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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자료

양심을 보았다: 분노할 것인가, 침묵할 것인가

저자/역자
이얼 프레스 지음 / 이경식 옮김
펴낸곳
흐름출판
발행년도
2014
형태사항
368p.; 22cm
원서명
Beautiful souls
ISBN
9788965961048
소장정보
위치등록번호청구기호 / 출력상태반납예정일
이용 가능 (1)
북카페JG0000003013-
이용 가능 (1)
  • 등록번호
    JG0000003013
    상태/반납예정일
    -
    위치/청구기호(출력)
    북카페
책 소개
《양심을 보았다》는 다소 무거워보이는 주제와 달리, 접근방식은 대단히 부드럽고 에세이처럼 편안하다. 우리를 딜레마에 빠지게 하는 수많은 선택의 갈림길에서 양심을 따르라고, 불의에 저항하라고 강요하지도 않는다. 다만, 어떤 위대한 신념에 의해서라기보다, 오히려 마치 본능처럼 양심을 따른 이들의 이야기와 생각들을 전한다. ‘가장 평범한 사람’이 ‘가장 보편적인 가치’를 실천했던 이야기들이다. 이 책의 한국 출간에 특별히 많은 관심을 보인 저자는 “정의와 상식에 목말라하는 이 시대에 우리가 생각해 볼 것이 무엇인지 돌아보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는 말을 전했다.

‘정의’를 묻기는 쉽지만 실천하기는 어려운 시대

지금 우리 사회에는 ‘정의’와 ‘상식’, 그리고 ‘양심’에 대한 목마름이 문화 전반에 걸쳐 반영되고 있다. 해외에서보다 국내에서 유독 베스트셀러가 된 《정의란 무엇인가》의 인기는 아직도 여전하다. 최근 대학가를 시작으로 번져나간 ‘안녕들하십니까’ 대자보는 그간 소홀했던 사회 정의와 상식을 서로가 서로에게 물으며 유행처럼 퍼졌다. 그런가 하면, TV 사극 ‘정도전’의 열풍은 서점가로도 이어지며, 부패한 권력과 타협하지 않았던 강직한 인물 정도전에 대한 사람들의 환호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그러나 이 같은 대중의 욕망이 모두 실제 행동이나 사회 변화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예컨대 ‘금융권의 관리 소홀로 인한 고객 개인정보 유출’과 같이 자신의 이익과 직접적으로 연결되는 사안에 분노하는 것은 상대적으로 쉽다. 하지만 때로는 개인의 희생까지도 감수해야 하는 사회 불의에는 양심을 목소리를 내기보다 차라리 눈감아버리는 쉬운 선택을 하곤 한다.
최근의 동계올림픽 피겨스케이팅 종목에서 석연치 않은 판정으로 아쉽게 은메달에 그친 김연아 선수에 대한 안타까움과 심판을 향한 분노는 아직까지도 뜨겁지만, 사실 그만큼 익숙하진 않아도 중요성에 있어서는 결코 뒤지지 않는 많은 일들이 우리의 관심과 분노를 기다리고 있다. “아무리 돈 버는 게 바빠도 세상 어찌 돌아가는지 한번 봐라”던 말은 얼마 전 천만이 넘는 관객을 모아 화제가 된 영화 <변호인>의 한 대사였다.

어렵긴 하지만 불가능하지는 않은 선택을 했던 보통 사람들

뉴욕에서 활동 중인 인권 탐사보도 전문기자 이얼 프레스는 ‘선택의 갈림길에서 옳고 그름과 선과 악의 판단을 내리는 도덕적 의식’인 양심을 따르고, 신념을 지킨 사람들을 오랜 시간 추적하였다. 특별히 그는 ‘평범한 보통 사람들’의 용기 있는 선택에 관심을 가졌다. 모두가 ‘예’라고 말할 때 ‘아니오’라고 말할 수 있었던 이유와 그 배경, 그리고 어떤 도덕적 원칙이나 가치관이 그들로 하여금 그런 선택을 하게 했는지를 조사하여 책으로 출간했다.
물론 많은 철학자와 정치학자들이 이러한 문제를 탐구해왔다. 하지만 그들의 연구는 언제나 높고 추상적인 차원에서 이뤄져 실제 삶 속에서 딜레마에 빠져 고민하는 사람들의 고통은 상당 부분 외면했다는 게 이얼 프레스의 지적이다. 저항과 양심을 소재로 삼은 문학작품은 대부분, 명백하게 정의된 이념적인 대의를 위해 기존의 권위와 전통에 도전하는 반항적인 국외자들을 다룬다. 하지만 프레스가 관심 갖은 이들은 애초에 갈등이나 반란을 일으킬 생각이 전혀 없었던 이들이다. 오히려 마치 본능을 따르듯, 내면의 양심의 소리에 따라 행동했던 고귀한 사람들을 주목했다. 그래서 그의 책《양심을 보았다》의 원제는 ‘아름다운 영혼들(Beautiful Souls)’이다.

딜레마의 한가운데서… 분노할 것인가, 침묵할 것인가

“인간으로서의 의무를 다했을 뿐입니다”

저자는 100년 동간 각기 다른 나라에서 일어난 4가지 실제 사건을 통해 평범한 사람들의 아름다운 선택을 전하다. 스위스의 쉰들러리스트, 파울 그뤼닝거 경찰서장 이야기는 1938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는 스위스 국경지역을 담당하고 있었다. 당시 스위스는 ‘더 이상 난민자들을 받아줄 수 없다’고 선포했고, 국경을 넘으려는 유대인을 눈감아줄 수가 없다고 했다. 그러던 어느 날, 한 소년이 스위스 국경을 넘으려 했고 파울 그뤼닝거는 그 소년의 손을 잡아주었다. 그후 그는 법을 어긴 대가로 경찰서장 직위를 박탈당하고, 마땅한 직업을 구하기도 힘들어 초라한 생활을 했다. 저자는 평범한 그가 왜 법을 어기면서까지 그 소년의 손을 잡아주었는지 궁금해졌다. 하지만 그는 무슨 종교적 신념이나 대단한 뜻을 가지고 자신의 양심을 선택한 것이 아니었다. 본능적으로, 사람이라면 그렇게 해야 한다는 단순한 믿음에서 비롯된 것이었다.
“저처럼 그 사람들의 가슴 아픈 상황을 반복해서 목격한 사람이라면, 어머니와 자식들이 비명을 지르고 울부짖는 광경, 차라리 죽여달라고 매달리고 또 차라리 자살을 하고 말겠다고 울부짖는 광경을 반복해서 목격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라도 결국에는 더는 참지 못하고 저처럼 행동했을 겁니다.”
왜 법을 어겼느냐는 질문을 받았을 때 그뤼닝거는 이렇게 말했다. “인간으로서의 의무를 다했을 뿐입니다.”

“나의 행동이나 생각들은 반드시 어떤 의미를 지녀야 한다고 생각해요”

2003년 10월 10일 익명의 편지가 미국 증권거래위원회로 날아들었다. 미국증권업협회, 미국 상원, 월스트리트저널, 워싱턴포스트 등에도 참조로 보내진 이 편지는 금융회사들이 위험한 포트폴리오를 가진 상품을 고객들에게, 위험에 대해 충분히 알리지 않고 마구잡이식으로 판매하여 큰 차익을 거두는 부정행위를 저지르고 있다는 내용을 담고 있었다.
그 편지의 발신인인 레일라 와일더는 스탠포드 그룹의 투자자문역으로 일하고 있었다. 2000년 닷컴 회사들이 무너지면서 주식 시장이 위기를 겪을 때 레일라는 상사로부터 손실 위험이 높은 상품을 어떻게 해서든 고객들에게 팔라는 지시를 받았다. 그녀는 이를 거부했고, 회사로부터 해고당했다. 생계의 위협이나 조직에서의 고립을 감수하고도 정의로운 행동을 실천했던 그녀의 뒤를 따라 두 명이 더 스탠포드에서 사임했다.
또다시 이와 비슷한 상황이 와도 똑같은 선택을 하겠느냐는 저자의 질문에 와일더는 말했다.
“아마도 그럴 것 같네요. 예, 그럴 겁니다. 똑같이 그렇게 할 겁니다. 왜냐하면 옳은 일이니까요. 잘 모르겠어요. 그렇게 해야 할 것 같아요. 옳은 일이니까요. 내가 하는 행동이나 내가 마음속에 품는 의도들은, 어떤 의미를 지녀야 한다고 생각하거든요. 내가 살아가는 삶 속에서.”

책은 이 밖에도 자신의 신념과 가치에 따라, 양심을 외면하지 않았던 사람들의 이야기를 현장감 있게 전한다. 주제는 제법 무겁지만, 글은 마치 에세이처럼 읽힌다. 저자는 그만큼 우리들 자신과 멀지 않은 보통 사람들의 이야기를 전하고 싶었다. 특별히 이 책의 한국 출간에도 관심이 많았던 저자는 정의와 상식에 목말라 하는 이 시대에 우리가 생각해 볼 것이 무엇인지 돌아보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따뜻한 시선, 따뜻한 말 한 마디가 필요할 때


그러나 저자는 침묵하지 말라고, 분노하라고 직접적으로 강요하지 않으며, 어디까지나 선택은 각자의 몫으로 남겨 둔다. 저자의 관심은 오로지 자신이 속한 집단의 압력 속에서도 부당한 지시에 용감하게 “아니오”라고 말하는 사람들의 용기가 어디에서 나올까 하는 데 있다. 그들이 보통 사람들과는 차원이 다른 특별한 자질을 갖춘 ‘영웅’이었을까? 아니다. ‘평범한 사람’이 양심이라는 ‘가장 보편적인 기준’에 입각해서 자기가 속한 집단이 지향하는 ‘근본적인 가치’를 가장 평범하게 고수했던 것뿐이라고 저자는 전한다.
마지막으로 저자는 모두가 언제나 용기 있는 선택을 하기는 어렵지만, 최소한 그러한 선택을 한 이들에게 관심과 격려와 지지를 보내는 것을 잊지 말자고 당부한다. 그것은 평범한 대다수의 사람들이 할 수 있는 최소한의 양심의 실천이다.
나승구 천주교정의구현전국사제단 신부는 이 책의 추천사에서 말한다. “책 속 주인공들이 절망적인 소외감에 빠져 있을 때 그 옆에 함께 있어준 누군가야말로 양심을 지탱하는 버팀목이었습니다. 그 대목이 제게는 매우 큰 희망으로 느껴졌습니다. 우리 역시 수많은 선택의 자리에 놓일 것입니다. 그 선택의 순간에 올바른 선택을 위한 지도를 그리고 있어야겠습니다. 그리고 올바른 선택을 한 이들에게 q가수와 함께 지지가 있어야 하겠습니다.”
목차

추천사
추천의 글_ 우리가 놓치고 있던 것들
프롤로그_ ‘아니오’라고 말한 보통 사람들

1장_ 법에 따르지 않기
공정하지 않은 관행
거부의 메커니즘
선택과 믿음
바로잡은 정의

2장_ 우리가 속한 집단에 대한 저항

공동체 의식이라는 동기
도덕적 감정
홀로서기
결속의 힘

3장_ 선택적 명령 거부자

선한 시민과 선한 사람
아름다운 영혼들
검은색 깃발
집단에서 축출되기
의무의 불안함

4장_ 저항의 가치

내부자의 용기
의심의 시작
미국적 가치
용기의 대가
침묵 속의 외침

에필로그_ 양심에 따라 행동하며 스스로를 구원한 사람들
감사의 글
옮긴이의 말_ 아름다운 영혼들의 목소리
참고문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