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자료
잃어버린 날들: 대서양 외딴섬 감옥에서 보낸 756일간의 기록
- 저자/역자
- 장미정 글
- 펴낸곳
- 한권의책
- 발행년도
- 2014
- 형태사항
- 263p.; 21cm
- ISBN
- 9791185237046
- 분류기호
- 한국십진분류법->816.6
소장정보
위치 | 등록번호 | 청구기호 / 출력 | 상태 | 반납예정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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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카페 | JG0000001986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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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등록번호
- JG0000001986
- 상태/반납예정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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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위치/청구기호(출력)
- 북카페
책 소개
영화 「집으로 가는 길」의 모티프가 된 실제 사건의 주인공이
낱낱이 고백하는 가슴 먹먹한 756일간의 기록
2004년 10월 30일, 대한민국의 평범한 주부인 장미정 씨는 파리 오를리 공항에서 코카인 17킬로그램이 든 트렁크를 소지하고 있다가 공항 경찰로부터 적발되었다. 가방을 부탁한 오랜 지인에게 속아 금광 원석이 들어 있는 줄로만 알고 있던 그녀는 마약 현행범으로 낙인 찍힌 채 재판도 받지 못하고 파리 외곽의 프렌 구치소에 투옥되고 만다. 몇 개월 뒤 사전 예고도 없이 프랑스령 마르티니크 섬에 있는 뒤코스 교도소로 강제 이송되면서도 그녀는 법정에서 변변한 발언의 기회조차 얻지 못했다. 프랑스 법정에서 국선변호인을 지정해주었지만, 말 한마디 통하지 않는 프랑스인 변호사와의 소통은 불가능했다.
1년 4개월의 수감생활 후 그는 임시석방되었지만 법원 관할 아파트에서 보호감찰을 받으며 재판을 기다려야 했다. 신분증도 없고 언어소통도 되지 않는 그는 집세를 낼 돈도, 끼니를 이을 돈도 없었다. 멀리 한국에서 남편이 부쳐오는 생활비에 전적으로 의존하면서 언제 풀려날 수 있을지 기약도 없이 고통스런 나날을 이어가던 그는 진실을 기록하기 위해 펜을 들었다. 자신이 왜 대서양 외딴섬에서 이런 악몽 같은 나날을 보내는지, 무엇이 어디에서부터 잘못되었는지, 사건이 일어난 뒤 프랑스 검찰청에서 그리고 법정에서 외치고 싶었던 말들을 숨김 없이 노트에 적어 내려갔다. 엄마 없이 하루가 다르게 커가고 있을 어린 딸아이와 사랑하는 남편에 대한 그리움도 피눈물로 써내려갔다.
『잃어버린 날들-대서양 외딴섬 감옥에서 보낸 756일간의 기록』(한권의책 펴냄)은 저자가 혼자 힘으로 감당할 수 없던 사건의 진실과 자신의 목소리를 있는 그대로 담아낸 당시의 실제 일기를 바탕으로 한 회고록이다. 그가 이 아픈 기록을 세상에 공개하는 까닭은 누구도 자신과 같은 어리석은 선택을 하지 말라고, 또 어떤 이유로든 가족과 헤어지는 일은 없어야 한다고 이야기하고 싶기 때문이었다.
영화보다 충격적인 진실, 영화보다도 진한 감동…
읽는 이를 압도하고 눈물짓게 하는 이것이 바로 실화의 힘이다!
저자가 마르티니크 섬에서 쓴 실제 수기는 「집으로 가는 길」 영화화의 근간이 되었지만, 그가 겪은 참혹하고 기구한 2년간의 이야기를 두 시간 남짓 상영되는 영화에 담아낸다는 것은 애초에 무리였는지도 모른다. 『잃어버린 날들』은 어떤 문학적 수사도, 상황을 긴박하게 만들거나 과장하는 허구적 장치도 하나 없이 오로지 있는 그대로의 사실과 느낌을 진솔하게 적은 회고록이다. 시사고발 프로그램에 단서를 제공하고, 영화의 모티프가 되면서 세상에 존재를 알린 그의 일기가 완전한 모양새를 갖추어 공개되는 것은 이 책이 처음이다.
하루아침에 평범한 가정주부이자 아이 엄마에서 국제적인 마약사범이 되어 수갑을 차게 된 그에게는 어느 것도 계획대로 되지 않았고, 오랜 믿음은 배신당했으며, 애끓는 절규에도 화답해주는 이가 없었다. 그가 원한 건 무죄를 주장하려는 것이 아니라 판결을 받고 주어진 죗값을 치르는 것이었지만, 재판은 기약도 없이 연기되고 또 연기되었다. 이대로 살아서 돌아갈 수 없다면 죽어서 가족들 곁으로 돌아가겠다는 생각에 수면제를 삼키는 등, 아득한 절망 속에 그는 하루하루 지쳐갔다.
그를 속인 것은 누구였을까, 그는 왜 그토록 위험한 제안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을까, 프랑스의 감옥에서는 어떤 일이 있었던 것일까, 어째서 한국대사관에서는 프랑스 법원에서 요청한 재판 서류를 즉각 전달하지 않았을까, 그가 마르티니크에서 대사관 영사와 만난 직후 자살을 기도한 것은 무슨 이유에서였을까, 마침내 재판에서 선고받은 형보다 이미 수개월을 초과하여 형을 살았음에도 그가 침묵하기로 한 것은 왜일까, 왜 프랑스 변호사는 그에게 대한민국 정부에 소송을 걸도록 권유했을까…?
『잃어버린 날들』을 읽는 독자들은 너무나 평범하여 친근하기까지 한 그의 기막힌 사건 기록을 읽어 내려가는 동안 누구나 겪을 수 있는 한순간의 추락과 악몽을 실감하고, 한없이 나약해지는 인간을 붙들어주는 가족에 대한 가슴 절절한 그리움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부끄럽지만 이해와 용서를 위한 기록이 되기를…
“나를 속인 그들을 용서할 수 없다. 하지만 내가 그들에 대한 원망과 증오를 내려놓을 때, 내 딸들도 죄인인 엄마를 용서할 것이다.”
2006년 11월 8일, 마침내 그는 기다리던 재판을 받고 가족들의 품으로 돌아왔지만, 아직 어린 자녀들에게 엄마가 겪은 지난날의 아픔을 다 설명해줄 수는 없었다고 한다. 헤어질 때는 마냥 아기 같던 36개월 첫아이는 엄마가 없는 사이 한글도 혼자 깨치고 키도 훌쩍 자란 어린이가 되었고, 돌아온 뒤에는 둘째딸을 가졌다.
저자는 그저 훗날 딸들이 커서 어른이 되면 ‘너희가 있어서 엄마는 살아남을 수 있었고 그 악몽 같은 시간을 버틸 수 있었노라고’ 이야기하고 싶다고 한다. 프랑스 감옥에서의 막막한 어둠 한가운데 그를 가장 두렵게 한 것은 사랑하는 딸에게 ‘감옥에 있는’ 엄마가 되었다는 것이었고 동시에 살아야 할 단 하나의 이유는 바로 딸을 다시 보고 싶다는 희망이었다.
실제로 일기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딸아이에 대한 그리움과 가슴 아픈 고백을 읽다 보면, 가슴을 에는 모정을 느낄 수 있다. 그래서 2년간 딸이 절실히 필요로 할 때 주지 못했던 엄마의 사랑을 돌려주는 것이야말로 앞으로 살아가는 동안 자신에게 주어진 가장 큰 숙제라고 그는 믿는다.
비록 자신은 지난날을 후회하고 자책하며 스스로를 벌주면서 살아간다 해도, 아이들에게만은 피해와 아픔을 물려주고 싶지 않았기에 이 기록을 공개하는 데에는 많은 용기가 필요했다. 부끄러운 개인사와 힘들었던 지난날들의 기억을 들추고 당시의 일기를 세상에 내놓는 것이 또 어떤 감당할 수 없는 상처가 되어 돌아오게 될지 두려웠던 것이다.
그러나 저자는 딸들에게 세상으로부터 도망치는 엄마의 모습을 보이지 않겠다고 결심하고 이 책을 썼다. 『잃어버린 날들』은 엄마가 지난날 어떻게 해서 그런 잘못된 선택을 했으며, 멀리서 어떤 마음으로 딸을 그리워했는지를 있는 그대로 들려주고 죄인인 엄마를 이해해주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쓴 회한의 기록이다. 그러나 ‘용서’는 그 자신에게도 결코 쉬운 말이 아니다. 오랜 믿음을 배신하고 자신을 벼랑 끝으로 내몬 사람들과, 애타게 도움을 요청하는데도 외면했던 한국대사관에 대한 원망과 분노는 7년이나 지난 지금까지도 사그라지지 않았다. 그러나 저자는 말한다. 시간은 걸리겠지만 무거운 감정의 짐을 내려놓고 그들을 용서할 때가 오리라고. 그래야만 딸들도 엄마를 용서해줄 것이라고.
세상 끝 벼랑에서의 절망
그리고 손을 내밀어준 사람들에 관한 이야기
오랜 지인의 파산과 자살로 인해 떠안은 어마어마한 빚으로 한 가정의 행복은 산산조각 났다. 그도 모자라 그럴듯한 거짓말로 속여 평범한 주부를 마약 운반에 끌어들인 또 다른 지인이 있었다. 프랑스 오를리 공항에서 현행범으로 체포된 저자는 곧바로 투옥되었고, 조사 과정에 참여한 한국인 통역사는 경멸의 눈빛을 숨기지 않았다. 아무것도 모르고 기다리고 있을 가족들에게 전화 한 통만 하게 해달라는 애원은 묵살되었고 간수나 죄수들과 말 한마디 통하지 않았으며 이따금 법정에 출두해서도 판사는 서류도 없고 말도 통하지 않는 그에 대해 재판 날짜를 미루는 게 고작이었다.
한국대사관 측에서 면회를 왔을 때 다시금 희망을 가졌지만 달라진 건 없었다. 심지어 그에게 마약을 운반하게 한 주범이 한국에서 체포되었다는데, 정작 단순 가담자인 그의 사건은 전혀 진전되지 않았다. 그는 더 이상 누구를 믿고 누구를 의지해야 할지 몰랐다. 앞으로 자신이 어떻게 될지, 살아서 감옥을 나갈 수 있을지조차 불투명했다. 그는 세상으로부터 철저히 버려져 그야말로 벼랑 끝에 혼자 서 있었다.
그때 KBS ‘추적60분’의 취재와 방송을 통해 그의 기막힌 이야기가 한국 사회에 알려졌다. 많은 사람들이 그를 지지하는 모임을 만들어 그의 변호사 비용을 모금하고, 생필품을 보내왔으며 외교부와 청와대 홈페이지에 그를 지지하는 글을 올렸다. 얼굴도 모르는 사람들로부터 따뜻한 위로와 응원을 받으면서, 저자는 평범한 자신에게 일어난 고마운 기적에 감사했다. 프랑스의 유명한 인권변호사로부터 무료로 변호해주겠다는 제안을 받은 것도 그 즈음이었다.
세상이 자신을 버렸다고 생각하던 바로 그때 저자는 따뜻한 사람들의 온정을 느끼면서 다시 일어설 수 있었다. 저자는 다짐한다. 그 당시의 자신이 받았던 것처럼, 절망하고 있는 사람들의 눈물을 닦아주고 작은 손길을 내밀어줄 수 있는 삶을 살겠다고. 이 책은 그 다짐과 약속의 기록이기도 하다.
낱낱이 고백하는 가슴 먹먹한 756일간의 기록
2004년 10월 30일, 대한민국의 평범한 주부인 장미정 씨는 파리 오를리 공항에서 코카인 17킬로그램이 든 트렁크를 소지하고 있다가 공항 경찰로부터 적발되었다. 가방을 부탁한 오랜 지인에게 속아 금광 원석이 들어 있는 줄로만 알고 있던 그녀는 마약 현행범으로 낙인 찍힌 채 재판도 받지 못하고 파리 외곽의 프렌 구치소에 투옥되고 만다. 몇 개월 뒤 사전 예고도 없이 프랑스령 마르티니크 섬에 있는 뒤코스 교도소로 강제 이송되면서도 그녀는 법정에서 변변한 발언의 기회조차 얻지 못했다. 프랑스 법정에서 국선변호인을 지정해주었지만, 말 한마디 통하지 않는 프랑스인 변호사와의 소통은 불가능했다.
1년 4개월의 수감생활 후 그는 임시석방되었지만 법원 관할 아파트에서 보호감찰을 받으며 재판을 기다려야 했다. 신분증도 없고 언어소통도 되지 않는 그는 집세를 낼 돈도, 끼니를 이을 돈도 없었다. 멀리 한국에서 남편이 부쳐오는 생활비에 전적으로 의존하면서 언제 풀려날 수 있을지 기약도 없이 고통스런 나날을 이어가던 그는 진실을 기록하기 위해 펜을 들었다. 자신이 왜 대서양 외딴섬에서 이런 악몽 같은 나날을 보내는지, 무엇이 어디에서부터 잘못되었는지, 사건이 일어난 뒤 프랑스 검찰청에서 그리고 법정에서 외치고 싶었던 말들을 숨김 없이 노트에 적어 내려갔다. 엄마 없이 하루가 다르게 커가고 있을 어린 딸아이와 사랑하는 남편에 대한 그리움도 피눈물로 써내려갔다.
『잃어버린 날들-대서양 외딴섬 감옥에서 보낸 756일간의 기록』(한권의책 펴냄)은 저자가 혼자 힘으로 감당할 수 없던 사건의 진실과 자신의 목소리를 있는 그대로 담아낸 당시의 실제 일기를 바탕으로 한 회고록이다. 그가 이 아픈 기록을 세상에 공개하는 까닭은 누구도 자신과 같은 어리석은 선택을 하지 말라고, 또 어떤 이유로든 가족과 헤어지는 일은 없어야 한다고 이야기하고 싶기 때문이었다.
영화보다 충격적인 진실, 영화보다도 진한 감동…
읽는 이를 압도하고 눈물짓게 하는 이것이 바로 실화의 힘이다!
저자가 마르티니크 섬에서 쓴 실제 수기는 「집으로 가는 길」 영화화의 근간이 되었지만, 그가 겪은 참혹하고 기구한 2년간의 이야기를 두 시간 남짓 상영되는 영화에 담아낸다는 것은 애초에 무리였는지도 모른다. 『잃어버린 날들』은 어떤 문학적 수사도, 상황을 긴박하게 만들거나 과장하는 허구적 장치도 하나 없이 오로지 있는 그대로의 사실과 느낌을 진솔하게 적은 회고록이다. 시사고발 프로그램에 단서를 제공하고, 영화의 모티프가 되면서 세상에 존재를 알린 그의 일기가 완전한 모양새를 갖추어 공개되는 것은 이 책이 처음이다.
하루아침에 평범한 가정주부이자 아이 엄마에서 국제적인 마약사범이 되어 수갑을 차게 된 그에게는 어느 것도 계획대로 되지 않았고, 오랜 믿음은 배신당했으며, 애끓는 절규에도 화답해주는 이가 없었다. 그가 원한 건 무죄를 주장하려는 것이 아니라 판결을 받고 주어진 죗값을 치르는 것이었지만, 재판은 기약도 없이 연기되고 또 연기되었다. 이대로 살아서 돌아갈 수 없다면 죽어서 가족들 곁으로 돌아가겠다는 생각에 수면제를 삼키는 등, 아득한 절망 속에 그는 하루하루 지쳐갔다.
그를 속인 것은 누구였을까, 그는 왜 그토록 위험한 제안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을까, 프랑스의 감옥에서는 어떤 일이 있었던 것일까, 어째서 한국대사관에서는 프랑스 법원에서 요청한 재판 서류를 즉각 전달하지 않았을까, 그가 마르티니크에서 대사관 영사와 만난 직후 자살을 기도한 것은 무슨 이유에서였을까, 마침내 재판에서 선고받은 형보다 이미 수개월을 초과하여 형을 살았음에도 그가 침묵하기로 한 것은 왜일까, 왜 프랑스 변호사는 그에게 대한민국 정부에 소송을 걸도록 권유했을까…?
『잃어버린 날들』을 읽는 독자들은 너무나 평범하여 친근하기까지 한 그의 기막힌 사건 기록을 읽어 내려가는 동안 누구나 겪을 수 있는 한순간의 추락과 악몽을 실감하고, 한없이 나약해지는 인간을 붙들어주는 가족에 대한 가슴 절절한 그리움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부끄럽지만 이해와 용서를 위한 기록이 되기를…
“나를 속인 그들을 용서할 수 없다. 하지만 내가 그들에 대한 원망과 증오를 내려놓을 때, 내 딸들도 죄인인 엄마를 용서할 것이다.”
2006년 11월 8일, 마침내 그는 기다리던 재판을 받고 가족들의 품으로 돌아왔지만, 아직 어린 자녀들에게 엄마가 겪은 지난날의 아픔을 다 설명해줄 수는 없었다고 한다. 헤어질 때는 마냥 아기 같던 36개월 첫아이는 엄마가 없는 사이 한글도 혼자 깨치고 키도 훌쩍 자란 어린이가 되었고, 돌아온 뒤에는 둘째딸을 가졌다.
저자는 그저 훗날 딸들이 커서 어른이 되면 ‘너희가 있어서 엄마는 살아남을 수 있었고 그 악몽 같은 시간을 버틸 수 있었노라고’ 이야기하고 싶다고 한다. 프랑스 감옥에서의 막막한 어둠 한가운데 그를 가장 두렵게 한 것은 사랑하는 딸에게 ‘감옥에 있는’ 엄마가 되었다는 것이었고 동시에 살아야 할 단 하나의 이유는 바로 딸을 다시 보고 싶다는 희망이었다.
실제로 일기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딸아이에 대한 그리움과 가슴 아픈 고백을 읽다 보면, 가슴을 에는 모정을 느낄 수 있다. 그래서 2년간 딸이 절실히 필요로 할 때 주지 못했던 엄마의 사랑을 돌려주는 것이야말로 앞으로 살아가는 동안 자신에게 주어진 가장 큰 숙제라고 그는 믿는다.
비록 자신은 지난날을 후회하고 자책하며 스스로를 벌주면서 살아간다 해도, 아이들에게만은 피해와 아픔을 물려주고 싶지 않았기에 이 기록을 공개하는 데에는 많은 용기가 필요했다. 부끄러운 개인사와 힘들었던 지난날들의 기억을 들추고 당시의 일기를 세상에 내놓는 것이 또 어떤 감당할 수 없는 상처가 되어 돌아오게 될지 두려웠던 것이다.
그러나 저자는 딸들에게 세상으로부터 도망치는 엄마의 모습을 보이지 않겠다고 결심하고 이 책을 썼다. 『잃어버린 날들』은 엄마가 지난날 어떻게 해서 그런 잘못된 선택을 했으며, 멀리서 어떤 마음으로 딸을 그리워했는지를 있는 그대로 들려주고 죄인인 엄마를 이해해주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쓴 회한의 기록이다. 그러나 ‘용서’는 그 자신에게도 결코 쉬운 말이 아니다. 오랜 믿음을 배신하고 자신을 벼랑 끝으로 내몬 사람들과, 애타게 도움을 요청하는데도 외면했던 한국대사관에 대한 원망과 분노는 7년이나 지난 지금까지도 사그라지지 않았다. 그러나 저자는 말한다. 시간은 걸리겠지만 무거운 감정의 짐을 내려놓고 그들을 용서할 때가 오리라고. 그래야만 딸들도 엄마를 용서해줄 것이라고.
세상 끝 벼랑에서의 절망
그리고 손을 내밀어준 사람들에 관한 이야기
오랜 지인의 파산과 자살로 인해 떠안은 어마어마한 빚으로 한 가정의 행복은 산산조각 났다. 그도 모자라 그럴듯한 거짓말로 속여 평범한 주부를 마약 운반에 끌어들인 또 다른 지인이 있었다. 프랑스 오를리 공항에서 현행범으로 체포된 저자는 곧바로 투옥되었고, 조사 과정에 참여한 한국인 통역사는 경멸의 눈빛을 숨기지 않았다. 아무것도 모르고 기다리고 있을 가족들에게 전화 한 통만 하게 해달라는 애원은 묵살되었고 간수나 죄수들과 말 한마디 통하지 않았으며 이따금 법정에 출두해서도 판사는 서류도 없고 말도 통하지 않는 그에 대해 재판 날짜를 미루는 게 고작이었다.
한국대사관 측에서 면회를 왔을 때 다시금 희망을 가졌지만 달라진 건 없었다. 심지어 그에게 마약을 운반하게 한 주범이 한국에서 체포되었다는데, 정작 단순 가담자인 그의 사건은 전혀 진전되지 않았다. 그는 더 이상 누구를 믿고 누구를 의지해야 할지 몰랐다. 앞으로 자신이 어떻게 될지, 살아서 감옥을 나갈 수 있을지조차 불투명했다. 그는 세상으로부터 철저히 버려져 그야말로 벼랑 끝에 혼자 서 있었다.
그때 KBS ‘추적60분’의 취재와 방송을 통해 그의 기막힌 이야기가 한국 사회에 알려졌다. 많은 사람들이 그를 지지하는 모임을 만들어 그의 변호사 비용을 모금하고, 생필품을 보내왔으며 외교부와 청와대 홈페이지에 그를 지지하는 글을 올렸다. 얼굴도 모르는 사람들로부터 따뜻한 위로와 응원을 받으면서, 저자는 평범한 자신에게 일어난 고마운 기적에 감사했다. 프랑스의 유명한 인권변호사로부터 무료로 변호해주겠다는 제안을 받은 것도 그 즈음이었다.
세상이 자신을 버렸다고 생각하던 바로 그때 저자는 따뜻한 사람들의 온정을 느끼면서 다시 일어설 수 있었다. 저자는 다짐한다. 그 당시의 자신이 받았던 것처럼, 절망하고 있는 사람들의 눈물을 닦아주고 작은 손길을 내밀어줄 수 있는 삶을 살겠다고. 이 책은 그 다짐과 약속의 기록이기도 하다.
목차
intro
1장 외면당한 나의 이야기
2장 처음 만난 위기
3장 위험한 제안
4장 감당할 수 없는 세계
5장 종이학 천 마리의 소원
6장 마르티니크
7장 나는 한국 사람입니다
8장 악몽의 끝
9장 소중한 나의 사람들
10장 언젠가 용서할 수 있을까
에필로그-힘든 기억으로부터 돌아오기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