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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자료

오릭맨스트: 최윤 장편소설

저자/역자
최윤 지음
발행년도
2011
형태사항
227p.; 20cm
ISBN
9788957076163
소장정보
위치등록번호청구기호 / 출력상태반납예정일
이용 가능 (1)
북카페JG0000001033-
이용 가능 (1)
  • 등록번호
    JG0000001033
    상태/반납예정일
    -
    위치/청구기호(출력)
    북카페
책 소개
이상문학상 · 동인문학상 수상작가 최윤, 8년 만의 신작 장편
“엄마는 절망이 일깨운 지혜로 내 귀에 대고 속삭였다.
천천히, 미약하게, 어느 햇빛 따뜻한 아침 조용히 나를 깨우듯이,
"오릭맨스티, 오릭맨스티, 오릭맨스티……"

여전히 현재형인 구차한 욕망에 대한 연민, 이미 퇴화해버린 영혼의 감각,
기능을 잃은 말에 대한 슬픔. 이런 것들이 『오릭맨스티』를 쓰는 내내 따라다녔다. (최윤)

2011년 봄부터 2011년 가을까지 계간 『자음과모음』에 연재된 최윤의 『오릭맨스티』가 단행본으로 출간되었다. 「회색 눈사람」으로 제23회 동인문학상을, 「하나코는 없다」로 제18회 이상문학상을 수상한 작가 최윤이 오랜 침묵을 깨고 8년 만에 내놓은 신작 장편소설로, 최윤 특유의 냉정하고 절제된 문장 속에 파국을 향해 치닫는 지리멸렬한 인간군상의 모습을 긴 호흡으로 느낄 수 있다.

고통과 쾌락을 반복하며 쌓아올리고 허물어지는 모래성 같은 인간의 생(生)
‘여자’는 젊음 외에는 이 세상에 내세울 것이 없다. 좋게 말하면 평범하고 솔직하게 말하면 평균 미달의 집안과 학력과 외모와 직업을 가졌다. 부글부글 끓어오르는 세속적 욕망과 계층 상승의 꿈이 도처에 존재했던 1980년대의 서울, ‘여자’는 자기 삶이 더 나은 단계로 진입하기 위한 도구로 결혼을 마음먹는다. ‘남자’도 젊다. 또한 50대 후반의, 할머니라기에는 아직 젊은 모친을 가지고 있는 편모슬하의 2대 독자다. 탄탄한 중견기업의 촉망받는 영업사원인 그는 자타가 인정하는 사회적인 성격과 선량한 겉모습을 지녔지만 내면에는 미지근한 쾌락에 대한 촉수만이 살아 있을 뿐이다. 딱히 열망하는 것도, 절박한 충동도 없다. 그런 그가 평지풍파를 일으키지 않고 남들이 하는 것처럼 살기 위해서 결혼을 마음먹는다.
그리고 ‘나’가 있다. 그들이 낳은 아이다. 태어났을 때의 이름은 박유진, 그러나 부모가 사망하자 생후 2년 만에 벨기에로 입양 간 후 유진 뒤발이라는 이름으로 성장했다. ‘나’는 어렸을 때부터 원인불명의 병을 앓는다. 급작스러운 혼절과 의식불명이 증상인 이 미증유의 희귀병에 시달리는 것만 제외하면, 그래서 정상적인 학교 생활을 하지 못한 것을 제외하면 ‘나’는 가족의 헌신적인 애정과 보호 속에서 자랐다. 마치 스위치를 내리는 듯 의식이 끊어지는 순간을 ‘나’는 블랙홀 여행이라 부른다. 그리고 서서히 의식을 되찾으면서 그가 무의식중에 중얼거리는 소리는 언제나 단 하나다. “오릭맨스티……”

부모는 뒤돌아보지 않고 더 높은 곳을 향해 내달렸다
그들이 유일하게 세상에 남긴 것은 마음의 어느 부분이 파괴된 한 아이

『오릭맨스티』는 더 나은 세속의 삶을 추구하려고 발버둥쳤던 남녀의 짧고 불우한 인생이 어떤 방식으로, 예기치 않은 방식으로 다음 세대로 이어지고 변화하는지를 담담히 풀어놓은 소설이다. 인간의 삶은 혹은 이 세상의 일이란 당사자 개인이 아무리 계획하고 노력해도 어느 순간, 갑작스럽게 예기치 못한 외부의 일 속에서 완전히 다른 것으로 뒤바뀐다. 누구나 자기 인생은 자기의 것이라 생각하고 인생을 자기 방식대로 설계하려 하지만, 우리는 알고 있다. 얼마나 구조 속에서 단독자는 허약한가. 우리가 열심히 쌓아올린 인생은 어느 한 순간, 단 한 번의 외부 충격으로도 돌이킬 수 없는 파국으로 치달을 수도 있다. 아무 잘못이 없이도, 어떠한 악의가 없이도 때로 우리의 인생은 그렇게 흘러간다. 그러한 생의 아이러니를 최윤은 절제된 대화와 인물의 내면으로 침잠하는 단정하고 힘 있는 서술의 문장 속에서 촘촘하게 뽑아내어 독자의 눈앞에 보여준다.
더 길어진 수명, 더 높아진 생존 비용, 우리는 이제 더 많은 물질과 욕망을 ‘기본’, ‘평균’이라는 항목으로 묶어두고 있다. 그것을 성취하기 위해 반복되는 일상 속에서 자꾸만 왜소해지고 시들어가는 한 인간의 실존에 이 소설은 더없이 냉정한 질문을 던진다. ‘여자’와 ‘남자’는 특별히 악하지도 않고 남달리 선하지도 않은 흔한 인물들이다. 적당히 세속적이고 적당히 성실하고 적당히 타협할 줄 안다. 그들의 목표는 허무맹랑하지 않았다. 이 소설을 읽는 당신과 당신 주변의 인간들처럼 그들도 그렇다. 그래서 그들의 파국은 소설 속에서나 가능한 무엇이 아니다. 소설은 어른이 된 ‘나’가 더듬더듬 한국어를 배우고 자신의 부모의 사망 기사를 번역하고, 직접 생애 첫 해외여행으로 한국을 방문하여 부모의 사망 장소를 찾아가는 것으로 끝맺는다. 그 장소에 서 있는 ‘나’가 바라본 것은 붉게 저무는 석양, 우리가 잃어버린 언어, 오릭맨스티.
목차

1. ________007p
2. ________020p
3. ________038p
4. ________046p
5. ________064p
6. ________081p
7. ________092p
8. ________102p
9. ________119p
10. ________127p
11. ________142p
12. ________150p
13. ________161p
14. ________169p
15. ________187p
16. ________201p
17. ________215p
―작가의 말 ________225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