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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자료

길귀신의 노래: 곽재구 산문집

저자/역자
곽재구 지음
펴낸곳
열림원
발행년도
2013
형태사항
307p.: 20cm
원서명
지상을 걷는 쓸쓸한 여행자들을 위한 따뜻한 손편지
ISBN
9788970637846
소장정보
위치등록번호청구기호 / 출력상태반납예정일
이용 가능 (1)
북카페JG0000004048-
이용 가능 (1)
  • 등록번호
    JG0000004048
    상태/반납예정일
    -
    위치/청구기호(출력)
    북카페
책 소개
아름다움은 어디에서 오는가

『길귀신의 노래』는 기행 산문집 『곽재구의 포구기행』, 『곽재구의 예술기행』에 이어 사람과 자연과 세상을 잇는 또 하나의 따뜻한 산문집이다. 시인 곽재구가 살아온 발자취 그리고 그 삶에서 만난 사람들, 함께 걸어온 인연들에 대한 이야기를 솔직하게 때로는 해학적으로 써내려간 이 책은 인생의 소소한 재미를 선사하는 동시에 절로 인간애를 느끼게 한다. 따뜻한 손편지와도 같은 이 산문집에는 이야기를 더욱 생동감 있고 아름답게 들려주는 사진들이 실려 있다.

이 땅을 살아가는 모든 이들과 길 떠나는 여행자들을 위한 따뜻한 위로와 희망의 메시지가 담겨 있는 『길귀신의 노래』는 작가가 지난 십수 년간 와온 바다 언저리에 머물며 빚은 기억의 포도송이다. 어느 해 봄 와온 바다에 들른 소설가 박완서가 개펄에서 일하는 아낙들을 바라보며 ‘봄날의 꽃보다도 와온 바다의 개펄이 더 아름답다’고 했던 일을 떠올리는 작가는 그것이 훌륭한 육체노동을 하는 갯마을 아낙들의 삶에 대한 헌사에 다름 아니었다고 말하면서 자연과 인간과 삶에 대한 애정을 다시 한 번 이야기하기도 한다. 시 「사평역에서」의 탄생 배경을 비롯하여 여수, 순천만의 자연과 사람들 속 인연, 세상 곳곳을 여행하며 만난 인연과 추억의 실타래들이 풀어진다. ‘아름다움은 어디에서 오는가’. 시인의 오랜 질문에 대한 답을 지켜보는 일 또한 책 읽는 기쁨을 더해줄 것이다.

어느 날 내가 한적한 바닷가 길을 걷고 있을 때 누군가 내 등을 툭툭 쳤다. 그가 물었다. 진실로 사랑하는 이와 마음에 드는 시 세 편 중 한쪽을 선택해야 한다면 무엇을 택할 것인가? 이 질문은 어리석은 것이었다. 스무 살 이래 나의 답은 갈등 없이 시 세 편이었기 때문이다. (…) 언젠가 지상에서 내가 쓴 허름하기 이를 데 없는 글들이 한 송이 포도와 같은 질감과 푸른빛의 꿈을 지녔으면 싶다. 여기 모인 글들은 지난 십수 년간 와온 바다 언저리에 머물며 빚은 기억의 포도송이에 관한 것이다. 이곳의 길 위에서 나는 매일매일 사랑스런 길귀신들의 숨소리와 목소리들을 들었다. -작가의 말 중에서

전체 4부로 구성되어 있는 『길귀신의 노래』는 각 부마다 시인 곽재구가 걸어온 인생, 와온과 여수 바다에 대한 애정 그리고 세계 여러 나라 여행길에서의 서정이 짙게 드러나 있다. 1부에는 시인의 어린 시절을 회상하는 이야기부터 따뜻한 인간애를 느끼게 하는, 길 위에서 만난 사람들 이야기가 실려 있다. 그리고 신춘문예 당선작 「사평역에서」가 쓰이던 당시를 떠올리며 시인은 청춘과 방황의 시절을 되돌아보기도 한다. ‘사평역’은 과연 거기에 있을까? 시 「사평역에서」를 읽은 독자라면 누구나 한 번쯤 찾아가보고 싶게 만드는 ‘사평역’의 기원을 엿볼 수 있는 한 부분이 될 것이다.
‘따뜻하게 누워 있는 바다’라는 뜻을 지닌 와온臥溫. 와온의 개펄과 해 질 무렵의 아름다움을 시와 더불어 노래하는 2부는 와온 바다를 사랑하는 시인의 진심 어린 마음이 느껴진다. 여기에 새겨진 순천만의 마을 이름들을 훑어보는 것만으로도 흥미로움이 더해진다. 3부는 여수의 낭만과 사람 냄새 물씬 풍기는 인연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으며 4부는 길 떠나는 여행자들의 동반자가 되어주는 듯한 가슴 따뜻한 글들이 실려 있다.

길귀신이라는 말을 듣고 조금 움찔했을 이가 있을지 모르겠군요. 그냥 길동무라고 해도 좋겠지만 이들이 이 지상에 머물렀을 시간을 생각하면 동무라는 말이 한없이 친근하고 포근해도, 그냥 귀신이라는 말을 붙이고 싶은 것입니다. 길 위에 서면 나는 이 셋의 사랑스런 길귀신들에게 내 마음의 혼을 모아 다정하게 인사하는 것입니다. (p. 209)

아이들이 우리와 함께 지내는 것은 우리가 매일 시를 읽고 피아노를 연주하는 것과 같은 것이다. 시를 읽는 동안 우리는 행복하고 피아노를 연주하는 동안 우리는 사랑의 감정을 느낀다. 아이들이 자라는 모습을 바라보며 우리는 큰 기쁨과 더할 나위 없는 사랑의 시간을 경험하는 것이다. 이 좋은 일을 돈이 없다고 하지 말라는 법이 있는가? 돈이 부족하다고 시를 쓰지 않고 같은 이유로 피아노를 치지 않는다면 인생은 더 이상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아이들과 함께 지내는 시간이 모두 행복한 것만은 아니다. 아이들에게는 태어날 적부터 지닌 고통이 있고 우리는 그들이 그 고통을 이겨낼 수 있는 힘을 불어넣어주기 위해 노력한다. 그 고통이 있기에 우리 부부는 행복하다. 모든 기쁨은 눈물 근처에 있는 것이다. (p. 193)
목차

작가의 말

1 아름다움은 어디에서 오는가
선생님의 도시락/ 꽃잔디 핀 집/ 그림엽서/ 영혼을 파는 가게에 대한 추억/ 참으로 가난하고 따뜻한 평화/ 세상에서 두 번째 아름다운 인사/ 허공에 뜬 손/ 두 아낙 이야기/ 사랑의인사/「사평역에서」를 위하여

2 와온 가는 길
봄날의 꽃보다 와온의 개펄이 아름답다/ 파람바구 이 할머님의 사랑 이야기/ 미국미역취꽃을 생각하며/ 이제부터 그대를 고니라고 부르겠다/ 비단으로 가리어진 호수/ 이곳에 사람이 살고 시가 있다/
별량 욕쟁이 할멈/ 16번 가로등 아래서/ 상사초등학교/ 신들의 정원

3 그리운 여수 바다
달밤/ 장수만의 작은 니스, 가정 마을에서/ 쫑포, 당신의 인생은 쫑나지 않았다/ 섬달천의 반딧불/
소제 마을/ 여수행 밤열차/ 은하수로 오르는 작은 오솔길을 보았네/ 인간의 냄새 1/ 인간의 냄새 2/ 아츠코

4 길귀신에게 보내는 사랑의 편지
스무 살의 여행/ 길귀신에게 보내는 사랑의 편지 1/ 길귀신에게 보내는 사랑의 편지 2/ 야간 산행
가을 선암사에 오세요/ 사르나트에서 만난 아이/ 그해 가을 타슈켄트에서/ 11월의 나무들 리시케시에서 만난 북한(?) 사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