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자료
타블로이드 전쟁
- 저자/역자
- 폴 콜린스 지음 / 홍한별 옮김
- 펴낸곳
- 양철북
- 발행년도
- 2013
- 형태사항
- 404p.; 22cm
- 원서명
- 황색 언론을 탄생시킨 세기의 살인 사건 Murder Of The Century
- ISBN
- 9788963720814
- 분류기호
- 한국십진분류법->907
소장정보
위치 | 등록번호 | 청구기호 / 출력 | 상태 | 반납예정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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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카페 | JG0000001621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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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등록번호
- JG0000001621
- 상태/반납예정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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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위치/청구기호(출력)
- 북카페
책 소개
19세기 말, 토막 살인 사건을 둘러싸고
<뉴욕 월드>의 퓰리처와 <뉴욕 저널>의 허스트가 벌인
선정적인 취재 경쟁을 완벽하게 재현하다!
1897년 6월, 뉴욕 곳곳에서 시체 토막이 발견된다. 토막 시체들은 모두 한 사람의 것으로 판명이 나고, 머리가 없는 시신의 주인을 찾는 데 사람들의 시선이 쏠린다. 19세기 말 뉴욕을 발칵 뒤집어 놓은 이 토막 살인 사건은 언론계 거물 조지프 퓰리처와 윌리엄 랜돌프 허스트에게는 하늘이 내린 기회였다. 노골적인 선정성을 전면에 앞세운 살인적 부수 확장 전쟁이 시작될 무렵이었으니 이보다 더 좋은 먹잇감이 있을 수 없었다.
저자 폴 콜린스는 방대한 자료를 토대로 이 사건을 재현해 한 편의 흥미진진한 법정 추리 소설 같은 작품을 썼다. 폴 콜린스가 생생하게 되살려 놓은 이때 대도시의 모습을 보며 매혹되는 까닭은, 지나온 시간만큼 현명해진 우리의 눈으로 보기에 당시 사람들의 모습은 어설프고 우스꽝스러우면서도 신기할 정도로 우리와 닮았기 때문일 것이다. 요즘에도 ‘언론에 의한 살인’이라는 말이 입에 오르내리고, 대중은 선정성에 열광하는데 언론에게 도덕성과 공정성을 요구해야 하는 딜레마도 여전히 그대로다.
19세기 말 뉴욕을 뜨겁게 달군 충격 실화!
법정 추리 소설처럼 흥미진진한, “논팩션”!
1897년 6월, 뉴욕의 한 부둣가에서 빈들거리던 아이들이 방수천에 싸인 채 바다에 떠있던 시체 토막 하나를 건진다. 비슷한 시기, 뉴욕 브롱크스 숲으로 버찌를 따러 간 가족들이 가시덤불 사이에서 심하게 썩은 한 남자의 몸통을 발견한다. 며칠 뒤, 지나가던 배에 부딪힌 시체 꾸러미를 사람들이 바다에서 건져낸다. 한편, 롱아일랜드에서는 한 농부가 자기 오리들 깃털에 무언가 이상한 것을 발견한다.
처음에 단순히 의대생들의 장난이라 여겨졌던 이 사건은, 시간이 지날수록 묘한 기운이 감지된다. 뉴욕 곳곳에서 발견된 시체 토막들이 한 사람의 것이고, 시체 조각들을 싸맨 방수천이 같고, 머리가 발견되지 않았다는 사실은, 사람들의 관심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했다. 결국 뉴욕의 모든 신문들이 대대적으로 보도 경쟁에 들어가면서 이 사건은 1897년을 뜨겁게 달군, “세기의 살인 사건”이라 불릴 “이벤트”가 되고 말았다. 이 시체의 주인공은 대체 누구이며, 누가 이런 끔찍한 일을 벌인 것일까?
저자 폴 콜린스는 방대한 양의 신문 기사, 사후 수기, 인터뷰, 광고, 법원 기록 등 실제 자료를 토대로 이 충격적인 토막 살인 사건을 완벽하게 재구성했다. 사실(Fact)을 바탕으로, 하나도 덧붙임 없이 흥미진진한 법정 추리 소설(Fiction) 같은 작품을 탄생시켰다.
<월드>의 퓰리처와 <저널>의 허스트가 벌인
사생결단 전면전!
이 토막 살인 사건을 주도했던 주인공들이 경찰이 아닌, 단연코 “언론”이었다는 점에서, 이 사건은 “황색 언론을 탄생시킨 첫 번째 살인 사건”으로 평가 받는다. 그만큼 언론은 시작부터 깊게 관여하여 사건을 증폭시키고, 여론을 형성하고, 심지어 사건을 해결한다.
19세기 후반, 뉴욕은 선정적인 보도 경쟁을 벌이던 황색 신문들의 전쟁터와 같은 곳이었다. 산업혁명의 여파로 인쇄술이 발달하고, 칼라 인쇄가 막 보급되던 시기였다. 라디오조차 발명되기 전이었던 이때에 소식을 접할 수 있는 유일한 통로는 신문이었다. 당시 신문은 모든 여론을 주도했다. 그 가운데에서도 특히 조지프 퓰리처의 <뉴욕 저널>과 윌리엄 랜돌프 허스트의 <뉴욕 월드>는 황색 언론에서도 가장 치열하게 기사를 써대며 이슈를 선점하기 위해 경쟁하던 라이벌이었다.
언론계 거물 조지프 퓰리처와 윌리엄 랜돌프 허스트에게 이 사건은 하늘이 내린 기회였다. 노골적인 선정성을 전면에 앞세운 살인적 부수 확장 전쟁이 시작될 무렵이었으니 이보다 더 좋은 먹잇감이 있을 수 없었다. 퓰리처와 허스트는 특종을 잡기 위해서라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았다. 그들은 살인 전담팀을 꾸려 경찰보다 먼저 현장에 기자들을 보냈다. 기자들은 사건 현장에서 얻은 증거를 몰래 빼돌리고, 조작했다. 범행에 쓰였다고 생각되는 마차를 빌려 거리를 돌면서 목격자를 찾았다. 심지어 범인을 찾는 사람들에게 줄 포상금을 걸기도 했다.
그뿐만이 아니었다. 범죄 현장을 독점하기 위해 아예 범죄 현장이 된 집을 통째로 세 들고, 다른 신문사가 서로 연락을 취하지 못하도록 아예 전화선을 끊어놓기도 했다. 경찰 본부 앞 건물에 진을 치고 밤낮으로 경찰들을 감시했다.
덕분에 작전은 성공했다. 1987년 하루 평균 20만 부가 안 팔리던 <저널>은 사건 발생 1년 후, 50만 부, 100만 부, 150만 부까지 판매 부수가 치솟았다. 신문들은 매일같이 자극적인 헤드라인을 뽑아댔다. 이목을 끌기 위해서 시체 그림을 큼지막하게 그려 칼라로 인쇄하는 것도 마다하지 않았다. 발견되지 못한 머리를 찾는답시고 경찰보다 더 요란하게 수색 작업을 벌여댔다. 유능한 기자들을 빼내어 가느라 돈으로 매수하는 일도 일상이었다.
언론인이라면 누구나 명예롭게 생각하는 ‘퓰리처 상’의 그 퓰리처가, 실은 신경증에 시달리며 기자들을 닦달하고, 판매 부수를 올리기 위해 노심초사했다는 사실은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 영화 <시민 케인>의 모델이 된 허스트가 사실은 거의 악당 수준으로 언론 권력을 쥐고 흔들었다는 것, 흥행에 성공하기 위해서라면 전쟁도 불사했다는 사실이 흥미롭다.
처절하다 못해 우스꽝스러운 이 법석들이 전혀 낯설지 않은 것은, 신기할 정도로 지금 우리의 모습과 닮았기 때문이다. 여전히 언론들은 전쟁터로 기자들을 보내어 전쟁을 실황중계하고, 여배우의 신상을 폭로하고, 사람들은 마치 영화를 보듯 재난 뉴스를 본다. 인터넷 포털에서는 조회 수를 늘리기 위해 ‘충격적인…’, ‘경악할 만한…’ 등의 제목을 단 기사들이 24시간 끝없이 생산된다. 여전히 우리는 남의 불행을 이야기하길 좋아하고, 보다 선정적인 것에 더 끌려한다. 우리는 모두 이 책에 나오는 허스트와 퓰리처의 후예들인 셈이다.
얼마 전 뉴욕 지하철에서 사람이 선로에 떨어져 죽을 때까지 그를 구하지 않고 카메라 셔터만 눌러댔던 카메라 기자가 도마에 오른 사건이 있었다. 다음날 <뉴욕포스트>는 1면에 ‘이 사람이 곧 죽는다’는 선정적인 제목을 달아, 사고 순간의 사진을 올리는 비정함을 보였다. 요즘도 ‘언론에 의한 살인’이라는 말이 입에 오르내리고, 대중은 선정성에 열광하는데, 언론에게 도덕성과 공정성을 요구해야 하는 딜레마도 여전히 그대로다.
광기의 시대, 인간의 욕망을 보여주는 한 편의 드라마
이 책을 관통하는 핵심은 “인간의 욕망”이다. 작가 폴 콜린스가 끌어가는 이야기는 크게 두 가지 줄기로 볼 수 있는데, 하나는 과도한 취재 경쟁에 빠진 <월드>와 <저널>의 보도 경쟁이고, 또 하나는 한 여자와 그녀의 전남편, 전애인, 현재 애인을 둘러싸고 벌어진 치정 살인에 대한 이야기이다. 이 두 가지 이야기의 공통점은 추악한 인간의 욕망이 날것 그대로 드러난다는 점이다. 판매 부수를 높이기 위해서라면 기삿거리를 만들어서라도 쓰고자 했던 언론의 욕심과 남의 불행을 구경하는 데라면 사족을 못 쓰는 사람들의 심리, 자신의 위기 앞에서는 사랑도 버리는 인간의 욕망, 목숨이 위협 받는 상황에서는 친구의 믿음도 버리는 인간의 배신, 돈벌이라면 자기의 불행도 팔 수 있다는 인간의 추악함이 고스란히 드러나 있다.
이 사건은 머리가 없어 신원 확인이 불가능했던 시체를 두고, 처음에는 “이 시체의 주인은 누구인가?”로 공방을 벌였지만, 나중에는 “공범인가, 단독범인가? 단독범이면 범인은 누구인가?”의 문제로 논쟁이 번졌다. 이 과정에서 드러난 인간의 광기, 자기 방어, 자기변명, 잔인함, 음모, 배신 등의 욕망은 처절하다 못해 소름이 돋는다. 100년도 넘은 이 사건이 여전히 우리에게 유효한 이유는 바로 이런 인간의 마음 속 깊은 곳에 감춰진 욕망을 읽을 수 있기 때문일 것이다.
위트 넘치는 천재 작가이자 문학 탐정인 폴 콜린스
이 책은 일단, 정말 재밌다. 얽히고 설킨 복잡다단한 사건들이 폴 콜린스의 뛰어난 해석과 위트 있는 글 솜씨 덕에 너무나 재밌게 읽힌다. 그는 글을 풀어가는 힘이 대단한 이야기꾼이자 동시에 ‘문학 탐정’이다. 마치 미국 드라마 ‘콜드 케이스’(영구미제사건을 해결하는 범죄 수사 드라마)의 주인공처럼 폴 콜린스는 100년도 넘게 해결되지 못한 ‘미해결 사건’을 온갖 자료를 이용해 해결한다. 거기서 더 나아가 폴 콜린스는 흩어진 증거물들과 정황을 고려해 진범을 밝혔다. 실제로 그는 NPR 주말방송에 “문학 탐정”으로 정기 출연 작가이다.
폴 콜린스는 과거에 묻힌 미스터리, 역사의 빈틈에 천착하는 습성이 있다. ‘문학 탐정’이라는 별명에 걸맞게 그는 고서적과 오래된 잡지, 신문, 서신 등을 뒤져 잊힌 사건들 뒤에 숨은 사연과 의미를 밝혀내는 능력이 뛰어나다. 그는 특히 과학 기술이 폭발적으로 발전하고, 인간의 상상력이 극대화 되었던 19세기 산업 혁명 시기에 관심이 많다. 가능성과 상상력이 넘쳤지만, 지금에 비해 턱없이 부족한 기술로 세상을 이해할 수밖에 없었던 인간 군상들의 웃지 못 할 해프닝들이 그의 작품 곳곳에서 세밀하고 익살스럽게 그려진다.
폴 콜린스의 이야기를 읽다보면, ‘진짜 인간의 역사란 무엇인가’를 생각하게 된다. 우리는 흔히 역사란 이미 인과 관계로 엮인 이야기로 존재하고, 다만 기술하는 관점만 다를 뿐이라고 여긴다. 그렇지만 실제 역사 연구가들은 시간이라는 묵직한 안개를 헤치고 과거 속을 더듬는 보물찾기를 끝없이 하고 있다. 땅속 깊은 곳에 묻힌 고대 유물을 파내듯이, 아무도 들춰보지 않는 고문서를 뒤져 전혀 다른 이야기, 알려지지 않았던 이야기를 찾아낸다. 그러다보면 정치·경제적 거물들만 등장하는 것이 아닌, 동시대 사람들의 말과 생각 가운데 살아있는 ‘진짜 그때 이야기’가 발굴된다. 그럴 때 역사는 박제되어 박물관에 안치된 것이 아니라, 현재에 도달하기까지 필부필부의 목소리들이 모여 함께 굴려온 거대한 수레바퀴의 비틀거리는 궤적임을 절감하게 된다.
그동안 폴 콜린스는 한국에서 아주 독특하고, 인간에 대한 깊은 시선을 가진 작가로 알려졌다. 《네모난 못》《벤버드의 어리석음》《식스펜스 하우스》《토머스 페인 유골 분실 사건》 등은 열렬한 호응을 얻었다. 그렇지만 무엇보다, 이번 책은 구성, 글 솜씨, 유머, 위트, 깊이, 자료의 방대한 면에서 그동안 그의 작품 가운데 가장 눈부신 작품이다.
<뉴욕 월드>의 퓰리처와 <뉴욕 저널>의 허스트가 벌인
선정적인 취재 경쟁을 완벽하게 재현하다!
1897년 6월, 뉴욕 곳곳에서 시체 토막이 발견된다. 토막 시체들은 모두 한 사람의 것으로 판명이 나고, 머리가 없는 시신의 주인을 찾는 데 사람들의 시선이 쏠린다. 19세기 말 뉴욕을 발칵 뒤집어 놓은 이 토막 살인 사건은 언론계 거물 조지프 퓰리처와 윌리엄 랜돌프 허스트에게는 하늘이 내린 기회였다. 노골적인 선정성을 전면에 앞세운 살인적 부수 확장 전쟁이 시작될 무렵이었으니 이보다 더 좋은 먹잇감이 있을 수 없었다.
저자 폴 콜린스는 방대한 자료를 토대로 이 사건을 재현해 한 편의 흥미진진한 법정 추리 소설 같은 작품을 썼다. 폴 콜린스가 생생하게 되살려 놓은 이때 대도시의 모습을 보며 매혹되는 까닭은, 지나온 시간만큼 현명해진 우리의 눈으로 보기에 당시 사람들의 모습은 어설프고 우스꽝스러우면서도 신기할 정도로 우리와 닮았기 때문일 것이다. 요즘에도 ‘언론에 의한 살인’이라는 말이 입에 오르내리고, 대중은 선정성에 열광하는데 언론에게 도덕성과 공정성을 요구해야 하는 딜레마도 여전히 그대로다.
19세기 말 뉴욕을 뜨겁게 달군 충격 실화!
법정 추리 소설처럼 흥미진진한, “논팩션”!
1897년 6월, 뉴욕의 한 부둣가에서 빈들거리던 아이들이 방수천에 싸인 채 바다에 떠있던 시체 토막 하나를 건진다. 비슷한 시기, 뉴욕 브롱크스 숲으로 버찌를 따러 간 가족들이 가시덤불 사이에서 심하게 썩은 한 남자의 몸통을 발견한다. 며칠 뒤, 지나가던 배에 부딪힌 시체 꾸러미를 사람들이 바다에서 건져낸다. 한편, 롱아일랜드에서는 한 농부가 자기 오리들 깃털에 무언가 이상한 것을 발견한다.
처음에 단순히 의대생들의 장난이라 여겨졌던 이 사건은, 시간이 지날수록 묘한 기운이 감지된다. 뉴욕 곳곳에서 발견된 시체 토막들이 한 사람의 것이고, 시체 조각들을 싸맨 방수천이 같고, 머리가 발견되지 않았다는 사실은, 사람들의 관심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했다. 결국 뉴욕의 모든 신문들이 대대적으로 보도 경쟁에 들어가면서 이 사건은 1897년을 뜨겁게 달군, “세기의 살인 사건”이라 불릴 “이벤트”가 되고 말았다. 이 시체의 주인공은 대체 누구이며, 누가 이런 끔찍한 일을 벌인 것일까?
저자 폴 콜린스는 방대한 양의 신문 기사, 사후 수기, 인터뷰, 광고, 법원 기록 등 실제 자료를 토대로 이 충격적인 토막 살인 사건을 완벽하게 재구성했다. 사실(Fact)을 바탕으로, 하나도 덧붙임 없이 흥미진진한 법정 추리 소설(Fiction) 같은 작품을 탄생시켰다.
<월드>의 퓰리처와 <저널>의 허스트가 벌인
사생결단 전면전!
이 토막 살인 사건을 주도했던 주인공들이 경찰이 아닌, 단연코 “언론”이었다는 점에서, 이 사건은 “황색 언론을 탄생시킨 첫 번째 살인 사건”으로 평가 받는다. 그만큼 언론은 시작부터 깊게 관여하여 사건을 증폭시키고, 여론을 형성하고, 심지어 사건을 해결한다.
19세기 후반, 뉴욕은 선정적인 보도 경쟁을 벌이던 황색 신문들의 전쟁터와 같은 곳이었다. 산업혁명의 여파로 인쇄술이 발달하고, 칼라 인쇄가 막 보급되던 시기였다. 라디오조차 발명되기 전이었던 이때에 소식을 접할 수 있는 유일한 통로는 신문이었다. 당시 신문은 모든 여론을 주도했다. 그 가운데에서도 특히 조지프 퓰리처의 <뉴욕 저널>과 윌리엄 랜돌프 허스트의 <뉴욕 월드>는 황색 언론에서도 가장 치열하게 기사를 써대며 이슈를 선점하기 위해 경쟁하던 라이벌이었다.
언론계 거물 조지프 퓰리처와 윌리엄 랜돌프 허스트에게 이 사건은 하늘이 내린 기회였다. 노골적인 선정성을 전면에 앞세운 살인적 부수 확장 전쟁이 시작될 무렵이었으니 이보다 더 좋은 먹잇감이 있을 수 없었다. 퓰리처와 허스트는 특종을 잡기 위해서라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았다. 그들은 살인 전담팀을 꾸려 경찰보다 먼저 현장에 기자들을 보냈다. 기자들은 사건 현장에서 얻은 증거를 몰래 빼돌리고, 조작했다. 범행에 쓰였다고 생각되는 마차를 빌려 거리를 돌면서 목격자를 찾았다. 심지어 범인을 찾는 사람들에게 줄 포상금을 걸기도 했다.
그뿐만이 아니었다. 범죄 현장을 독점하기 위해 아예 범죄 현장이 된 집을 통째로 세 들고, 다른 신문사가 서로 연락을 취하지 못하도록 아예 전화선을 끊어놓기도 했다. 경찰 본부 앞 건물에 진을 치고 밤낮으로 경찰들을 감시했다.
덕분에 작전은 성공했다. 1987년 하루 평균 20만 부가 안 팔리던 <저널>은 사건 발생 1년 후, 50만 부, 100만 부, 150만 부까지 판매 부수가 치솟았다. 신문들은 매일같이 자극적인 헤드라인을 뽑아댔다. 이목을 끌기 위해서 시체 그림을 큼지막하게 그려 칼라로 인쇄하는 것도 마다하지 않았다. 발견되지 못한 머리를 찾는답시고 경찰보다 더 요란하게 수색 작업을 벌여댔다. 유능한 기자들을 빼내어 가느라 돈으로 매수하는 일도 일상이었다.
언론인이라면 누구나 명예롭게 생각하는 ‘퓰리처 상’의 그 퓰리처가, 실은 신경증에 시달리며 기자들을 닦달하고, 판매 부수를 올리기 위해 노심초사했다는 사실은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 영화 <시민 케인>의 모델이 된 허스트가 사실은 거의 악당 수준으로 언론 권력을 쥐고 흔들었다는 것, 흥행에 성공하기 위해서라면 전쟁도 불사했다는 사실이 흥미롭다.
처절하다 못해 우스꽝스러운 이 법석들이 전혀 낯설지 않은 것은, 신기할 정도로 지금 우리의 모습과 닮았기 때문이다. 여전히 언론들은 전쟁터로 기자들을 보내어 전쟁을 실황중계하고, 여배우의 신상을 폭로하고, 사람들은 마치 영화를 보듯 재난 뉴스를 본다. 인터넷 포털에서는 조회 수를 늘리기 위해 ‘충격적인…’, ‘경악할 만한…’ 등의 제목을 단 기사들이 24시간 끝없이 생산된다. 여전히 우리는 남의 불행을 이야기하길 좋아하고, 보다 선정적인 것에 더 끌려한다. 우리는 모두 이 책에 나오는 허스트와 퓰리처의 후예들인 셈이다.
얼마 전 뉴욕 지하철에서 사람이 선로에 떨어져 죽을 때까지 그를 구하지 않고 카메라 셔터만 눌러댔던 카메라 기자가 도마에 오른 사건이 있었다. 다음날 <뉴욕포스트>는 1면에 ‘이 사람이 곧 죽는다’는 선정적인 제목을 달아, 사고 순간의 사진을 올리는 비정함을 보였다. 요즘도 ‘언론에 의한 살인’이라는 말이 입에 오르내리고, 대중은 선정성에 열광하는데, 언론에게 도덕성과 공정성을 요구해야 하는 딜레마도 여전히 그대로다.
광기의 시대, 인간의 욕망을 보여주는 한 편의 드라마
이 책을 관통하는 핵심은 “인간의 욕망”이다. 작가 폴 콜린스가 끌어가는 이야기는 크게 두 가지 줄기로 볼 수 있는데, 하나는 과도한 취재 경쟁에 빠진 <월드>와 <저널>의 보도 경쟁이고, 또 하나는 한 여자와 그녀의 전남편, 전애인, 현재 애인을 둘러싸고 벌어진 치정 살인에 대한 이야기이다. 이 두 가지 이야기의 공통점은 추악한 인간의 욕망이 날것 그대로 드러난다는 점이다. 판매 부수를 높이기 위해서라면 기삿거리를 만들어서라도 쓰고자 했던 언론의 욕심과 남의 불행을 구경하는 데라면 사족을 못 쓰는 사람들의 심리, 자신의 위기 앞에서는 사랑도 버리는 인간의 욕망, 목숨이 위협 받는 상황에서는 친구의 믿음도 버리는 인간의 배신, 돈벌이라면 자기의 불행도 팔 수 있다는 인간의 추악함이 고스란히 드러나 있다.
이 사건은 머리가 없어 신원 확인이 불가능했던 시체를 두고, 처음에는 “이 시체의 주인은 누구인가?”로 공방을 벌였지만, 나중에는 “공범인가, 단독범인가? 단독범이면 범인은 누구인가?”의 문제로 논쟁이 번졌다. 이 과정에서 드러난 인간의 광기, 자기 방어, 자기변명, 잔인함, 음모, 배신 등의 욕망은 처절하다 못해 소름이 돋는다. 100년도 넘은 이 사건이 여전히 우리에게 유효한 이유는 바로 이런 인간의 마음 속 깊은 곳에 감춰진 욕망을 읽을 수 있기 때문일 것이다.
위트 넘치는 천재 작가이자 문학 탐정인 폴 콜린스
이 책은 일단, 정말 재밌다. 얽히고 설킨 복잡다단한 사건들이 폴 콜린스의 뛰어난 해석과 위트 있는 글 솜씨 덕에 너무나 재밌게 읽힌다. 그는 글을 풀어가는 힘이 대단한 이야기꾼이자 동시에 ‘문학 탐정’이다. 마치 미국 드라마 ‘콜드 케이스’(영구미제사건을 해결하는 범죄 수사 드라마)의 주인공처럼 폴 콜린스는 100년도 넘게 해결되지 못한 ‘미해결 사건’을 온갖 자료를 이용해 해결한다. 거기서 더 나아가 폴 콜린스는 흩어진 증거물들과 정황을 고려해 진범을 밝혔다. 실제로 그는 NPR 주말방송에 “문학 탐정”으로 정기 출연 작가이다.
폴 콜린스는 과거에 묻힌 미스터리, 역사의 빈틈에 천착하는 습성이 있다. ‘문학 탐정’이라는 별명에 걸맞게 그는 고서적과 오래된 잡지, 신문, 서신 등을 뒤져 잊힌 사건들 뒤에 숨은 사연과 의미를 밝혀내는 능력이 뛰어나다. 그는 특히 과학 기술이 폭발적으로 발전하고, 인간의 상상력이 극대화 되었던 19세기 산업 혁명 시기에 관심이 많다. 가능성과 상상력이 넘쳤지만, 지금에 비해 턱없이 부족한 기술로 세상을 이해할 수밖에 없었던 인간 군상들의 웃지 못 할 해프닝들이 그의 작품 곳곳에서 세밀하고 익살스럽게 그려진다.
폴 콜린스의 이야기를 읽다보면, ‘진짜 인간의 역사란 무엇인가’를 생각하게 된다. 우리는 흔히 역사란 이미 인과 관계로 엮인 이야기로 존재하고, 다만 기술하는 관점만 다를 뿐이라고 여긴다. 그렇지만 실제 역사 연구가들은 시간이라는 묵직한 안개를 헤치고 과거 속을 더듬는 보물찾기를 끝없이 하고 있다. 땅속 깊은 곳에 묻힌 고대 유물을 파내듯이, 아무도 들춰보지 않는 고문서를 뒤져 전혀 다른 이야기, 알려지지 않았던 이야기를 찾아낸다. 그러다보면 정치·경제적 거물들만 등장하는 것이 아닌, 동시대 사람들의 말과 생각 가운데 살아있는 ‘진짜 그때 이야기’가 발굴된다. 그럴 때 역사는 박제되어 박물관에 안치된 것이 아니라, 현재에 도달하기까지 필부필부의 목소리들이 모여 함께 굴려온 거대한 수레바퀴의 비틀거리는 궤적임을 절감하게 된다.
그동안 폴 콜린스는 한국에서 아주 독특하고, 인간에 대한 깊은 시선을 가진 작가로 알려졌다. 《네모난 못》《벤버드의 어리석음》《식스펜스 하우스》《토머스 페인 유골 분실 사건》 등은 열렬한 호응을 얻었다. 그렇지만 무엇보다, 이번 책은 구성, 글 솜씨, 유머, 위트, 깊이, 자료의 방대한 면에서 그동안 그의 작품 가운데 가장 눈부신 작품이다.
목차
1부
이스트 강의 미스터리
형사가 신문을 읽다
조각 퍼즐이 된 남자
구조대
여자 살인마
2부 용의자
헬스 키친의 제빵사
장의사의 이웃
과부의 친구
사라진 구두공
말없는 손님
3부 기소
생사가 걸린 일
꼬리냐 머리냐
툼스의 여왕
손 큰 도박꾼
클론다이크 강의 윌리
4부 재판
코퍼스 델릭티
피범벅
헤드라이트 불빛 속에서
낫과 톱
놀라운 살인
5부 평결
낵 부인 사무소
싱싱 교도소로 가는 기차
스미스와 존스의 일
뉴욕의 삶 이야기
시신 처리는 스스로
에필로그 : 마지막까지 남은 사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