것 222
2. 신화적 시간과 신화적 공간의 신비한 특성 235
3. 카오스에서 코스모스로 240
4. 우주적 질서 잡기 246
5. 무한 확장하는 신화적 사유와 현대의 편협한 세계 이해 265
6장. 신화, 생명의 원리를 담다
1. 생명의 정의는 아직 합의되지 않았다 276
2. 생명감정에 의해 비로소 이해되는 신화적 생명 284
3. 한국의 생명신과 인간 생명의 본질적 가치 294
4. 또 다른 생명, 죽음: 한국 무가에 나타난 죽음의 서사 302
5. 생명의 의미가 박탈되는 시대 313
7장. 생명 원리의 상징들
1. 최초의 신은 위대한 어머니 여신 320
2. 생명의 그릇 326
3. 생명의 숨 345
4. 생명의 신성한 길 352
5. 원형적 신화소로서의 꽃과 환생 369
8장. 신화, 사랑의 힘을 말하다
1. 사랑의 꿈과 사랑의 현실 378
2. 사랑과 성애의 이중주 390
3. 그리스 신화와 제주 신화의 사랑 방식 398
4. 사랑은 새로운 ‘길’을 내는 일 409
5. 사물화(事物化)된 현대의 사랑 420
9장. 결어: 새로운 길 찾기
1. 현대판 신화가 넘치는 세계 430
2. 전승 신화와 현대판 신화의 본질적 차이 434
3. 근대 문명에 대한 반성의 길목에서 떠오른 신화적 사유 440
4. 신화적 사유를 회복할 수 있을까? 444
5. 과제는 우리에게 있다 44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