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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카페 | JG0000007326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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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잃어버린 마을, 무등이왓
*잃어버린 마을 : ‘제주 4・3’ 때인 1948년 11월, 이승만 정부의 ‘중산간지역 소개령’에 따라 불태워지고, 주민들이 학살당하거나 뿔뿔이 흩어진 뒤 돌아오지 못해 버려진 마을들을 이르는 말. 제주4・3사건위원회는 84개, 제주4・3연구소는 108개로 파악하고 있습니다.
*무등이왓 : 서귀포시 안덕면 동광리에 있는 ‘잃어버린 마을’들 가운데 하나. ‘4・3’ 당시 동광리에서는 무등이왓 주민들을 포함하여 어른과 어린이 156명이 학살당하고 초가집 130여 채가 불타 버렸습니다. 무등이왓은 지금 밭담으로 쓰이는 돌담만 마을의 흔적으로 남아 있습니다.
무등이왓에 부는 바람
우리가 무등이왓 마을을 잃은 지 73년이 지난 2021년 6월, 그곳에 그림 그리고 글 쓰던 사람들이 찾아와 하얀 손으로 밭을 일구고 씨를 뿌렸습니다. 작고 노란 좁씨였습니다.
하나둘 싹이 터 밭이 파릇해졌을 무렵 156명의 영혼을 위해 제를 지내고, 여름내 땡볕 아래 잡초와 씨름하며 조 농사를 지었습니다. 늦은 태풍에 쓰러진 조 포기들을 일으켜 세우고, 다시 쓰러지지 말라고 한 다발씩 묶어 주었습니다.
선물을 마련하기 위함이었지요. ‘잃어버린 마을에서 보내는 선물’, 이듬해 4월 3일, 추념식에서 억울하게 죽어간 4・3의 영혼들에게 바칠 제사 술입니다.
이윽고 가을, 태풍에 절반을 잃고 남은 절반 중 또 참새 떼가 절반은 먹고 남은 좁쌀을 거두었습니다. 조 농사는 20년만이라면서도 척척 거침이 없던 동광마을 삼춘들과 함께 좁쌀을 까부를 때, 문득 무등이왓에 바람이 불어왔습니다. 삼춘들의 솔박질을 돕기라도 하겠다는 듯…
끝없이, 끝없이, 바람이 불어왔습니다.
알곡으로 술을 빚어 바친다 하니, 무등이왓 넋들이 화답이라도 한 걸까요?
잃어버린 마을에서 보내는 선물
거둔 좁쌀로 오메기술을 빚고 소줏고리로 내려 고소리술 몇 병을 얻었습니다. 난리 때 피신한 무등이왓 사람들을 품어 주었던 도너리오름 큰넓궤를 찾아가 동굴 속 깊숙한 곳에 들여놓았습니다. 아직은 설익은 선물이 맑게 익어 가도록, 그 시절 아픈 사람들을 보듬었듯이 고이고이 품어 주시길 바라며….
아무 죄 없는 사람들이 억울하게 죽어간 슬픈 역사들. , 되풀이하지 않기 위하여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할까요? 기억과 기록…. 제주 4・3 기억 프로젝트 ‘잃어버린 마을에서 보내는 선물’에 참여했던 김영화 작가가 그 선물을 마련하기 위한 땀과 정성의 나날을 그림책으로 기록했습니다. 그리고 우리 가락의 정취를 담아 노래하는 동요 듀오 솔솔이 그 그림책을 노래로 만들어 불렀습니다.
그간 적잖은 예술가들이 그림책, 만화, 영화, 연극들로 제주 4・3을 기록해 왔습니다. 대개는 그때 거기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를 이야기했지요. 이제 《무등이왓에 부는 바람》이 4・3을 기억하는 오늘 여기, 우리들의 이야기를 담아 전합니다. 억울하고 슬픈 넋들이 영영 잊히지 않도록….
*제주 4・3 기억 프로젝트 ‘잃어버린 마을에서 보내는 선물’은
해마다 이어집니다. 올해 2022년에는 무등이왓 600여 평의 밭에서
제주의 문인화가들과 동광리 주민 40여 명이 함께 땀 흘리고 있습니다.
*잃어버린 마을 : ‘제주 4・3’ 때인 1948년 11월, 이승만 정부의 ‘중산간지역 소개령’에 따라 불태워지고, 주민들이 학살당하거나 뿔뿔이 흩어진 뒤 돌아오지 못해 버려진 마을들을 이르는 말. 제주4・3사건위원회는 84개, 제주4・3연구소는 108개로 파악하고 있습니다.
*무등이왓 : 서귀포시 안덕면 동광리에 있는 ‘잃어버린 마을’들 가운데 하나. ‘4・3’ 당시 동광리에서는 무등이왓 주민들을 포함하여 어른과 어린이 156명이 학살당하고 초가집 130여 채가 불타 버렸습니다. 무등이왓은 지금 밭담으로 쓰이는 돌담만 마을의 흔적으로 남아 있습니다.
무등이왓에 부는 바람
우리가 무등이왓 마을을 잃은 지 73년이 지난 2021년 6월, 그곳에 그림 그리고 글 쓰던 사람들이 찾아와 하얀 손으로 밭을 일구고 씨를 뿌렸습니다. 작고 노란 좁씨였습니다.
하나둘 싹이 터 밭이 파릇해졌을 무렵 156명의 영혼을 위해 제를 지내고, 여름내 땡볕 아래 잡초와 씨름하며 조 농사를 지었습니다. 늦은 태풍에 쓰러진 조 포기들을 일으켜 세우고, 다시 쓰러지지 말라고 한 다발씩 묶어 주었습니다.
선물을 마련하기 위함이었지요. ‘잃어버린 마을에서 보내는 선물’, 이듬해 4월 3일, 추념식에서 억울하게 죽어간 4・3의 영혼들에게 바칠 제사 술입니다.
이윽고 가을, 태풍에 절반을 잃고 남은 절반 중 또 참새 떼가 절반은 먹고 남은 좁쌀을 거두었습니다. 조 농사는 20년만이라면서도 척척 거침이 없던 동광마을 삼춘들과 함께 좁쌀을 까부를 때, 문득 무등이왓에 바람이 불어왔습니다. 삼춘들의 솔박질을 돕기라도 하겠다는 듯…
끝없이, 끝없이, 바람이 불어왔습니다.
알곡으로 술을 빚어 바친다 하니, 무등이왓 넋들이 화답이라도 한 걸까요?
잃어버린 마을에서 보내는 선물
거둔 좁쌀로 오메기술을 빚고 소줏고리로 내려 고소리술 몇 병을 얻었습니다. 난리 때 피신한 무등이왓 사람들을 품어 주었던 도너리오름 큰넓궤를 찾아가 동굴 속 깊숙한 곳에 들여놓았습니다. 아직은 설익은 선물이 맑게 익어 가도록, 그 시절 아픈 사람들을 보듬었듯이 고이고이 품어 주시길 바라며….
아무 죄 없는 사람들이 억울하게 죽어간 슬픈 역사들. , 되풀이하지 않기 위하여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할까요? 기억과 기록…. 제주 4・3 기억 프로젝트 ‘잃어버린 마을에서 보내는 선물’에 참여했던 김영화 작가가 그 선물을 마련하기 위한 땀과 정성의 나날을 그림책으로 기록했습니다. 그리고 우리 가락의 정취를 담아 노래하는 동요 듀오 솔솔이 그 그림책을 노래로 만들어 불렀습니다.
그간 적잖은 예술가들이 그림책, 만화, 영화, 연극들로 제주 4・3을 기록해 왔습니다. 대개는 그때 거기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를 이야기했지요. 이제 《무등이왓에 부는 바람》이 4・3을 기억하는 오늘 여기, 우리들의 이야기를 담아 전합니다. 억울하고 슬픈 넋들이 영영 잊히지 않도록….
*제주 4・3 기억 프로젝트 ‘잃어버린 마을에서 보내는 선물’은
해마다 이어집니다. 올해 2022년에는 무등이왓 600여 평의 밭에서
제주의 문인화가들과 동광리 주민 40여 명이 함께 땀 흘리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