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자료
와일드 게임: 엄마, 엄마의 애인, 그리고 나
- 저자/역자
- 에이드리엔 브로더 지음 / 정연희 옮김
- 펴낸곳
- 문학동네
- 발행년도
- 2021
- 형태사항
- 335p.; 21cm
- 원서명
- Wild game:my mother, her lover, and me
- ISBN
- 9788954682220
- 분류기호
- 한국십진분류법->844
소장정보
위치 | 등록번호 | 청구기호 / 출력 | 상태 | 반납예정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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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 가능 (1) | ||||
북카페 | JG0000007040 | - |
이용 가능 (1)
- 등록번호
- JG0000007040
- 상태/반납예정일
- -
- 위치/청구기호(출력)
- 북카페
책 소개
“누구하고 사랑에 빠질지는 통제할 수 없어, 안 그래?”
한 번의 키스, 그 이후 엄마는 아빠의 가장 친한 친구와
헤어날 길 없는 사랑에 빠졌다
진솔한 고백으로 미 전역을 사로잡은 화제의 베스트셀러!
〈워싱턴포스트〉·〈피플〉·NPR·굿리즈 선정 2019년 올해의 책
◆
바닷가에서 맞이한 여름, 그는 들판과 바다에서 야생의 고기를 잡아왔고
엄마는 저녁 식탁에 먹음직스러운 성찬을 차렸다.
매력적이고 복잡한 엄마에게 매혹된 딸의 이야기와 그 복잡한 사연의 멋진 결말!
에이드리엔이 열네 살이던 7월의 어느 더운 밤, 케이프코드에서 말라바는 한밤중에 딸을 깨워 충격적인 고백을 하고, 그 고백은 앞으로 그들의 인생행로를 결정짓는다.
“그가 방금 내게 키스했어.”
에이드리엔은 대번에 엄마가 속을 터놓는 친구이자 조력자 되고, 엄마의 갑작스러운 햇살 같은 관심 속에서 활짝 피어난다. 엄마는 딸의 도움을 받으며, 남편의 가장 친한 친구와 불륜 관계를 계속 이어가는데……
『와일드 게임』은 오랫동안 관심을 받을 탁월한 회고록이다. 이 책은 우리와 가까운 사람들이 가깝다는 이유만으로 어떻게 우리 마음을 아프게 할 수 있는지, 스스로 내린 선택을 정당화하기 위해 우리는 어떤 거짓말을 하는지에 관한 이야기 들려준다. 이 책은 회복에 관한 놀라운 이야기이며, 우리는 궁극적으로 부모에게서 경험한 부모의 모습이 될 필요가 없다는 것을 일깨워준다.
내 평생의 사랑, 말라바:
엄마의 이야기
나의 엄마, 말라바는 남편의 가장 친한 친구와 사랑에 빠졌다. 그리고 딸인 ‘나’는 열네 살 때부터 20대를 벗어날 때까지 엄마의 불륜을 도와준다. 이 드라마틱한 이야기는 실화다.
나의 엄마는 아름답다. 무엇보다, 그녀는 타고난 요리사다. 야생의 재료로도 매혹적인 요리를 뚝딱 만들어낸다. 엄마가 만들어낸 요리는 본능을 자극한다. 엄마를 위해 엄마의 애인 벤은 두 부부가 함께 만나는 만찬에 쓸 재료로 ‘사냥 고기(wild game)’를 가져오기로 하고, 그들은 『와일드 게임』이란 레시피 책을 쓴다는 핑계로 만남을 이어간다. 각자의 배우자가 지켜보는 저녁 식탁에서, 때로는 그럴듯한 이유를 대고 다른 도시까지 떠난 여행에서, 그들의 금지된 사랑은 오랫동안 이어진다.
그들의 관계는 옳지 않다. 그러나 이 이야기는 제어할 수 없는 욕망과 삶의 찬란한 불꽃들에 관한 이야기다. ‘나’는 오랫동안 불만족한 상태에 빠져 있다가 벤을 만나 한없이 생기 넘치는 모습으로 바뀐 엄마의 처지에 공감한다.
부엌살림을 하는 여자라는 말에 러플 주름이 달린 앞치마를 한 사랑스러운 주부나 어린아이들을 충실히 먹여 살리는 고달픈 어머니를 연상했다면, 엉뚱한 부엌의 엉뚱한 여자로 완전히 헛짚은 것이다. 만의 해변으로 가는 구불구불한 길 맨 끝에 있는 이 집에서 부엌은 사령부요, 말라바는 오성 장군이었다. 개방된 형태의 주방이 유행하기 한참 전에 말라바는 요리하는 사람은 혼자 더운 방에 처박혀 닫힌 문 뒤에서 노동하는 사람이 아니라 칭송받아 마땅한 존재라고 말했다. 머랭이라는 배가 크렘 앙글레즈의 바다에 띄워진 곳도, 완벽하게 구워진 푸아그라에 졸인 무화과를 끼얹은 곳도, 물냉이와 꽃상추 샐러드에 노련하게 올리브오일과 바다 소금을 뿌린 곳도 이 부엌이었다.
엄마는 레시피를 거의 따르지 않았다. 볼 필요가 없었다. 음식의 화학 성분을 파악하는 능력이 장착되어 미각과 본능과 손끝만 있으면 끝이었다. 혀에 진한 소스 한 방울이면 극소량의 카다멈도, 얇게 한 조각 들어간 레몬 껍질도, 남모르게 살짝 넣은 재료의 향도 감지해낼 수 있었다. 엄마에겐 어떤 재료를 배합하면 되는지, 온도가 요리를 어떻게 달라지게 만드는지에 대한 타고난 감각이 있었다. 엄마는 또한 이 재능의 위력을 아주 잘 알고 있었는데, 남자와 관련되었을 때 특히 그랬다. 날카로운 칼과 향신료와 불만 있으면 그 향으로 남자들이 가득 탄 배를 바위로 유인하는 만찬을 차려냈고, 남자들이 깊은 바다로 뛰어드는 것을 지켜보며 기쁨을 느꼈다. 나는 그리스 신화를 읽어 세이렌에 대해 알고 있었기 때문에 엄마의 그런 능력에 감탄했다. (21~22쪽)
1980년대에 시작된 엄마의 불륜은 마치 일식처럼 엄마 삶에서 일어나는 다른 일을 거의 모두 가렸다. 엄마는 그 관계로 인해 찬란히 빛났고 뜨겁게 달아올랐으며 한동안 눈이 멀었다. 저녁 파티를 열고, 행사에 같이 참석하고, 가족 모임을 주선하는 등 여전히 찰스를 위해 할 수 있는 일을 했지만, 벤 사우더에 대한 욕망은 어떻게 해도 충족되지 않았다. “레니, 내가 이렇게 생생하게 살아 있었던 적이 없어.” 어느 날 엄마가 들뜬 표정으로 말했다. (73쪽)
엄마와 벤은 함께 굴을 까고, 청둥오리 깃털을 뽑고, 다루기 까다로운 숲속 동물의 내장을 꺼냈다. 두 사람이 쏟아내는 말에는 그들이 구운 사냥 고기에 대한 포르노그래피적인 중의적 표현이 가득했다. 살살 녹는 엉덩이살, 감미로운 가슴살, 야들야들한 허벅지살. 그들의 모든 몸짓이 야하고 관능적으로 느껴졌다. 조갯살을 껍데기에서 스릅스릅 파먹는 것이나, 뼈를 씹어 골수를 쪽쪽 빨아먹는 것이나, 접시에 남은 소스에 새끼손가락을 담그는 방식만 봐도 그랬다. 그들이 음음거리며 즐겁게 먹을 때 그 소리가 내 위를 뒤틀리게 만드는 바람에 내가 2층으로 뛰어올라가 소화제 텀스를 한 움큼 집어삼켜야 한들 그게 무슨 대수겠는가. (102쪽)
“누구하고 사랑에 빠질지는 통제할 수 없어, 안 그래?” (…) 엄마는 내가 아는 누구보다 행복할 자격이 있었다. (116쪽)
지독한 사랑과 이별, 그리고 회복:
딸의 이야기
그러나 괜찮을 리 없었다. 일상적이고 습관적인 거짓말은 나의 영혼을 좀먹어들어갔다.
게다가 나는 점점 자라나면서 엄마 애인의 아들에게 끌린다. 그리고 이야기는 점점 더 복잡해지는데……
이 이야기는 엄마와 엄마 애인의 로맨스에 대한 서사이기도 하지만, 나의 온전한 성장기이기도 하며, 평생 엄마의 사랑을 갈구한 한 딸의 이야기일 수도 있다.
거짓말을 자주 하면 실제 진실보다 더 진실로 느껴질 뿐 아니라, 사랑하는 사람에게 거짓말을 하게 되면―그리고 나는 정말로 찰스를 사랑했다―중요한 단 하나, 진실한 관계를 맺을 가능성을 잃는다. 거짓말이 처음으로 내 입술을 통해 나온 그날, 나는 찰스와 진실한 관계를 맺을 가능성을 상실했다. 시간이 지나면서, 나는 나 자신과 진실한 관계를 맺을 가능성도 잃어갔다. (84쪽)
한 번의 키스 이후 말라바와 벤은 헤어날 길 없는 사랑에 빠졌다. 그게 그렇게 잘못된 건가? 내가 나 자신에게 계속했던 질문이다. 말라바는 누구도 다치게 할 마음이 없었다. 그저 약속된 해피엔드를 바랐을 뿐이다. (…) 나는 이 드라마와 함께 성장했고, 지금 그 상황을 어른의 눈으로 보기 시작했다고 해도 여전히 엄마에게 충성스러운 딸이었다. 엄마의 고통이 다른 모두의 고통을 덮어버리는 것 같았다. (231~232쪽)
아니, 엄마가 더이상 나를 가까이 두고 싶어하지 않을 거란 생각은 해본 적이 없었다. 단 한 번도. _298쪽
누구의 딸도 아닌,
누구의 엄마도 아닌
모든 이야기가 분별과 단죄로 요약되어야 한다고 믿는다면 굳이 이 책을 펼쳐들 필요는 없으리라.
그러나 이 회고록은 인간의 마음이 도리 없이 어디론가 흘러간 궤적을 담았다. 비로소 삶을 돌아볼 수 있는 자리에 이르러, 이제는 한 인간으로서의 엄마를 이해할 수 있는 시점에 이르러 글쓴이는 눈물을 삼키며 묻는다.
“엄마, 엄마가 저라면 뭘 쓸 것 같아요?”
한 번의 키스, 그 이후 엄마는 아빠의 가장 친한 친구와
헤어날 길 없는 사랑에 빠졌다
진솔한 고백으로 미 전역을 사로잡은 화제의 베스트셀러!
〈워싱턴포스트〉·〈피플〉·NPR·굿리즈 선정 2019년 올해의 책
◆
바닷가에서 맞이한 여름, 그는 들판과 바다에서 야생의 고기를 잡아왔고
엄마는 저녁 식탁에 먹음직스러운 성찬을 차렸다.
매력적이고 복잡한 엄마에게 매혹된 딸의 이야기와 그 복잡한 사연의 멋진 결말!
에이드리엔이 열네 살이던 7월의 어느 더운 밤, 케이프코드에서 말라바는 한밤중에 딸을 깨워 충격적인 고백을 하고, 그 고백은 앞으로 그들의 인생행로를 결정짓는다.
“그가 방금 내게 키스했어.”
에이드리엔은 대번에 엄마가 속을 터놓는 친구이자 조력자 되고, 엄마의 갑작스러운 햇살 같은 관심 속에서 활짝 피어난다. 엄마는 딸의 도움을 받으며, 남편의 가장 친한 친구와 불륜 관계를 계속 이어가는데……
『와일드 게임』은 오랫동안 관심을 받을 탁월한 회고록이다. 이 책은 우리와 가까운 사람들이 가깝다는 이유만으로 어떻게 우리 마음을 아프게 할 수 있는지, 스스로 내린 선택을 정당화하기 위해 우리는 어떤 거짓말을 하는지에 관한 이야기 들려준다. 이 책은 회복에 관한 놀라운 이야기이며, 우리는 궁극적으로 부모에게서 경험한 부모의 모습이 될 필요가 없다는 것을 일깨워준다.
내 평생의 사랑, 말라바:
엄마의 이야기
나의 엄마, 말라바는 남편의 가장 친한 친구와 사랑에 빠졌다. 그리고 딸인 ‘나’는 열네 살 때부터 20대를 벗어날 때까지 엄마의 불륜을 도와준다. 이 드라마틱한 이야기는 실화다.
나의 엄마는 아름답다. 무엇보다, 그녀는 타고난 요리사다. 야생의 재료로도 매혹적인 요리를 뚝딱 만들어낸다. 엄마가 만들어낸 요리는 본능을 자극한다. 엄마를 위해 엄마의 애인 벤은 두 부부가 함께 만나는 만찬에 쓸 재료로 ‘사냥 고기(wild game)’를 가져오기로 하고, 그들은 『와일드 게임』이란 레시피 책을 쓴다는 핑계로 만남을 이어간다. 각자의 배우자가 지켜보는 저녁 식탁에서, 때로는 그럴듯한 이유를 대고 다른 도시까지 떠난 여행에서, 그들의 금지된 사랑은 오랫동안 이어진다.
그들의 관계는 옳지 않다. 그러나 이 이야기는 제어할 수 없는 욕망과 삶의 찬란한 불꽃들에 관한 이야기다. ‘나’는 오랫동안 불만족한 상태에 빠져 있다가 벤을 만나 한없이 생기 넘치는 모습으로 바뀐 엄마의 처지에 공감한다.
부엌살림을 하는 여자라는 말에 러플 주름이 달린 앞치마를 한 사랑스러운 주부나 어린아이들을 충실히 먹여 살리는 고달픈 어머니를 연상했다면, 엉뚱한 부엌의 엉뚱한 여자로 완전히 헛짚은 것이다. 만의 해변으로 가는 구불구불한 길 맨 끝에 있는 이 집에서 부엌은 사령부요, 말라바는 오성 장군이었다. 개방된 형태의 주방이 유행하기 한참 전에 말라바는 요리하는 사람은 혼자 더운 방에 처박혀 닫힌 문 뒤에서 노동하는 사람이 아니라 칭송받아 마땅한 존재라고 말했다. 머랭이라는 배가 크렘 앙글레즈의 바다에 띄워진 곳도, 완벽하게 구워진 푸아그라에 졸인 무화과를 끼얹은 곳도, 물냉이와 꽃상추 샐러드에 노련하게 올리브오일과 바다 소금을 뿌린 곳도 이 부엌이었다.
엄마는 레시피를 거의 따르지 않았다. 볼 필요가 없었다. 음식의 화학 성분을 파악하는 능력이 장착되어 미각과 본능과 손끝만 있으면 끝이었다. 혀에 진한 소스 한 방울이면 극소량의 카다멈도, 얇게 한 조각 들어간 레몬 껍질도, 남모르게 살짝 넣은 재료의 향도 감지해낼 수 있었다. 엄마에겐 어떤 재료를 배합하면 되는지, 온도가 요리를 어떻게 달라지게 만드는지에 대한 타고난 감각이 있었다. 엄마는 또한 이 재능의 위력을 아주 잘 알고 있었는데, 남자와 관련되었을 때 특히 그랬다. 날카로운 칼과 향신료와 불만 있으면 그 향으로 남자들이 가득 탄 배를 바위로 유인하는 만찬을 차려냈고, 남자들이 깊은 바다로 뛰어드는 것을 지켜보며 기쁨을 느꼈다. 나는 그리스 신화를 읽어 세이렌에 대해 알고 있었기 때문에 엄마의 그런 능력에 감탄했다. (21~22쪽)
1980년대에 시작된 엄마의 불륜은 마치 일식처럼 엄마 삶에서 일어나는 다른 일을 거의 모두 가렸다. 엄마는 그 관계로 인해 찬란히 빛났고 뜨겁게 달아올랐으며 한동안 눈이 멀었다. 저녁 파티를 열고, 행사에 같이 참석하고, 가족 모임을 주선하는 등 여전히 찰스를 위해 할 수 있는 일을 했지만, 벤 사우더에 대한 욕망은 어떻게 해도 충족되지 않았다. “레니, 내가 이렇게 생생하게 살아 있었던 적이 없어.” 어느 날 엄마가 들뜬 표정으로 말했다. (73쪽)
엄마와 벤은 함께 굴을 까고, 청둥오리 깃털을 뽑고, 다루기 까다로운 숲속 동물의 내장을 꺼냈다. 두 사람이 쏟아내는 말에는 그들이 구운 사냥 고기에 대한 포르노그래피적인 중의적 표현이 가득했다. 살살 녹는 엉덩이살, 감미로운 가슴살, 야들야들한 허벅지살. 그들의 모든 몸짓이 야하고 관능적으로 느껴졌다. 조갯살을 껍데기에서 스릅스릅 파먹는 것이나, 뼈를 씹어 골수를 쪽쪽 빨아먹는 것이나, 접시에 남은 소스에 새끼손가락을 담그는 방식만 봐도 그랬다. 그들이 음음거리며 즐겁게 먹을 때 그 소리가 내 위를 뒤틀리게 만드는 바람에 내가 2층으로 뛰어올라가 소화제 텀스를 한 움큼 집어삼켜야 한들 그게 무슨 대수겠는가. (102쪽)
“누구하고 사랑에 빠질지는 통제할 수 없어, 안 그래?” (…) 엄마는 내가 아는 누구보다 행복할 자격이 있었다. (116쪽)
지독한 사랑과 이별, 그리고 회복:
딸의 이야기
그러나 괜찮을 리 없었다. 일상적이고 습관적인 거짓말은 나의 영혼을 좀먹어들어갔다.
게다가 나는 점점 자라나면서 엄마 애인의 아들에게 끌린다. 그리고 이야기는 점점 더 복잡해지는데……
이 이야기는 엄마와 엄마 애인의 로맨스에 대한 서사이기도 하지만, 나의 온전한 성장기이기도 하며, 평생 엄마의 사랑을 갈구한 한 딸의 이야기일 수도 있다.
거짓말을 자주 하면 실제 진실보다 더 진실로 느껴질 뿐 아니라, 사랑하는 사람에게 거짓말을 하게 되면―그리고 나는 정말로 찰스를 사랑했다―중요한 단 하나, 진실한 관계를 맺을 가능성을 잃는다. 거짓말이 처음으로 내 입술을 통해 나온 그날, 나는 찰스와 진실한 관계를 맺을 가능성을 상실했다. 시간이 지나면서, 나는 나 자신과 진실한 관계를 맺을 가능성도 잃어갔다. (84쪽)
한 번의 키스 이후 말라바와 벤은 헤어날 길 없는 사랑에 빠졌다. 그게 그렇게 잘못된 건가? 내가 나 자신에게 계속했던 질문이다. 말라바는 누구도 다치게 할 마음이 없었다. 그저 약속된 해피엔드를 바랐을 뿐이다. (…) 나는 이 드라마와 함께 성장했고, 지금 그 상황을 어른의 눈으로 보기 시작했다고 해도 여전히 엄마에게 충성스러운 딸이었다. 엄마의 고통이 다른 모두의 고통을 덮어버리는 것 같았다. (231~232쪽)
아니, 엄마가 더이상 나를 가까이 두고 싶어하지 않을 거란 생각은 해본 적이 없었다. 단 한 번도. _298쪽
누구의 딸도 아닌,
누구의 엄마도 아닌
모든 이야기가 분별과 단죄로 요약되어야 한다고 믿는다면 굳이 이 책을 펼쳐들 필요는 없으리라.
그러나 이 회고록은 인간의 마음이 도리 없이 어디론가 흘러간 궤적을 담았다. 비로소 삶을 돌아볼 수 있는 자리에 이르러, 이제는 한 인간으로서의 엄마를 이해할 수 있는 시점에 이르러 글쓴이는 눈물을 삼키며 묻는다.
“엄마, 엄마가 저라면 뭘 쓸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