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자료대한민국을 생각한다 42
아이들 파는 나라: 한국의 국제입양 실태에 관한 보고서
- 저자/역자
- 전홍기혜 / 이경은, 제인 정 트렌카 [공]지음
- 펴낸곳
- 오월의봄
- 발행년도
- 2019
- 형태사항
- 230p.: 19cm
- 총서사항
- 대한민국을 생각한다; 42
- ISBN
- 9791187373933
- 분류기호
- 한국십진분류법->338.54
소장정보
위치 | 등록번호 | 청구기호 / 출력 | 상태 | 반납예정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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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카페 | JG0000006492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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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등록번호
- JG0000006492
- 상태/반납예정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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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위치/청구기호(출력)
- 북카페
책 소개
★2018년 인권보도상 수상작★
★2017년 앰네스티 언론상 수상작★
어떻게 한국은 세계 최대 아동 수출국이 되었는가?
정상가족 이데올로기와 경제성장 신화가 낳은 국제입양
파양, 학대, 추방, 자살로 내몰리는
국제입양인의 불편한 진실을 추적하다
《아이들 파는 나라》는 국제입양의 현 실태를 면밀히 파헤치고, 아동의 인권을 배반한 채 경제 발전을 이유로 국제입양을 주도해온 국가의 역할을 고발하는 책이다. 대한민국은 세계 최대의 아동 수출국이다. 전 세계 국제입양인의 약 절반이 대한민국 출신이라는 통계치가 그 사실을 방증한다. 대한민국은 이승만 정권이 활개를 치던 1953년에 국제입양을 시작했다. 1953년 이래로 19대 정부를 거쳐 오늘날에 이르기까지, 해외로 입양된 수만 명의 입양인은 비극적인 삶을 살고 있다. 일부의 국제입양 성공 신화에 가려져 국제입양인들이 맞닥뜨린 현실은 소수자 문제의 사각지대로 남아 국민적 공감과 범정부적 차원의 충분한 해결책을 제시받지 못하고 있다. 수많은 국제입양인은 자신의 의지가 아닌 국가가 주도한 국제입양 사업의 피해자로 정체성의 근본적인 의구심을 품은 채 물리적인 폭력과 학대, 입양된 국가의 행정적, 제도적 문제로 고통스러운 삶을 살았고, 그들의 고통과 아픔은 현재진행형에 있다.
왜 대한민국의 역대 정부는 수많은 아이를 해외로 입양을 보내야 했는가? 어떤 환경의 아이들이 국제입양의 대상이었는가? 누가 국제입양을 주도했고, 국제입양의 최대 종주국은 어느 나라인가? 《아이들 파는 나라》는 현직 기자, 활동가, 실제 국제입양의 주인공이 공동저자로 참여하여 대한민국 국제입양 실태의 거의 모든 것을 추적한다. 공동저자인 ‘프레시안’의 전홍기혜 기자는 국제입양 문제에 천착하여 그 공로를 인정받아 유수의 언론상을 받았고, 국제앰네스티 한국지부의 이경은 사무처장은 국제입양 연구의 독보적 전문가이자 실천가로 활동하고 있으며, 제인 정 트렌카는 실제 국제입양인의 아픔과 난제를 고발하는 글을 저술하고 있다.
어떤 아이가 국제입양의 대상이 되는가? 왜 그 아이는 한국에서 뿌리내릴 수 없었는가?
이승만 정부는 대한민국 국제입양의 문을 열었다. 한국전쟁 이후 전쟁고아를 구제한다는 취지로 국제입양을 장려했으나 실제 내막은 모종의 ‘인종청소’에 있었다. 이승만 전 대통령은 국제결혼의 당사자였지만 순혈주의 전통을 강조하며 일국일민(一國一民)주의를 정치 신조로 내세웠다. 1955~1961년 국제입양된 모든 아동은 혼혈아동이었다. 혼혈아동은 그들의 부모가 엄연히 존재함에도 국가의 강제적 압력으로 자국을 떠나야 했다. 혼혈아동뿐 아니라 길 잃은 미아를 고아로 만들어 국제입양을 시키기는 일도 허다했다. 아이를 잃은 부모는 부지불식간에 아이를 잃고, 평생 죽지 않은 자식을 찾아 헤매야 했다.
정권이 바뀐 뒤에도 국제입양은 줄지 않았다. 오히려 폭증했다. 박정희 정권은 경제발전을 목표로 국제입양을 적극적으로 장려했다. 국가 주도의 경제성장 추진 과정에서 국제입양은 국가의 복지비용을 삭감하는 사실상의 추방 정책이었고, 고아입양특례법을 지정해 효율적이고 즉각적인 국제입양 시스템의 토대를 마련하기에 이른다. 이 정비된 시스템에 힘입어 전두환 정권은 국제입양의 최대치를 경신한다.
“박정희 정권에서 제도화된 국제입양은 전두환 정권하에서 급증했다. 북한 등 외부의 시선을 의식했던 박정희 정권과 달리 전두환 정권은 국제입양을 ‘이민확대 및 민간외교’라는 명분을 내세워 크게 늘렸다. 그 결과 1980년대 한국 아동의 국제입양은 최고조에 달하여 10년 동안 무려 6만 5천 511명의 아동이 해외로 입양되었다(보건복지부 통계). 한해에 8천 명이 넘는 아동이 해외로 입양된 1985년(8천 837명)과 1986년(8천 680명)을 포함해, 1984~1988년간 한해 태어난 총 출생아 중 1퍼센트가 넘는 아동이 해외로 입양되었다. 이는 아동 밀매, 납치 등 불법적인 국제입양으로 국제사회의 비난이 집중되었던 과테말라 외에는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사례이다.”
독점적 민간 입양기관이 돈을 받고 판 아이들
: 경제발전을 이유로 민간 기관의 만행을 장려한 정부
국제입양의 최대 종주국은 미국이다. 1953년 이래로 60여 년간 해외입양 간 아동 16만 5천여 명 중 11만 1천여 명, 전체 입양인의 약 70퍼센트가 미국으로 입양되었다. 한국전쟁 이후 우리는 미국이라는 나라를 가난과 기아에서 해방될 수 있는 신천지로 인식했고, 미국은 인도적, 종교적, 인종적 동기를 내세워 국제입양을 적극적으로 수용했다. 여기에 신자유주의적 자본주의와 다문화주의의 확산에 따라 국제입양은 더욱 주목받았다.
미국은 아동을 입양하는 대가로 돈을 지불했다. 1960년대 한 아동당 국제입양의 대가로 받는 금액은 약 130달러였다. 1965년 한국의 일 인당 GDP는 106달러였다. 박정희 정권은 정부 부처의 행정 업무를 줄이고 경제적 이득을 빠르게 취하기 위해 국제입양 업무를 정부에서 허가받은 민간기관에서 하도록 명시했다. 홀트아동복지회, 동방사회복지회, 대한사회복지회, 한국사회봉사회는 정부 허가에 힘입어 국제입양 실무의 절대권력을 가진 민간기관으로 지금까지 그 영향력을 과시하고 있다.
“1988년 《프로그레시브》는 1월 커버스토리로 한국의 국제입양을 다뤘다…… 국제입양은 정부에 많은 목적을 제공한다. 우선 그들은 연간 약 1천 500만 달러에서 2천만 달러 정도의 돈을 가져다준다. 둘째, 정부는 (그들에겐 예산 낭비라고 볼 수 있는) 아이들을 돌보는 비용을 덜어준다. 셋째로, 한국 정부의 강박 관념인 인구 통제에 도움을 준다. 마지막으로 국제입양은 고아들과 버려진 아이들을 어떻게 해야 하냐는 어려운 사회적 문제도 해결한다.”
생명을 돈으로 주고 사고파는 행위에서 인권의 가치는 지켜지기 어렵다. 미국으로 입양된 아동 대부분은 낯선 땅에서 낯선 부모의 폭력으로 쓰러졌다. 《아이들 파는 나라》의 부록으로 실린 <파편들>을 보면 국제입양인의 참담하고 비극적인 현실을 날 것 그대로 마주할 수 있다.
왜 고질적인 국제입양의 악행을 근절하지 못하는가?
: 국제입양 아동 인권의 유일한 보루인 헤이그국제입양협약에 가입하지 못하는 이유
1993년 헤이그국제사법회의에서 국제입양의 인도적 절차와 필요 요건을 규정한 국제조약인 헤이그국제입약협약은 국제입양된 아동의 인권을 보호하는 최소한의 제도적 장치를 보장한다. 헤이그국제입약협약은 아동이 태어난 원가정 보호를 최우선으로 하고, 원가정 보호가 불가능할 때 국내에서 보호할 수 있는 가정을 찾고, 국제입양은 최후의 수단으로 검토함을 원칙으로 한다. 또한 국제입양으로 발생하는 경제적 이익을 엄격히 규제한다.
국제입양 10대 송출국 중 유일한 OECD 가입국인 대한민국은 2019년 현재까지 헤이그국제입양협약에 가입하지 못하고 있다. 국제입양의 주요 송출국인 루마니아와 과테말라마저도 가입을 시도한 협약이다. 루마니아와 과테말라는 한때 국제입양으로 금전적 이득을 취하기 위해 아동 인신매매가 횡횡하는 ‘아기시장’을 조성했다.
국제입양 최대 종주국인 미국과 한국의 국제적 관계, 독점적 권력을 가진 민간 입양기관의 횡포, 만성화된 국제입양의 제도적 행정적 오류, 후진적 관행을 답습하는 무능한 공권력이 대한민국의 헤이그국제입약협약 가입을 가로막고 있다. 이 책의 4부에서 그 실상을 소상히 파헤치고 있다.
자살, 약물중독, 빈곤, 폭력……
: 벼랑 끝에선 국제입양인의 현실과 그들의 귀환이 시사하는 것
입양은 인간의 운명을 뒤바꾼다. 국제입양은 개인의 근원적 정체성을 뒤흔드는 중대한 사건이다. 국제입양의 당사자인 아동은 입양의 결정 과정에 참여하지 못한 채 일방적으로 태어난 나라에서 방출된다. 국제입양아는 입양된 나라에 적응하기 위해 노력하는 과정에서 이방인의 정체성을 확립한다. 그들은 가정에서도 사회에서도 온전한 소속감을 느끼지 못한 채 살아남기 위해 감정적, 정서적 노동에 시달리며 사회적, 제도적 차별에 끊임없이 노출된다. 그렇게 국제입양인은 한 나라의 건강한 시민으로 자리하기 어려운 현실에 있다.
“2002년 스웨덴의 국제입양아동에 관한 연구에 따르면, 입양인은 현지인보다 자살률이 3.7배 높고, 약물중독은 3.2배, 범죄 이력은 1.5배 높다. 또 결혼하는 비율도 현지인 56퍼센트 대비 절반인 29퍼센트, 취업률은 현지인 77퍼센트 대비 60퍼센트, 취업하더라도 입양인의 50퍼센트는 최저임금에 못 미치는 수입으로 살고 있다.”
국제입양인은 대한민국 국가가 만든 이방인이다. 자의와 타의에 의해 그들의 모국 귀환이 이어지고 있다. 내가 누구인지, 정체성의 알 권리를 주장하며 친 생모의 행방을 찾는 이들, 입양 간 국가에서 영주권을 받지 못해 강제 추방되어 돌아온 이들, 그 모든 국제입양인들에게 대한민국 정부는 책임이 있다. 국제입양을 추동한 역대 정부의 오류를 고발하고, 국제입양인이 처한 ‘지금 여기의’ 고통 바로잡기를 촉구하며, 대한민국 현대사의 그늘진 진실을 낱낱이 파헤친 《아이들 파는 나라》의 일독을 권한다.
★2017년 앰네스티 언론상 수상작★
어떻게 한국은 세계 최대 아동 수출국이 되었는가?
정상가족 이데올로기와 경제성장 신화가 낳은 국제입양
파양, 학대, 추방, 자살로 내몰리는
국제입양인의 불편한 진실을 추적하다
《아이들 파는 나라》는 국제입양의 현 실태를 면밀히 파헤치고, 아동의 인권을 배반한 채 경제 발전을 이유로 국제입양을 주도해온 국가의 역할을 고발하는 책이다. 대한민국은 세계 최대의 아동 수출국이다. 전 세계 국제입양인의 약 절반이 대한민국 출신이라는 통계치가 그 사실을 방증한다. 대한민국은 이승만 정권이 활개를 치던 1953년에 국제입양을 시작했다. 1953년 이래로 19대 정부를 거쳐 오늘날에 이르기까지, 해외로 입양된 수만 명의 입양인은 비극적인 삶을 살고 있다. 일부의 국제입양 성공 신화에 가려져 국제입양인들이 맞닥뜨린 현실은 소수자 문제의 사각지대로 남아 국민적 공감과 범정부적 차원의 충분한 해결책을 제시받지 못하고 있다. 수많은 국제입양인은 자신의 의지가 아닌 국가가 주도한 국제입양 사업의 피해자로 정체성의 근본적인 의구심을 품은 채 물리적인 폭력과 학대, 입양된 국가의 행정적, 제도적 문제로 고통스러운 삶을 살았고, 그들의 고통과 아픔은 현재진행형에 있다.
왜 대한민국의 역대 정부는 수많은 아이를 해외로 입양을 보내야 했는가? 어떤 환경의 아이들이 국제입양의 대상이었는가? 누가 국제입양을 주도했고, 국제입양의 최대 종주국은 어느 나라인가? 《아이들 파는 나라》는 현직 기자, 활동가, 실제 국제입양의 주인공이 공동저자로 참여하여 대한민국 국제입양 실태의 거의 모든 것을 추적한다. 공동저자인 ‘프레시안’의 전홍기혜 기자는 국제입양 문제에 천착하여 그 공로를 인정받아 유수의 언론상을 받았고, 국제앰네스티 한국지부의 이경은 사무처장은 국제입양 연구의 독보적 전문가이자 실천가로 활동하고 있으며, 제인 정 트렌카는 실제 국제입양인의 아픔과 난제를 고발하는 글을 저술하고 있다.
어떤 아이가 국제입양의 대상이 되는가? 왜 그 아이는 한국에서 뿌리내릴 수 없었는가?
이승만 정부는 대한민국 국제입양의 문을 열었다. 한국전쟁 이후 전쟁고아를 구제한다는 취지로 국제입양을 장려했으나 실제 내막은 모종의 ‘인종청소’에 있었다. 이승만 전 대통령은 국제결혼의 당사자였지만 순혈주의 전통을 강조하며 일국일민(一國一民)주의를 정치 신조로 내세웠다. 1955~1961년 국제입양된 모든 아동은 혼혈아동이었다. 혼혈아동은 그들의 부모가 엄연히 존재함에도 국가의 강제적 압력으로 자국을 떠나야 했다. 혼혈아동뿐 아니라 길 잃은 미아를 고아로 만들어 국제입양을 시키기는 일도 허다했다. 아이를 잃은 부모는 부지불식간에 아이를 잃고, 평생 죽지 않은 자식을 찾아 헤매야 했다.
정권이 바뀐 뒤에도 국제입양은 줄지 않았다. 오히려 폭증했다. 박정희 정권은 경제발전을 목표로 국제입양을 적극적으로 장려했다. 국가 주도의 경제성장 추진 과정에서 국제입양은 국가의 복지비용을 삭감하는 사실상의 추방 정책이었고, 고아입양특례법을 지정해 효율적이고 즉각적인 국제입양 시스템의 토대를 마련하기에 이른다. 이 정비된 시스템에 힘입어 전두환 정권은 국제입양의 최대치를 경신한다.
“박정희 정권에서 제도화된 국제입양은 전두환 정권하에서 급증했다. 북한 등 외부의 시선을 의식했던 박정희 정권과 달리 전두환 정권은 국제입양을 ‘이민확대 및 민간외교’라는 명분을 내세워 크게 늘렸다. 그 결과 1980년대 한국 아동의 국제입양은 최고조에 달하여 10년 동안 무려 6만 5천 511명의 아동이 해외로 입양되었다(보건복지부 통계). 한해에 8천 명이 넘는 아동이 해외로 입양된 1985년(8천 837명)과 1986년(8천 680명)을 포함해, 1984~1988년간 한해 태어난 총 출생아 중 1퍼센트가 넘는 아동이 해외로 입양되었다. 이는 아동 밀매, 납치 등 불법적인 국제입양으로 국제사회의 비난이 집중되었던 과테말라 외에는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사례이다.”
독점적 민간 입양기관이 돈을 받고 판 아이들
: 경제발전을 이유로 민간 기관의 만행을 장려한 정부
국제입양의 최대 종주국은 미국이다. 1953년 이래로 60여 년간 해외입양 간 아동 16만 5천여 명 중 11만 1천여 명, 전체 입양인의 약 70퍼센트가 미국으로 입양되었다. 한국전쟁 이후 우리는 미국이라는 나라를 가난과 기아에서 해방될 수 있는 신천지로 인식했고, 미국은 인도적, 종교적, 인종적 동기를 내세워 국제입양을 적극적으로 수용했다. 여기에 신자유주의적 자본주의와 다문화주의의 확산에 따라 국제입양은 더욱 주목받았다.
미국은 아동을 입양하는 대가로 돈을 지불했다. 1960년대 한 아동당 국제입양의 대가로 받는 금액은 약 130달러였다. 1965년 한국의 일 인당 GDP는 106달러였다. 박정희 정권은 정부 부처의 행정 업무를 줄이고 경제적 이득을 빠르게 취하기 위해 국제입양 업무를 정부에서 허가받은 민간기관에서 하도록 명시했다. 홀트아동복지회, 동방사회복지회, 대한사회복지회, 한국사회봉사회는 정부 허가에 힘입어 국제입양 실무의 절대권력을 가진 민간기관으로 지금까지 그 영향력을 과시하고 있다.
“1988년 《프로그레시브》는 1월 커버스토리로 한국의 국제입양을 다뤘다…… 국제입양은 정부에 많은 목적을 제공한다. 우선 그들은 연간 약 1천 500만 달러에서 2천만 달러 정도의 돈을 가져다준다. 둘째, 정부는 (그들에겐 예산 낭비라고 볼 수 있는) 아이들을 돌보는 비용을 덜어준다. 셋째로, 한국 정부의 강박 관념인 인구 통제에 도움을 준다. 마지막으로 국제입양은 고아들과 버려진 아이들을 어떻게 해야 하냐는 어려운 사회적 문제도 해결한다.”
생명을 돈으로 주고 사고파는 행위에서 인권의 가치는 지켜지기 어렵다. 미국으로 입양된 아동 대부분은 낯선 땅에서 낯선 부모의 폭력으로 쓰러졌다. 《아이들 파는 나라》의 부록으로 실린 <파편들>을 보면 국제입양인의 참담하고 비극적인 현실을 날 것 그대로 마주할 수 있다.
왜 고질적인 국제입양의 악행을 근절하지 못하는가?
: 국제입양 아동 인권의 유일한 보루인 헤이그국제입양협약에 가입하지 못하는 이유
1993년 헤이그국제사법회의에서 국제입양의 인도적 절차와 필요 요건을 규정한 국제조약인 헤이그국제입약협약은 국제입양된 아동의 인권을 보호하는 최소한의 제도적 장치를 보장한다. 헤이그국제입약협약은 아동이 태어난 원가정 보호를 최우선으로 하고, 원가정 보호가 불가능할 때 국내에서 보호할 수 있는 가정을 찾고, 국제입양은 최후의 수단으로 검토함을 원칙으로 한다. 또한 국제입양으로 발생하는 경제적 이익을 엄격히 규제한다.
국제입양 10대 송출국 중 유일한 OECD 가입국인 대한민국은 2019년 현재까지 헤이그국제입양협약에 가입하지 못하고 있다. 국제입양의 주요 송출국인 루마니아와 과테말라마저도 가입을 시도한 협약이다. 루마니아와 과테말라는 한때 국제입양으로 금전적 이득을 취하기 위해 아동 인신매매가 횡횡하는 ‘아기시장’을 조성했다.
국제입양 최대 종주국인 미국과 한국의 국제적 관계, 독점적 권력을 가진 민간 입양기관의 횡포, 만성화된 국제입양의 제도적 행정적 오류, 후진적 관행을 답습하는 무능한 공권력이 대한민국의 헤이그국제입약협약 가입을 가로막고 있다. 이 책의 4부에서 그 실상을 소상히 파헤치고 있다.
자살, 약물중독, 빈곤, 폭력……
: 벼랑 끝에선 국제입양인의 현실과 그들의 귀환이 시사하는 것
입양은 인간의 운명을 뒤바꾼다. 국제입양은 개인의 근원적 정체성을 뒤흔드는 중대한 사건이다. 국제입양의 당사자인 아동은 입양의 결정 과정에 참여하지 못한 채 일방적으로 태어난 나라에서 방출된다. 국제입양아는 입양된 나라에 적응하기 위해 노력하는 과정에서 이방인의 정체성을 확립한다. 그들은 가정에서도 사회에서도 온전한 소속감을 느끼지 못한 채 살아남기 위해 감정적, 정서적 노동에 시달리며 사회적, 제도적 차별에 끊임없이 노출된다. 그렇게 국제입양인은 한 나라의 건강한 시민으로 자리하기 어려운 현실에 있다.
“2002년 스웨덴의 국제입양아동에 관한 연구에 따르면, 입양인은 현지인보다 자살률이 3.7배 높고, 약물중독은 3.2배, 범죄 이력은 1.5배 높다. 또 결혼하는 비율도 현지인 56퍼센트 대비 절반인 29퍼센트, 취업률은 현지인 77퍼센트 대비 60퍼센트, 취업하더라도 입양인의 50퍼센트는 최저임금에 못 미치는 수입으로 살고 있다.”
국제입양인은 대한민국 국가가 만든 이방인이다. 자의와 타의에 의해 그들의 모국 귀환이 이어지고 있다. 내가 누구인지, 정체성의 알 권리를 주장하며 친 생모의 행방을 찾는 이들, 입양 간 국가에서 영주권을 받지 못해 강제 추방되어 돌아온 이들, 그 모든 국제입양인들에게 대한민국 정부는 책임이 있다. 국제입양을 추동한 역대 정부의 오류를 고발하고, 국제입양인이 처한 ‘지금 여기의’ 고통 바로잡기를 촉구하며, 대한민국 현대사의 그늘진 진실을 낱낱이 파헤친 《아이들 파는 나라》의 일독을 권한다.
목차
책을 내며_ 국제입양의 숨은 주범, 국가를 고발합니다 •6
프롤로그_ 입양인, 대한민국 정부에 책임을 묻다: 국제입양인 아담 크랩서 인터뷰 •13
1부 만들어진 국제입양 ‘신화’ •39
1. 누가 해외로 입양되는가? •41
2. 누가 국제입양을 선택하는가? •62
3. 누가 국제입양을 산업화하는가? •77
2부 한국 국제입양의 원동력 •101
1. 입양과 정상가족 이데올로기 •103
2. 경제를 위해 배제한 사람들 •114
3. 민주화의 수혜에서 배제한 사람들 •125
3부 그들이 돌아온다: 입양인들의 귀환 •143
1. 정체성을 알 권리 •145
2. 입양아동의 시민권과 한국 정부의 거짓말 •161
3. 추방, 한국 정부가 막을 수 있다 •177
4부 입양인의 아픔이 길이 되려면 •189
1. 왜 한국은 헤이그협약에 가입하지 못하는가? •191
2. 아동 인권을 존중하는 국제입양에 대하여 •205
부록 파편들 •2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