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모두가 더 빨리, 더 치열하게 달리는 법만 이야기하는 걸까?
얼마 전 한 방송인이 ‘공황장애’로 고생하고 있음을 토로한 일이 있다. 우울증을 비롯해 영화나 드라마 속에서나 등장할 일들이 일반인들 속으로 파고드는 현상은 사회생활, 대인관계, 경제사정 등 일상생활 속에서 우리를 압박하는 일들이 넘쳐나고 있기 때문이다. 이제 ‘88만 원 세대’와 ‘아픈 청춘들’뿐만 아니라 평범한 ‘샐러리맨’들에게도 위안과 치유가 절실한 시대가 도래한 것이다.

‘열심히 한다고 하는데 왜 내 일은 끝이 보이지 않는 걸까?’
‘월요일 아침마다 찾아오는 우울증은 어떻게 해야 떨쳐버릴 수 있을까?’
‘갈수록 사람 만나는 자체가 두려워지는 건 어떻게 해야 하나?’

에미상을 네 차례나 수상한 바 있는 저널리스트이자 비즈니스 컨설턴트인 낸스 길마틴은 이러한 일상 속 불치병 같은 고민의 해결책으로 ‘멈춤’을 제시한다. 그녀는 삶을 효율적으로 관리하고 자신이 처한 문제를 해결하고자 한다면 더 치열하게 노력하고, 더 바쁘게 달릴 것이 아니라 몇 분 또는 몇 초 아니면 심호흡이라도 하면서 일단 멈춰서야 한다고 말한다. 그래야 스스로의 삶은 물론 현실적인 문제 그리고 미처 보이지 않던 새로운 해법들이 눈에 들어온다는 것이다.
하루가 다르게 변하는 세상에서 쉬지 않고 달려도 부족하다며 모두가 ‘공부’와 ‘승부’ ‘경쟁’에 몰입하는 시대에 정작 ‘멈춰 서라’는 저자의 메시지가 왜 전 세계적으로 공감대를 형성하며 많은 이들의 반향을 이끌어내고 있는 걸까?

한순간의 ‘멈춤’이 꽉 막힌 삶을 바꿔놓다!
소통 전문가이자 전문경영인 대상의 코치로 활동 중인 저자는 사람들로 하여금 스스로의 행동을 변화시키고 목표를 이룰 수 있도록 리드하는 프로젝트에 몰두해왔다. 이 과정을 통해 잠시 멈춰서는 시간 동안 많은 변화를 이끌어내는 사람들의 모습을 지켜보면서 저자는 ‘멈춤’이 지닌 강력한 힘에 확신을 가졌고, 오랜 시간 현장에서 구축한 연구와 사례를 정리해 이 책 《당신, 잠시 멈춰도 괜찮아》에 담아냈다.
이 책에서 다루는 내용은 효율성만을 따지는 시간 관리법도 아니고 모든 것을 내려놓는 방법도 아니다. 멈춤의 효과를 단지 ‘휴식’에 그치도록 하는 것이 아니라 삶을 원활하고 효과적인 방향으로 전환시키는 데 활용할 3단계 효율성 공식과 12가지 멈춤의 힘 실천법을 함께 이야기한다.
효율성 공식은 보다 나은 선택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일종의 GPS 시스템이다. 이 시스템은 멈춤(마음의 자세), 진지함(감성적 태도), 겸손함(안다고 생각하는 바를 넘어서서 더욱 현명하게 반응하는 태도)이라는 세 개의 좌표로 구성되어 있다. 이 공식을 활용하면 더 멀리 나아갈 수 있는 용기는 물론 각자 활용할 수 있는 시간까지 얻게 된다. 잠시 멈춰 ‘내 스스로의 문제가 무엇인지 나는 제대로 알고 있는가?’라는 질문을 스스로에게 겸허히 던진 후, 하나씩 문제를 되짚어보는 것이다. 이렇게 잠시 생각을 되짚어보는 것만으로도 깨달음에 변화가 일어나 이전에 몰랐던 새로운 관점이 생긴다고 강조한다. 또한 이 책에서 제시하는 12가지 방법은 늘 최선을 다하지만 목표지점을 몰라 방황하던, 꽉 막힌 도로 위에서 답답해하던 많은 이들에게 소통의 지름길을 열어줄 것이다.

12가지 멈춤 실천법
1. 선택에 쫓기지 말고 선택을 주도하라
2. 당신과 그들의 필터를 확인하라
3. 의심의 유익을 선물하라
4. 분노의 계좌에 예금하지 마라
5. 바꿔 말하기를 활용하라
6. 화내지 말고 진지해지기를 연습하라
7. 당신의 접시 위에는 무엇이 있는가?
8. 내가 모르는 것이 무엇인지 나는 알고 있는가?
9. 이해받기 위한 책임을 다하라
10. 분노의 계좌를 휴면계좌로 만들어라
11. 분노의 방아쇠가 당겨지는 시점을 파악하라
12. 시기적절하게 구체적인 감사를 전하라

멈춤의 시간이 만들어내는 인생 내비게이션!
하루를 시작하는 순간부터 우리는 일과 삶 사이에서 곡예를 한다. 매 순간이 선택의 연속이고, 문제를 제대로 파악하기도 전에 많은 결정을 내려야만 한다. 사람들은 진지하게 고민할 여유조차 없을 만큼 바쁘게 쫓기면서도 언제나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주장하지만 모든 일의 결과는 항상 후회로 마감하게 된다.
저자가 말하는 멈춤과 그 멈춤의 시간 속에 만들어내는 효과적인 인생 운전법은 스트레스에 휩싸인 채 가속페달을 밟고 무작정 달리기만 할 때는 미처 보이지도, 들리지도 않던 변화의 기회들을 제공한다. 이 순환과정은 소통에서도 마찬가지다. 스스로가 옳다고 판단하고 자신의 억측을 주장할수록, 일을 그르치고 소중한 관계는 위기에 빠뜨리게 된다.
만약 지금 눈앞의 일들에 치여 어디로 가고 있는지, 어떻게 가야 하는지 방향을 잃고 헤매고 있다면 잠시 멈춰 서서 인생의 내비게이션 같은 이 책을 읽어보자. 보이지 않던 답이 비로소 시야에 들어올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