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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자료

내면의 그림: C. G. 융이 분석심리학적 치료를 위해 가시화한 내면의 이미지들

저자/역자
루트 암만 / 베레나 카스트, 잉그리트 리델 [공]지음, 박경희 옮김
펴낸곳
뮤진트리
발행년도
2021
형태사항
242p.: 27cm
원서명
Buch der bilder Das buch der bilder
ISBN
9791161110639
소장정보
위치등록번호청구기호 / 출력상태반납예정일
이용 가능 (1)
북카페JG0000006396-
이용 가능 (1)
  • 등록번호
    JG0000006396
    상태/반납예정일
    -
    위치/청구기호(출력)
    북카페
책 소개
취리히 C. G. 융 연구소의 그림 아카이브를 통해 본 분석심리학의 역사
“나는 대체 왜 환자들에게 붓, 연필 혹은 펜을 사용하여 자신을 표현하도록 격려하는가?”_C. G. 융

20세기가 막 시작된 무렵 취리히의 신경정신과 병원에서 수련의 생활을 시작한 융은 무의식이 인간의 행동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을 다양한 증거를 통해 입증해나가면서 심리분석적 치료에 매진했다. 이후 내면세계를 다루는 자신만의 방식들을 개발하고 심화시켜나간 융은 내면으로부터 생성되는 무의식의 이미지를 치료에 사용할 수 있다고 생각했고, 자신의 환자들에게 꿈이나 공상을 그림으로 그려보라고 격려했다. 즉 환자들이 그들의 꿈과 경험 혹은 적극적 상상을 어떤 방식으로든 드러내도록 동기를 부여한 것이다.
당시 융의 환자들은 취리히 근교 퀴스나흐트에 있는 융의 개인 진료실을 자유로이 드나들던 사적인 환자들이었다. 그들은 준비된 치료과정의 일환으로 융의 지도에 따라 내면의 그림과 형상을 가시화했다. 환자들은 융에게 그들의 환상과 꿈을 이야기했고, 융은 환자들에게 내면의 그림들이 떠오르게 하는 방법을 보여주었다. 환자들은 “스스로 그림 안으로 들어가, 자신이 그린 인물들 중 하나가 되기를” 시도해야 했다. 융은 그 그림들을 분석했고, 그런 과정을 통해 환자들이 그들의 심리적 경험을 표현하고 내면세계의 갈등을 통합할 길을 찾아가는 모습을 발견했다.
한 여성 환자는 당시를 이렇게 회상한다. “그 초기의 나날들에 분석상담 시간에 가보면, 자주 소위 《레드북》이 이젤 위에 펼쳐있곤 했어요. 융 박사는 뭔가를 그리고 있거나 이제 막 그림 하나를 완성한 다음이었죠. 가끔 그는 자신이 그린 것을 내게 보여주었고 부가 설명을 했어요. (…)스승이 제자에게 시범을 보인 것이죠. 정신 발달에 들이는 시간과 노력이 결코 헛되지 않다는 것을.”

“융은 왜 환자들에게 내면의 이미지를 그림으로 표현하게 했는가?”

융은 1917년부터 1955년까지 수집한 약 4500점의 그림을 말년에 취리히 C. G. 융 연구소에 위임했다. 이로써 이 아카이브는 융 유형의 심리학에 관심을 가진 사람들이나 학생들에게 지도와 연구의 훌륭한 자료가 되었다. 융과 더불어 논의하고 융에 의해 분석된 이 작품들은 치료과정의 일환이며, 독립적인 예술로 생성된 것들은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의 작품은 하나하나가 예술이 아니라고 할 수 없을 만큼 예술적이고 압도적이다.
취리히 C. G. 융 연구소가 개관 70주년을 기념하여 이 그림 아카이브를 대중에게 공개하기로 한 결정은 그동안 제한된 소수만 열람이 가능했던 이 귀한 자료를 일반 대중이 만나볼 수 있게 했다는 점에서 매우 의미있는 일이다. 이 그림들이 오늘날 우리의 관심을 끄는 것은 삶과 어떤 맥락, 어떤 치료적 상황에서 상상들이, 그런 그림들이 생겨났냐는 것이다.
자신의 내면을 그림으로 표현한다는 것, 의사의 지도에 따라 그것들을 ‘표현해내야 한다’는 것은 전문적으로 그림 교육을 받지 않은 사람들에겐 매우 어려운 작업이고 때로는 절망을 불러일으킬 수도 있는 일이다. 융은 “그런데 나는 대체 왜 환자들에게 붓, 연필 혹은 펜을 사용하여 자신을 표현하도록 격려하는가?”라는 질문에 스스로 대답한다. “이것은 무엇보다 효과를 경험하게 하기 위해서다”라고. 그는 자신의 환자들이 자신을 내어줄 만큼 그림에 몰두하는 과정을 통해, 그들의 무의식의 영역에 있는 것들에 애써 접근하기를 원했다. 그들이 존재를 확장하는 경험으로 충격을 받고, 흔들리기를 원했던 것이다.

“그림을 그리는 동안 환자의 내면에서는 대체 무슨 일이 일어났는가?”

이 책은 총 7개의 주제로 구성되어 있다. 융 학파 심리분석가, 미술사가 등 7명의 전문가가 융의 정신분석학적 관점에서 환자들의 그림을 해석하고 그 작업의 의미를 설명했다. 그들은 각자 맡은 주제에 따라 취리히 C. G. 융 연구소의 그림 아카이브의 역사를 개괄하고, 융의 정신분석학이 자리를 잡아가던 시기와 동시대에 시작된 다다이즘과의 관계를 살펴보고, 만다라를 통한 정신의 변환과정 및 융의 환자들에게 나타난 만다라의 유형을 살펴본다. 특히 C. G. 융 연구소 그림 아카이브의 총괄 큐레이터인 루트 암만은 융이 환자들에게 그림을 그리게 한 이유를 집중적으로 분석하며 융과 환자들이 서로 어떻게 깊이 교감을 나눴는지를 여러 사례로 소개한다.
융 스스로는 그의 환자들에 관한 체계적인 메모를 남기지 않았고 환자들도 일부만이 그림에 메모를 남겼기 때문에, 그 그림을 그린 환자들이 어떤 사연으로 또는 어떤 심리적 병증을 갖고 있었는지 여전히 모호한 그림들도 많다. 하지만 환자 개개인의 삶의 맥락을 알지 못함에도 그림들은 색과 형태를 통해 우리에게 이야기를 펼쳐 보인다.
이 책에 수록된 그림들을 보다 보면, 그림을 그리는 동안 환자의 내면에서는 대체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여러 모티프들 중에서 환자는 어떤 이유로 그 하나의 모티프를 선택했는지, 환자들은 그 치료과정에서 무엇을 경험했는지가 매우 궁금해진다. 융이 수집한 환자들의 그림들은 개인적인 내면의 갈등들을 표현한 것 외에, 시대적인 위기로 인해 겪을 수밖에 없었던 외적 고통을 담은 것들도 많다. 제2차 세계대전을 계기로 그린 그림 연작을 소개한 <묵시론의 시대>라는 장章에서는 특히 피폭자, 난민, 집을 잃은 사람들에 대한 애도와 연민을 그림으로 표현함으로써 연대감을 불러일으키는 작품들을 만날 수 있다.

“봐라, 이것이 당신이다!”

본문 16쪽 ‘그림2’에서 환자는 이 그림을 통해 융에게 자신을 둘러싸고 있는 것들, 자신의 인격의 미숙한 부분을 보여주었다고 설명했다. 그림의 중심에 환자가 서 있다. 그녀는 내면의 인물, 말하자면 그녀의 콤플렉스를 바라본다. 융은 환자의 뒤에서 그녀를 단단히 붙들고 있다. 환자를 붙들고 있는 융의 자세는 이런 것처럼 보인다. “봐라! 이것이, 당신이다!”
환자들에게 적극적으로 상상하게 하고 그것을 그림으로 표현해냄으로써 내면의 인물들 안에서 나 자신의 의식적이고 비판적인 자기Selbst가 되어야 함을 강조한 융의 생각을 참고하면, 이 책은 융의 환자들뿐만 아니라 ‘건강한 사람’에게도 매우 유용할 듯하다.
융의 철학에 깊이 들어가지 않더라도, 이 책에 실린 그림들은 그 자체로 우리에게 영감을 주고, 자기 자신과 내면의 생각에 집중하도록 고무하고, 다시 한번 나 자신을 바라보게 한다. 무의식 속의 나, 낯선 나를 내 존재의 일부로 받아들이고 포용할 수 있도록.
목차

머리말 _ 베레나 카스트
1. 상상의 나라에서 ; C. G. 융의 소장품 _ 모니카 야크펠트
2. 내면의 세계를 가시화하기 ; 그림 아카이브와 그 역사 _ 비센테 L. 데 무라
3. 내면의 그림들을 찾아서 - 도록
4. 무의미로부터 근원의 의미로 ; 그림 아카이브에 나타난 다다의 반향反響 _ 도리스 리어
5. 섬뜩한 것 - 도록
6. 스스로의 중심을 찾아서 ; 만다라의 상징성에 대하여 _ 베레나 카스트
7. 만다라 - 도록
8. “나는 대체 왜 붓, 연필 혹은 펜을 사용해 자신을 표현하도록 환자들을 격려하는가?” _ 루트 암만
9. 성과 육체 - 도록
10. 묵시론의 시대 ; 2차 세계대전 중의 그림 연작 _ 잉그리트 리델
11. 혼돈과 파괴 - 도록
12. 세계의 재구성 ; 그림 아카이브의 소묘 한 편 _ 필립 우르슈프룽
13. 인간적인 것과 비인간적인 것 - 도록
맺음말 ; 무의식의 그림의 오늘 _ 잉그리트 리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