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지만 다양하고 아기자기한 생태가 있는 곳, 넓은 대양도 그곳에서 출발한다.
조수웅덩이란 썰물에 물이 빠진 뒤 남아있는 바닷가 웅덩이를 말한다.
바다에 놀러가서도 푸르게 펼쳐진 배경으로 사진만 찍고 돌아선다면 바로 발밑에서 작은 생명들이 펼치는 다양한 이야기들은 무심히 지나치게 된다. 하지만 호기심 어린 눈으로 주변을 살펴보자. 처음엔 별것 없는 것처럼 보이겠지만 자세히 보면 뜻밖에도 많은 생물을 발견하곤 그 다양성과 뜻밖의 모습들에 놀라게 된다. 돌로만 보였던 군부가 기어 다니고 바위의 일부 같던 큰뱀고둥이 그물을 내어 먹이를 잡는다. 한참을 들여다보고 있노라면 경계심이 풀린 물고기들이 고개를 내밀고 게와 새우가 부지런히 먹이를 찾아다닌다.
조금만 눈썰미가 있다면 게도 한 가지가 아니며 고둥들도 종류가 많다는 것을 금방 알 수 있다.
제주의 조수웅덩이에는 다양한 물고기들도 살고 있다. 특히 여름철엔 고운자태와 화려한 색상의 물고기들도 흔히 볼 수 있는데 열대바다에나 살 것 같은 나비고기라도 만나게 되면 그 아름다움에 정신을 빼앗긴다.
‘생명력 넘치는 작은 세계 제주 조수웅덩이’는 작가의 이러한 경험을 그대로 전달하는 책이다.
생물이나 생태의 전문가가 아닌 물고기 마니아의 시각에서 몇 년간 관찰하며 담아둔 사진과 함께 최소한의 설명을 곁들여 ‘그 조그만 웅덩이에 이런 것들이 있었구나!’라는 느낌을 전달하는데 중점을 두고 있다. 더불어 이 작은 세계가 넓은 바다와 격리된 것이 아니라 서로 밀접한 관계를 갖고 있으며 바다 전체가 풍성해지는데 아주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