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는 끝나도 음악은 남아있다: 고형욱의 영화음악 오디세이
- 저자/역자
- 고형욱 지음
- 펴낸곳
- 사월의책
- 발행년도
- 2010
- 형태사항
- 384 p.: 21 cm+ CD 1매
- 원서명
- 위대한 고전영화 50편에 담긴 영화음악의 뒷 이야기
- ISBN
- 9788996461050
- 분류기호
- 한국십진분류법->674.8
소장정보
위치 | 등록번호 | 청구기호 / 출력 | 상태 | 반납예정일 |
---|---|---|---|---|
이용 가능 (1) | ||||
북카페 | JG0000000286 | - |
- 등록번호
- JG0000000286
- 상태/반납예정일
- -
- 위치/청구기호(출력)
- 북카페
책 소개
음악이 없는 영화를 상상할 수 있을까? 무성영화 시절이라면 몰라도, 현대 영화에서 영화음악은 영화를 완성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존재이다. 하지만 영화음악의 중요성에도 불구하고 ‘영화음악에 대한 책’은 거의 없었다. 영화음악을 단순히 영화에 부차적인 요소로 여긴 탓이다. 『영화는 끝나도 음악은 남아있다』는 이러한 편견을 넘어서 영화와 영화음악이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에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영화음악 한 곡 한 곡이 만들어진 배경을 탐색하고 그 곡들이 영화에 쓰인 장면을 묘사하며, 영화음악과 영화가 어떻게 하나가 되는지를 들여다보는 것이다.
이 책은 <오즈의 마법사>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카사블랑카>부터 <화양연화> <물랑 루즈> <맘마미아!>에 이르는 위대한 고전영화 50편에 담겨 있는 영화음악을 살펴본다. 고전영화에 흐르는 영화음악에는 오래된 추억이 들어 있다. 영화음악은 그 영화를 본 순간과 장소, 함께한 사람들에 대한 세세한 기억까지도 한순간에 떠오르게 하는 마력을 지녔다. 저자 고형욱은 삶과 영화음악이 포개지는 지점을 포착하며 그에 얽힌 이야기들을 감성적으로 풀어나간다. 영화음악을 통해 과거의 기억을 나누고 추억을 되새기면서 영화음악이 삶에 주는 가치를 곱씹는 것이다.
추억과 영화음악 사이를 중계하다
음악은 영상보다 기억에 오래 남는다. 영화가 끝나도 극장에는 아직까지 뭔가 살아 있다. 영화의 스토리가 잊혀도 강렬한 캐릭터는 머릿속에 남듯이, 영화를 본 기억이 잊혀도 영화음악은 귓가에 남아 있다. 저자는 예전에 본 영화들을 다시 보면서 하나둘 들려오는 음악들에 귀를 기울인다. 영화음악과 추억의 틈바구니에서 인상과 느낌을 길어 올리며 그때 그 시절의 추억들을 하나둘 되살려낸다.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를 보면서 비비안 리의 모습에 도취되어 「타라의 테마」를 콧노래로 읊조리고, <물랑 루즈>에서 화려한 몽마르트르 위로 흐르는 수많은 영화음악들에 어깨를 들썩이며, <남과 여>를 보면서 삼바 리듬에 깃든 옛사랑을 생각하고, <맘마미아!>에서 흘러나오는 아바의 노래를 들으면서 아줌마와 아저씨들의 낭만을 떠올린다. 저자는 영화 속 장면들에 대한 섬세한 묘사를 통해 마치 영화를 직접 눈으로 보고, 음악을 직접 귀로 듣는 듯한 느낌이 들게 한다. 그리고 순수하게 영화를 좋아했던 동심으로 되돌아가 영화와 영화음악, 추억이 한곳에서 만날 수 있도록 길잡이 노릇을 한다.
“학교에서 영화 관람은 큰 행사였다. 한 달에 한 번 학생 입장을 할 때면 모두가 우르르 몰려가곤 했다. 초등학교 시절 어쩌다 여중생 누나들을 따라가면 사방에서 훌쩍거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라스트 콘서트> <저 하늘에도 태양이> <필링 러브> 같은 영화들 때문이었다. 지금도 고등학교 동창들을 만나면 영화를 담치기해서 볼 때 너도 있었냐 하는 얘기를 되풀이한다. 영화를 좋아하지 않는 친구들도 어릴 적에 본 영화는 기억한다. 참으로 신비로운 일이다. 극장은 기억의 신전과도 같은 공간이었다. 극장에서 사람들은 현대판 신화를 접했다. 그때 대형 스크린으로 접했던 영화들이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벤허> <타워링> <사운드 오브 뮤직> <스타워즈> 같은 작품들이다.” (287쪽)
세월이 흘러도 낡지 않은 영화음악들에는 그 시절의 청춘과 추억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이 책은 청춘과 추억을 품고 있는 오랜 친구, 영화음악에게 한 영화애호가가 바치는 우정의 표식이라고 할 수 있다. 저자는 청춘과 추억과 영화음악을 한데 버무리며 영화가 어떻게 삶의 감수성을 풍부하게 만들었는지를 찬찬히 보여준다. 그리고 독자들에게 영화를 다시 볼 것을, 영화음악을 다시 들어볼 것을 권한다. 있는 그대로 편안하게 영화를 보고 영화음악을 듣는 것은 언제나 두 번째 감상부터 가능한 일이기 때문이다.
영화음악의 속살을 보여주다
하나의 영화는 하나의 새로운 세계이고, 영화음악은 그 세계를 이루는 배경이다. 영화를 보고 영화음악을 들을 때마다 우리의 감수성과 상상력은 커지고 넓어지며 깊어진다. 하지만 단지 보는 것과 듣는 것만으로는 알 수 없는 것들도 있다. 영화가 어떻게 만들어지고, 영화음악이 어떻게 탄생했는지에 관한 숨겨진 이야기들은 영화가 직접 말해주지 않는 것들이다. 이 책은 추억과 영화음악을 중계하는 한편, 그 뒤편에 숨어 있는 흥미로운 비밀 이야기들을 하나하나 발굴해낸다.
# <카사블랑카>에서 일자가 샘에게 노래를 불러달라고 요청하는 장면에는 후일담이 있다. 이미 음악가로서 거장의 위치에 있던 맥스 스타이너는 이 장면을 다시 찍어 자신이 직접 작곡한 노래로 바꾸려고 했다. 그러나 이미 잉그리드 버그먼은 다음 출연작인 <누구를 위하여 종은 울리나>를 찍기 위해 머리를 짧게 잘라버렸다. 그래서 카페에서 「As Time Goes By」를 연주하는 장면은 고스란히 보존될 수 있었다. 제작 당시에는 맥스 스타이너조차 이 노래가 그렇게 히트하리라 예상치 못했다는 얘기다. (40쪽)
# <닥터 지바고>의 음악을 담당한 모리스 자르는 원래 러시아 민요를 편곡해서 쓸 계획이었다. 그러나 주인공들의 감정을 제대로 담아내기 위해서는 직접 작곡을 하는 편이 훨씬 나았다. 하지만 몇 곡을 써보아도 영화의 이미지들과 동떨어진 느낌을 지울 수가 없었다. 지나치게 작위적인 느낌이 들었던 것이다. 감독 데이비드 린의 제안으로 모리스 자르는 산 속으로 들어간다. 그리고 지바고처럼 고립된 공간에서 몇 달 동안 절박함을 몸소 체험하며 음악을 만들어낸다. 그 결과물이 바로 영화의 주제곡 「라라의 테마」이다. (149쪽)
# <졸업>의 마이크 니콜스 감독은 사이먼 앤드 가펑클의 노래를 간절히 쓰고 싶었다. 그래서 사이먼에게 신곡을 요청하지만 편집이 끝나갈 무렵까지 곡은 나오지 않았다. 대신 사이먼은 기존에 작업 중인 몇몇 곡들을 들려준다. 한 곡이 니콜스의 귀에 쏙 들어왔다. 사이먼은 “이건 영화를 위한 곡이 아니라 루스벨트 여사와 조 디마지오에 대한 곡”이라고 말한다. 그러나 니콜스 감독은 “그 곡은 이제 로빈슨 부인에 대한 거요.”라고 말하며, 사이먼 앤드 가펑클의 명곡 「미시즈 로빈슨」을 탄생시킨다. (171쪽)
영화음악의 드라마틱한 탄생배경을 살펴보며 우리는 더욱 영화음악을 사랑할 수 있게 된다. 영화와 영화음악이 거친 산고의 고통을 통해 영화음악이 왜 우리를 감동시킬 수 있었는지에 대한 실마리가 드러나기 때문이다. 영화음악을 듣는 것은 세월의 선율에 따라 행복의 시간을 더듬어가는 일이다. 재미난 일화와 결정적 사건들로 이루어진 영화음악의 속살을 한 꺼풀씩 벗겨가며 영화에 대한 이해와 즐거움은 한층 더 깊어진다.
‘불멸의 영화음악’을 들으며 시간에 잠기다
영화음악을 들으면서 영화음악에 대한 책을 읽는다면 어떤 느낌이 들까? 『영화는 끝나도 음악은 남아있다』는 그 느낌을 전하기 위해 부록으로 ‘불멸의 영화음악 CD’를 포함시켰다. 책에서 언급된 수많은 고전영화 중에서 꼭 다시 들어볼 만한 영화음악 16곡을 선정해 책을 읽으면서 영화음악을 들을 수 있도록 한 것이다. <2001년 스페이스 오디세이>에서 사용된 리하르트 슈트라우스의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도입부를 시작으로, <라 비 앙 로즈>의 주제곡 중 하나로 에디트 피아프가 직접 노래하는 「Non, Je Ne Regrette Rien」로 마무리되는 ‘불멸의 영화음악 CD’는 영화음악을 다시 듣고자 하는 독자들을 위한 기분 좋은 선물이 될 것이다.
영화음악은 마음속으로, 삶 속으로 스며드는 음악이다. 영화음악을 다시 들으면 어딘가에서 어긋나 있던 마음이 차분히 제자리로 들어가는 듯한 체험을 하게 된다. 영화음악은 다른 어떤 음악보다도 기억에 밀착하게 달라붙어 있어서 언제든 다시 추억 속으로 빠져들게 만들기 때문이다. 이 책은 영화음악과 얽혀 있는 우리의 기억을 일깨우고, 행복하고 아름다운 추억을 떠올리게 한다. 그리고 무엇보다 영화를 다시 보고 싶게 하고, 영화음악을 다시 듣고 싶게 한다. 영화음악과 함께, 그때 그 시절의 시간에 잠겨 삶과 마음을 차분히 돌아볼 수 있도록 이끄는 것이다.
목차
들어가며
불멸의 영화음악 CD 수록곡
아날로그 영화는 영원하다 - 1950년대까지
음악은 마법 같은 것 - 오즈의 마법사
내일은 내일의 태양이 떠오른다 -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디즈니랜드, 클래식 음악을 만나다 - 판타지아
완전한 멜로 - 카사블랑카
고흐와 로트렉이 뮤지컬을 만든다면 - 파리의 아메리카인
미국 대통령들이 권한 영화 - 하이 눈
폭우가 쏟아져도 즐거운 뮤지컬 - 사랑은 비를 타고
짐승처럼 취급받던 남자의 사랑 - 길
사랑은 사월의 장미 같은 것 - 모정
‘왕’과 함께 댄스를! - 왕과 나
재즈를 캐스팅한 영화 - 사형대의 엘리베이터
오르페우스가 보사노바를 연주할 때 - 흑인 오르페
나이 먹지 않는 영화들 - 1960년대
희대의 꽃미남이 등장하다 - 태양은 가득히
마지막 총잡이들에게 바치는 찬가 - 황야의 7인
로미오와 줄리엣, 뉴욕 뒷골목으로 오다 - 웨스트사이드 스토리
오드리 헵번이 ‘문 리버’를 노래할 때 - 티파니에서 아침을
마카로니 웨스턴, 불량식품 서부극의 재미 - 황야의 무법자
프랑스식 뮤지컬을 보고 싶다면 - 쉘부르의 우산
이것이 진짜 영화다 - 닥터 지바고
영원히 나이 먹지 않는 뮤지컬 - 사운드 오브 뮤직
오늘은 당신, 오늘은 나, 오늘은 사랑 - 남과 여
사이먼과 가펑클이 말하려 한 것 - 졸업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노래했다 - 2001년 스페이스 오디세이
이토록 영화 같은 - 1970~80년대
함박눈이 내리면 우리, 사랑을 하자 - 러브 스토리
완벽한 영화 - 대부
갱스터 코미디 제1호 - 스팅
영화가 마술이 될 때 - 배리 린든
최고의 스포츠 뮤직 - 록키
그대에게 ‘포스’가 함께 하리라 - 스타워즈
어느 날 소녀에게 첫사랑이 찾아왔다 - 라붐
댄서를 꿈꾼 신데렐라 - 플래시댄스
극장에서 모차르트의 음악을 듣다 - 아마데우스
그에게 사랑을 느끼지 않은 여자가 어디 있으랴 - 아웃 오브 아프리카
여섯 살 꼬마가 보았던 세상 - 아빠는 출장 중
젊음은 스피드를 욕망한다 - 탑 건
전장터에 울린 아다지오 - 플래툰
꿈꾸고 춤추고 사랑하라 - 더티 댄싱
영화 하나에 추억, 영화 하나에 사랑 - 시네마 천국
그녀에게 키스하지 않을 건가요? - 인어 공주
뉴욕이 재즈를 만났을 때 - 해리가 샐리를 만났을 때
영화는 계속되어야 한다 - 1990년대 이후
나의 삶은 무슨 색일까? - 세 가지 색, 블루
아프리카의 교향시 - 라이온 킹
루저들에게 바치는 진혼곡 - 라스베가스를 떠나며
쿠바 할배들, 카네기홀에 서다 - 부에나비스타 소셜 클럽
시절은 지나갔고, 이제 남은 것은 없다 - 화양연화
인생에서 가장 위대한 것은 사랑받는 일이다 - 물랑 루즈
예술은 길고, 인생은 더 길다 - 그녀에게
노래하지 않으면 살 수 없었던 작은 새 - 라 비 앙 로즈
한 곡 더 듣고 싶어요? - 맘마미아!
그리고 우리의 추억
한국 영화음악이 탄생하던 시절 - 별들의 고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