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자료
소란한 보통날
- 저자/역자
- 에쿠니 가오리 지음 / 김난주 옮김
- 펴낸곳
- 소담출판사
- 발행년도
- 2011
- 형태사항
- 280 p.; 20 cm
- 원서명
- 流しのしたの骨
- ISBN
- 9788973816484
- 분류기호
- 한국십진분류법->833.6
소장정보
위치 | 등록번호 | 청구기호 / 출력 | 상태 | 반납예정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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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카페 | JG0000000522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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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등록번호
- JG0000000522
- 상태/반납예정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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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위치/청구기호(출력)
- 북카페
책 소개
소설의 소재로 ‘가족’이란 복잡기괴한 숲만큼이나 매력적이다.
2010년 『빨간 장화』, 『달콤한 작은 거짓말』로 결혼과 사랑이라는 쓸쓸한 진실에 대한 고찰을 섬세하고 감각적인 언어로 표현했던 에쿠니 가오리가 이번에는 조금 색다른 주제로 우리 곁을 찾아왔다.
『소란한 보통날』(원제: 싱크대 아래 뼈)은 아빠와 엄마, 딸 셋과 아들 하나로 구성된, 언뜻 보기엔 평범하지만 조금 특이해 보이기도 하는 미야자카가(家)의 일상을 담은 유쾌하고도 따뜻한 가족 소설이다.
가족들의 얼굴이 다 보이지 않는다며 카운터 자리를 꺼려하는 아빠, 나이가 들어도 소녀의 감성을 가지고 있는 엄마, 아기를 가진 걸 알면서도 이혼한 큰딸, 다른 여자의 아이를 입양해서 키우고 싶다는 둘째딸, 고등학교 졸업 후 대학에 진학하지 않고 집에서 놀고 있는 셋째딸, 학교에서 정학을 당한 막내아들 모두가 이 소설의 주인공이다. 일상의 무미건조한 풍경들 속에서 빚어내는 등장인물 각자의 비일상이 이루어나가는 따뜻한 소설 『소란한 보통날』을 지금 만나보자.
# “타인의 집 안을 들여다보면 재미나다.”
모든 가정들은 저마다 조금씩 다르다. 어떤 가정의 일상이 다른 가정에서는 일상이 아니기도 하다. 미야자카가의 가족행사가 당사자들에게는 그저 평범한 일인지 몰라도 다른 이들의 눈에는 예사롭지 않게 보일 수 있으며, 반대로―주인공 고토코의 말을 빌리자면 “남의 집 아이들이란 참 신기하다.”처럼―미야자카 집안사람들의 눈에는 다른 가정이 특이하게 보일 수도 있다.
어느 가정이나 일상생활에서 몸에 배어 자연스럽게 지키는 암묵적인 룰이 있을 것이다. 그럼에도 고토코네 가족이 유난히 더 특이해 보이는 이유는 여러 규칙들을 가족 모두가 명시해놓고 철저히 지킨다는 점, 또한 그 규칙들이 매우 구체적이라는 점 때문일 것이다.
크리스마스트리를 사는 날은 매해 12월 첫째 토요일로 정해놓았다든지, 매해 1월 2일에는 가족들이 모두 모여 새해맞이 글쓰기를 한다든지, 고등학교 때까지 아침에는 항상 정해진 메뉴를 먹어야 한다든지, 스무 살이 넘으면 생일 선물을 꼭 돈으로 받는다든지, 가족 중 입학하는 사람이 있으면 그 전날 항상 사진관에서 가족사진을 찍는데, 이때 유치원 입학은 제외라든지 하는 자질구레하고도 별난 룰들을 지키면서 이들은 가족이라는 울타리를 지켜나간다. 그리고 이런 반복되는 비일상적인 이벤트들은 일상 속에서 등장인물 각각의 스토리와 얽혀 하나의 이야기를 만들어낸다. 에쿠니 가오리는 너그럽고 부드러운 눈길로 한 사람 한 사람의 향기를 빚어낸다. 가볍고 유쾌하고 잔잔하게 이야기를 전개해나가지만 그 농도는 결코 옅지 않다.
전체적으로는 미야자카 집안 구성원들의 이야기지만 셋째딸 고토코의 시점에서 소설이 진행된다. 에쿠니 가오리는 주인공 안에 든 평온하고 여유로운 마음을 따라 스토리를 만들어간다. 주인공 고토코 자신이 여태까지 선택해온 것, 발견해왔던 것들 그리고 그 속에 있는 조그맣고 사소한 마음의 흔적들과 얘기하면서 가족들의 이야기와 연결시킨다. 별건 아니지만 왠지 타인에게 들켜서는 안 될 것 같은 느낌, 똑같은 생활방식 속에서 자라고, 같은 음식을 먹으며, 몇 년이나 한 집에서 생활했던 날들의 비밀스런 이야기가 여기에 있다.
읽다 보면 마치 타인의 집을 몰래 들여다보고 있다는 착각이 드는 『소란한 보통날』을 통해 독자들은 어느새 먼 날의 희미한 기억을 떠올리게 되고, 잊고 있었던 나 자신과 가족에 대한 추억을 환기시키게 될 것이다.
# “가족이 다시 모였다는 것은 순수한 기쁨이며 행복한 온기 같은 것.”
주인공이 밤에 산책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 사방이 깜깜하지만 멀리서부터 어렴풋이 집이 보이기 시작하고 현관과 계단 창문에 불이 켜져 있는 것을 보면 마음이 놓인다. 반대쪽에 있어서 보이진 않지만 동생의 방도 환할 것이며 부모님이 있는 안방에도 아직 불이 켜져 있을 거라는 걸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한밤중에 깨서 화장실에 갈 때 서재에 불이 켜져 있으면 안심이 되고, 언니가 이혼을 하고 돌아왔음에도 그저 언니가 다시 돌아왔다는 사실에 축하 파티를 열고 가족 전부가 모였다는 것에 모두 순수하게 기뻐하기도 한다.
이 소설에서 나오는 엄마나 아빠, 형제자매의 모습은 우리가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가족, 혹은 나 자신의 가족과 비슷한 모습일 수도, 전혀 다른 모습일 수도 있지만 의지할 수 있는 누군가가 있다는 사실에서 오는 행복, 돌아갈 수 있는 곳의 존재에서 느껴지는 안도감은 누구나 공감할 수 있을 것이다.
아무 설명 없이 이혼을 하고, 다른 여자의 아이를 입양한다고 해도, 대학을 가지 않아도, 정학을 당하더라도 언제든지 돌아올 수 있는 곳, 내 마음이 있는 바로 그 장소, 집.
사람들은 저마다 여러 사람들과 관계를 맺으면서 사랑받고 상처받는가 하면 때로는 상처를 주기도 한다. 나쁜 일이나 좋은 일, 고통스럽거나 즐거운 일, 서글프거나 후련한 일도 모두 안에 품고서 일상이라는 현재를 살아가고 있다. 이 현재를 살아갈 수 있는 힘과 이유를 주는 건 바로 가족이 아닐까.
2010년 『빨간 장화』, 『달콤한 작은 거짓말』로 결혼과 사랑이라는 쓸쓸한 진실에 대한 고찰을 섬세하고 감각적인 언어로 표현했던 에쿠니 가오리가 이번에는 조금 색다른 주제로 우리 곁을 찾아왔다.
『소란한 보통날』(원제: 싱크대 아래 뼈)은 아빠와 엄마, 딸 셋과 아들 하나로 구성된, 언뜻 보기엔 평범하지만 조금 특이해 보이기도 하는 미야자카가(家)의 일상을 담은 유쾌하고도 따뜻한 가족 소설이다.
가족들의 얼굴이 다 보이지 않는다며 카운터 자리를 꺼려하는 아빠, 나이가 들어도 소녀의 감성을 가지고 있는 엄마, 아기를 가진 걸 알면서도 이혼한 큰딸, 다른 여자의 아이를 입양해서 키우고 싶다는 둘째딸, 고등학교 졸업 후 대학에 진학하지 않고 집에서 놀고 있는 셋째딸, 학교에서 정학을 당한 막내아들 모두가 이 소설의 주인공이다. 일상의 무미건조한 풍경들 속에서 빚어내는 등장인물 각자의 비일상이 이루어나가는 따뜻한 소설 『소란한 보통날』을 지금 만나보자.
# “타인의 집 안을 들여다보면 재미나다.”
모든 가정들은 저마다 조금씩 다르다. 어떤 가정의 일상이 다른 가정에서는 일상이 아니기도 하다. 미야자카가의 가족행사가 당사자들에게는 그저 평범한 일인지 몰라도 다른 이들의 눈에는 예사롭지 않게 보일 수 있으며, 반대로―주인공 고토코의 말을 빌리자면 “남의 집 아이들이란 참 신기하다.”처럼―미야자카 집안사람들의 눈에는 다른 가정이 특이하게 보일 수도 있다.
어느 가정이나 일상생활에서 몸에 배어 자연스럽게 지키는 암묵적인 룰이 있을 것이다. 그럼에도 고토코네 가족이 유난히 더 특이해 보이는 이유는 여러 규칙들을 가족 모두가 명시해놓고 철저히 지킨다는 점, 또한 그 규칙들이 매우 구체적이라는 점 때문일 것이다.
크리스마스트리를 사는 날은 매해 12월 첫째 토요일로 정해놓았다든지, 매해 1월 2일에는 가족들이 모두 모여 새해맞이 글쓰기를 한다든지, 고등학교 때까지 아침에는 항상 정해진 메뉴를 먹어야 한다든지, 스무 살이 넘으면 생일 선물을 꼭 돈으로 받는다든지, 가족 중 입학하는 사람이 있으면 그 전날 항상 사진관에서 가족사진을 찍는데, 이때 유치원 입학은 제외라든지 하는 자질구레하고도 별난 룰들을 지키면서 이들은 가족이라는 울타리를 지켜나간다. 그리고 이런 반복되는 비일상적인 이벤트들은 일상 속에서 등장인물 각각의 스토리와 얽혀 하나의 이야기를 만들어낸다. 에쿠니 가오리는 너그럽고 부드러운 눈길로 한 사람 한 사람의 향기를 빚어낸다. 가볍고 유쾌하고 잔잔하게 이야기를 전개해나가지만 그 농도는 결코 옅지 않다.
전체적으로는 미야자카 집안 구성원들의 이야기지만 셋째딸 고토코의 시점에서 소설이 진행된다. 에쿠니 가오리는 주인공 안에 든 평온하고 여유로운 마음을 따라 스토리를 만들어간다. 주인공 고토코 자신이 여태까지 선택해온 것, 발견해왔던 것들 그리고 그 속에 있는 조그맣고 사소한 마음의 흔적들과 얘기하면서 가족들의 이야기와 연결시킨다. 별건 아니지만 왠지 타인에게 들켜서는 안 될 것 같은 느낌, 똑같은 생활방식 속에서 자라고, 같은 음식을 먹으며, 몇 년이나 한 집에서 생활했던 날들의 비밀스런 이야기가 여기에 있다.
읽다 보면 마치 타인의 집을 몰래 들여다보고 있다는 착각이 드는 『소란한 보통날』을 통해 독자들은 어느새 먼 날의 희미한 기억을 떠올리게 되고, 잊고 있었던 나 자신과 가족에 대한 추억을 환기시키게 될 것이다.
# “가족이 다시 모였다는 것은 순수한 기쁨이며 행복한 온기 같은 것.”
주인공이 밤에 산책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 사방이 깜깜하지만 멀리서부터 어렴풋이 집이 보이기 시작하고 현관과 계단 창문에 불이 켜져 있는 것을 보면 마음이 놓인다. 반대쪽에 있어서 보이진 않지만 동생의 방도 환할 것이며 부모님이 있는 안방에도 아직 불이 켜져 있을 거라는 걸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한밤중에 깨서 화장실에 갈 때 서재에 불이 켜져 있으면 안심이 되고, 언니가 이혼을 하고 돌아왔음에도 그저 언니가 다시 돌아왔다는 사실에 축하 파티를 열고 가족 전부가 모였다는 것에 모두 순수하게 기뻐하기도 한다.
이 소설에서 나오는 엄마나 아빠, 형제자매의 모습은 우리가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가족, 혹은 나 자신의 가족과 비슷한 모습일 수도, 전혀 다른 모습일 수도 있지만 의지할 수 있는 누군가가 있다는 사실에서 오는 행복, 돌아갈 수 있는 곳의 존재에서 느껴지는 안도감은 누구나 공감할 수 있을 것이다.
아무 설명 없이 이혼을 하고, 다른 여자의 아이를 입양한다고 해도, 대학을 가지 않아도, 정학을 당하더라도 언제든지 돌아올 수 있는 곳, 내 마음이 있는 바로 그 장소, 집.
사람들은 저마다 여러 사람들과 관계를 맺으면서 사랑받고 상처받는가 하면 때로는 상처를 주기도 한다. 나쁜 일이나 좋은 일, 고통스럽거나 즐거운 일, 서글프거나 후련한 일도 모두 안에 품고서 일상이라는 현재를 살아가고 있다. 이 현재를 살아갈 수 있는 힘과 이유를 주는 건 바로 가족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