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자료문학동네 세계문학
맨해튼 비치: 제니퍼 이건 장편소설
- 저자/역자
- 제니퍼 이건 지음 / 최세희 옮김
- 펴낸곳
- 문학동네
- 발행년도
- 2019
- 형태사항
- 670p.; 21cm
- 총서사항
- 문학동네 세계문학
- 원서명
- Manhattan Beach Manhattan beach
- ISBN
- 9788954657433
- 분류기호
- 한국십진분류법->843
소장정보
위치 | 등록번호 | 청구기호 / 출력 | 상태 | 반납예정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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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카페 | JG0000005553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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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등록번호
- JG0000005553
- 상태/반납예정일
- -
- 위치/청구기호(출력)
- 북카페
책 소개
맹렬히 빨아들이는 이야기의 힘
퓰리처상 수상작가 제니퍼 이건 최신작
2018 뉴욕 공립도서관 주관 “One Book, One New York” 1위
2017 USA 투데이・파이낸셜 타임스・샌프란시스코 크로니클・가디언・타임
보그・에스콰이어・커커스 리뷰・필라델피아 인콰이어러・NPR 올해 최고의 책
2017 뉴욕 타임스・워싱턴 포스트 주목할 만한 책
퓰리처상 수상작가 제니퍼 이건의 2017년 최신작이자 다섯번째 장편소설 『맨해튼 비치』는 2차 세계대전 하의 브루클린 해군 공창에서 다이버가 되기 위해 분투하는 젊은 여성을 중심으로 대공황기에 삶의 기반을 잃어버리고 사라진 그녀의 아버지, 그 실종의 비밀을 알고 있는 갱스터의 뒤엉킨 운명이 펼쳐지는 묵직한 드라마다. 하나의 범주로 규정되길 거부하는 제니퍼 이건의 기량이 유감없이 발휘된 대작으로, 남성중심사회에서 꿋꿋하게 자립하는 여성의 성장을 그린 페미니즘 소설이자 20세기 초 격렬한 구조변화에 휩쓸린 미국의 단면을 생생히 그려낸 역사소설인 동시에, 그림자에 가려진 조직범죄의 세계를 그린 누아르이기도 하다.
현재 미국문학에서 가장 중요한 작가 중 한 명인 제니퍼 이건은 동시대 문화 트렌드를 작품에 적극 반영하며 소설의 경계를 확장해왔다. 고딕소설과 메타픽션을 넘나들며 현대인의 커뮤니케이션 강박을 그린 『킵』, 시간의 비가역성과 그 비애를 파워포인트와 문자메시지 등 파격적인 형식으로 담아낸 퓰리처상 수상작 『깡패단의 방문』에 이어, 회당 분량을 140자로 제한해 <뉴요커>의 트위터 계정으로 연재한 SF 스파이 스릴러 「블랙박스」에서 문학적 실험은 정점에 달했다. 그렇기에 『맨해튼 비치』는 『모비 딕』의 한 구절로 시작되는 전통적인 작품이라는 점에서도 화제를 모았다. 소설의 탄생은 9・11 테러로 거슬러올라간다. 전 세계를 선도하는 미국의 지위가 바로 지금 흔들리는 것이라면, 이 나라가 초강대국으로 발돋움한 것은 언제인가. 이건은 2차세계대전기의 뉴욕을 주목했고, 여성의 힘이 전면적으로 드러난 책을 쓰고 싶다는 오랜 바람이 그 생각과 이어졌다. 기존의 금기와 규범이 일시적으로 거둬지는 전시戰時는 강인한 여성의 이야기를 그리기에 최적의 무대였다.
2004년 뉴욕 공립도서관의 지원을 받아 조사를 시작했고 이를 바탕으로 완성된 『맨해튼 비치』는 제니퍼 이건의 신작에 쏟아지는 기대를 완벽히 충족시키는 작품이었으며, 출간과 동시에 아마존 이달의 책, <뉴욕 타임스> 베스트셀러, 전미도서상 픽션 부문 후보에 올랐을 뿐 아니라 앤드루 카네기 메달을 수상했다. “‘전통적인’ 작법으로 탄생한 이 소설은 놀랄 만큼 새롭다”(<시카고 트리뷴>) “비밀스러운 누아르이자 많은 의미가 함축된 찬란한 문학적 태피스트리이며, 서정성과 묵직한 감정으로 황홀감을 선사하는 작품”(<보스턴 글로브>) 등의 찬사와 함께 <파이낸셜 타임스> <샌프란시스코 크로니클> <가디언> <타임> <보그> <에스콰이어> <커커스 리뷰> <필라델피아 인콰이어러> NPR ‘올해 최고의 책’, <뉴욕 타임스> <워싱턴 포스트> ‘주목할 만한 책’에 선정되기도 했다. 독자들의 반응도 폭발적이어서, 매년 뉴욕 공립도서관 주관하에 함께 읽고 싶은 한 권의 책을 결정하는 “One Book, One New York” 캠페인에서 2018년 뉴욕 시민들의 가장 많은 지지를 얻으며 1위로 선정되었다. 지금까지 발표한 작품 중에서, 또한 앞으로 쓸 작품까지 포함시켜도 가장 영화적일 거라고 작가 스스로 인정한바 영상화 결정은 어쩌면 당연했다.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 <레이디 버드> <소셜 네트워크> <트루먼 쇼> 등을 성공시킨 프로듀서 스콧 루딘이 판권을 획득해 영화로 제작된다는 소식이 발표되어 다시 한번 뜨거운 관심을 모으고 있다.
대공황과 2차세계대전의 파도에 휩쓸린 뉴욕
그곳에서 그들은 또다른 세상, 또다른 운명을 갈망했다
1934년 말 뉴욕, 에디는 열한 살 난 큰딸 애너를 데리고 브루클린 남단에 위치한 맨해튼 비치의 대저택, 덱스터의 집을 찾는다. 아일랜드 이민자 출신으로 한때 주식 중개를 통해 큰돈을 벌었지만 대공황과 함께 일자리를 잃은 에디는 같은 소년 보호소 출신의 항만 노동조합 지부장 더넬런 밑으로 들어가 심부름꾼 노릇을 하고 있다. 그러나 각종 도박판과 경기 조작으로 서민들의 푼돈을 긁어모으는 더넬런과 그의 뒷돈을 옮기는 자기 처지에 대한 환멸, 가족을 먹여살리기에 턱없이 부족한 보수를 더는 견디지 못하고 이곳에 온 것이다. 더구나 그에게는 장애를 안고 태어난 둘째딸 리디아가 있고, 아이에게 비싼 휠체어를 사주어야 한다.
2차세계대전이 한창인 1942년. 애너는 어머니와 함께 리디아를 보살피며 브루클린 해군공창에서 일하고 있다. 연합군의 선박을 건조하고 수리하는 시설로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브루클린 해군공창은 전장에 파견된 남자들의 빈자리를 채우기 위해 여자들이 대거 고용되었지만, 물리력이 요구되거나 극한의 조건을 감당해야 하는 일은 허락되지 않고 배에 접근하는 것조차 불가능하다. 어릴 때부터 유달리 대담했던 애너는 작은 부품의 치수를 재고 품질을 검사하는 일에 만족하지 못하고 해군공창에서도 거칠기로 손꼽히는 다이버에 지원한다. 100킬로그램에 달하는 장비와 목숨을 위협하는 훈련, 여자라는 이유만으로 쏟아지는 조롱과 멸시를 견디고 다이버가 되는 것 외에도 애너에게는 또하나의 목표가 있다. 몇 년 전 흔적도 없이 사라진 아버지의 자취를 찾는 것. 친구를 따라간 나이트클럽에서 암흑가의 거물로 알려진 덱스터와 마주친 순간, 맨해튼 비치에서 보낸 어린 시절의 기억이 되살아난다. 그날 아버지와 비밀스러운 이야기를 나누던 덱스터는 진실을 알고 있을까.
조폭들에게 고분고분 상납금을 바치던 무력한 아버지에 대한 반감으로 소년 시절 제 발로 지하세계에 들어간 덱스터는 금주법 시기 주류 밀매로 조직 내에서 승승장구하며 권력에 매혹되었다. 이탈리아식 본명을 미국식으로 개명하고 군인 출신 고위층의 딸과 결혼해 신분 세탁까지 성공한 그는 합법적인 나이트클럽을 몇 군데나 소유한 사교계의 거물이자 갱스터 조직의 간부로 우뚝 섰다. 이제 그의 야심은 뉴욕을 넘어 미국을, 전 세계를 좌지우지하는 것. 그림자 세계의 우두머리 Q씨와 엘리트 은행가 장인을 움직여 자신의 꿈에 한 걸음 다가서려는 그때, 애너가 그의 삶에 깊숙이 들어온다. 한때 자신의 눈과 귀가 되어 일하던 에디, 넘어서는 안 되는 선을 넘고 영영 사라져버린 그의 딸이.
수많은 비밀을 품은 바다에서 삶의 좌표를 찾는 사람들
그리고 시대의 관습과 금기를 거부하는 강인한 여성의 이야기
완벽에 가까운 고증을 거쳐 되살아난 1930, 40년대 뉴욕에서 이야기는 세 사람의 시점이 오가는 가운데 애너의 분투를 축으로 에디, 덱스터의 과거와 현재가 서서히 드러나며 진행된다. 가난한 이민자가 북적이는 공동주택, 상류층이 은거하는 고급 주택지, 아일랜드계와 이탈리아계가 대립하는 항구의 뒷골목, 암막커튼 뒤 술과 웃음이 흐르는 나이트클럽에서 세 사람은 지금과는 다른 세상, 다른 운명을 갈망한다. 불법과 폭력, 배신과 음모가 판치는 그림자 세계에서 부패와 비리의 고리를 끊으려는 에디, 조직을 위해 손에 피를 묻히면서도 양지의 합법적인 삶을 추구하는 덱스터, 두 사람의 비밀을 밝혀내고 편견의 굴레를 벗어버리기 위해 기꺼이 바다 밑바닥으로 내려가는 애너. 제각기 다른 미래를 꿈꾸며 살아남기 위해 발버둥치는 세 사람의 중심에는 바다가 있다. 해운과 항만의 본거지이자 이민자를 받아들이는 현관이었던 바다는 당시 뉴욕을 가장 잘 보여주는 상징적인 공간으로, 바다 곁에서 나고 자란 세 사람은 바로 그 바다에서 존재근거와 돌파구를 찾는다. 때로는 더없이 아름답게 반짝이고 때로는 미친듯이 날뛰는 무한대의 그 공간은 제니퍼 이건 특유의 섬세한 표현을 통해 또하나의 주인공이라 할 만큼 강렬한 존재감을 발한다.
무엇보다 작품을 이끌어가는 가장 큰 추동력은 강인하고 영민한 여성 애너다. 전쟁 같은 삶을 투지와 끈기로 헤쳐나가는 이 캐릭터는 2차세계대전 당시 셰르부르의 항구에서 러시아군 여성 다이버를 보았다는 어느 군인의 증언에서 탄생했다. 당시의 다이빙 슈트를 직접 착용해본 작가의 경험과 미 육군 최초 여성 심해 다이버와의 인터뷰, 당시 브루클린 해군공창 노동자의 일기와 서간 검토를 통해 생생하게 복원된 공기는 애너가 감당해야 했던 물리적, 상징적 무게를 고스란히 전한다. 여느 남자에게도 버거운 다이빙 테스트를 보란듯이 통과했음에도 현실의 벽은 공고하고 자기 욕망에 충실하게 살고자 하는 의지는 불합리한 이중잣대에 짓눌리지만, 전통적인 성역할을 거부하고 타고난 승부욕과 집념으로 편견을 깨나가는 그녀의 모습은 깊은 감동을 안긴다.
경이와 공포를 동시에 안기는 바다에서 또다른 세계를 갈망하는 세 사람 앞에는 과연 어떤 운명이 기다리고 있을까. 마지막까지 쉼없이 책장을 넘어가게 하는 스토리텔링 감각과 언어를 세공하는 제니퍼 이건의 탁월한 능력이 정점에 달한 『맨해튼 비치』는 바닷속 저류처럼 독자를 빨아들여 완전히 다른 시공간에 데려다놓을 것이다.
퓰리처상 수상작가 제니퍼 이건 최신작
2018 뉴욕 공립도서관 주관 “One Book, One New York” 1위
2017 USA 투데이・파이낸셜 타임스・샌프란시스코 크로니클・가디언・타임
보그・에스콰이어・커커스 리뷰・필라델피아 인콰이어러・NPR 올해 최고의 책
2017 뉴욕 타임스・워싱턴 포스트 주목할 만한 책
퓰리처상 수상작가 제니퍼 이건의 2017년 최신작이자 다섯번째 장편소설 『맨해튼 비치』는 2차 세계대전 하의 브루클린 해군 공창에서 다이버가 되기 위해 분투하는 젊은 여성을 중심으로 대공황기에 삶의 기반을 잃어버리고 사라진 그녀의 아버지, 그 실종의 비밀을 알고 있는 갱스터의 뒤엉킨 운명이 펼쳐지는 묵직한 드라마다. 하나의 범주로 규정되길 거부하는 제니퍼 이건의 기량이 유감없이 발휘된 대작으로, 남성중심사회에서 꿋꿋하게 자립하는 여성의 성장을 그린 페미니즘 소설이자 20세기 초 격렬한 구조변화에 휩쓸린 미국의 단면을 생생히 그려낸 역사소설인 동시에, 그림자에 가려진 조직범죄의 세계를 그린 누아르이기도 하다.
현재 미국문학에서 가장 중요한 작가 중 한 명인 제니퍼 이건은 동시대 문화 트렌드를 작품에 적극 반영하며 소설의 경계를 확장해왔다. 고딕소설과 메타픽션을 넘나들며 현대인의 커뮤니케이션 강박을 그린 『킵』, 시간의 비가역성과 그 비애를 파워포인트와 문자메시지 등 파격적인 형식으로 담아낸 퓰리처상 수상작 『깡패단의 방문』에 이어, 회당 분량을 140자로 제한해 <뉴요커>의 트위터 계정으로 연재한 SF 스파이 스릴러 「블랙박스」에서 문학적 실험은 정점에 달했다. 그렇기에 『맨해튼 비치』는 『모비 딕』의 한 구절로 시작되는 전통적인 작품이라는 점에서도 화제를 모았다. 소설의 탄생은 9・11 테러로 거슬러올라간다. 전 세계를 선도하는 미국의 지위가 바로 지금 흔들리는 것이라면, 이 나라가 초강대국으로 발돋움한 것은 언제인가. 이건은 2차세계대전기의 뉴욕을 주목했고, 여성의 힘이 전면적으로 드러난 책을 쓰고 싶다는 오랜 바람이 그 생각과 이어졌다. 기존의 금기와 규범이 일시적으로 거둬지는 전시戰時는 강인한 여성의 이야기를 그리기에 최적의 무대였다.
2004년 뉴욕 공립도서관의 지원을 받아 조사를 시작했고 이를 바탕으로 완성된 『맨해튼 비치』는 제니퍼 이건의 신작에 쏟아지는 기대를 완벽히 충족시키는 작품이었으며, 출간과 동시에 아마존 이달의 책, <뉴욕 타임스> 베스트셀러, 전미도서상 픽션 부문 후보에 올랐을 뿐 아니라 앤드루 카네기 메달을 수상했다. “‘전통적인’ 작법으로 탄생한 이 소설은 놀랄 만큼 새롭다”(<시카고 트리뷴>) “비밀스러운 누아르이자 많은 의미가 함축된 찬란한 문학적 태피스트리이며, 서정성과 묵직한 감정으로 황홀감을 선사하는 작품”(<보스턴 글로브>) 등의 찬사와 함께
대공황과 2차세계대전의 파도에 휩쓸린 뉴욕
그곳에서 그들은 또다른 세상, 또다른 운명을 갈망했다
1934년 말 뉴욕, 에디는 열한 살 난 큰딸 애너를 데리고 브루클린 남단에 위치한 맨해튼 비치의 대저택, 덱스터의 집을 찾는다. 아일랜드 이민자 출신으로 한때 주식 중개를 통해 큰돈을 벌었지만 대공황과 함께 일자리를 잃은 에디는 같은 소년 보호소 출신의 항만 노동조합 지부장 더넬런 밑으로 들어가 심부름꾼 노릇을 하고 있다. 그러나 각종 도박판과 경기 조작으로 서민들의 푼돈을 긁어모으는 더넬런과 그의 뒷돈을 옮기는 자기 처지에 대한 환멸, 가족을 먹여살리기에 턱없이 부족한 보수를 더는 견디지 못하고 이곳에 온 것이다. 더구나 그에게는 장애를 안고 태어난 둘째딸 리디아가 있고, 아이에게 비싼 휠체어를 사주어야 한다.
2차세계대전이 한창인 1942년. 애너는 어머니와 함께 리디아를 보살피며 브루클린 해군공창에서 일하고 있다. 연합군의 선박을 건조하고 수리하는 시설로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브루클린 해군공창은 전장에 파견된 남자들의 빈자리를 채우기 위해 여자들이 대거 고용되었지만, 물리력이 요구되거나 극한의 조건을 감당해야 하는 일은 허락되지 않고 배에 접근하는 것조차 불가능하다. 어릴 때부터 유달리 대담했던 애너는 작은 부품의 치수를 재고 품질을 검사하는 일에 만족하지 못하고 해군공창에서도 거칠기로 손꼽히는 다이버에 지원한다. 100킬로그램에 달하는 장비와 목숨을 위협하는 훈련, 여자라는 이유만으로 쏟아지는 조롱과 멸시를 견디고 다이버가 되는 것 외에도 애너에게는 또하나의 목표가 있다. 몇 년 전 흔적도 없이 사라진 아버지의 자취를 찾는 것. 친구를 따라간 나이트클럽에서 암흑가의 거물로 알려진 덱스터와 마주친 순간, 맨해튼 비치에서 보낸 어린 시절의 기억이 되살아난다. 그날 아버지와 비밀스러운 이야기를 나누던 덱스터는 진실을 알고 있을까.
조폭들에게 고분고분 상납금을 바치던 무력한 아버지에 대한 반감으로 소년 시절 제 발로 지하세계에 들어간 덱스터는 금주법 시기 주류 밀매로 조직 내에서 승승장구하며 권력에 매혹되었다. 이탈리아식 본명을 미국식으로 개명하고 군인 출신 고위층의 딸과 결혼해 신분 세탁까지 성공한 그는 합법적인 나이트클럽을 몇 군데나 소유한 사교계의 거물이자 갱스터 조직의 간부로 우뚝 섰다. 이제 그의 야심은 뉴욕을 넘어 미국을, 전 세계를 좌지우지하는 것. 그림자 세계의 우두머리 Q씨와 엘리트 은행가 장인을 움직여 자신의 꿈에 한 걸음 다가서려는 그때, 애너가 그의 삶에 깊숙이 들어온다. 한때 자신의 눈과 귀가 되어 일하던 에디, 넘어서는 안 되는 선을 넘고 영영 사라져버린 그의 딸이.
수많은 비밀을 품은 바다에서 삶의 좌표를 찾는 사람들
그리고 시대의 관습과 금기를 거부하는 강인한 여성의 이야기
완벽에 가까운 고증을 거쳐 되살아난 1930, 40년대 뉴욕에서 이야기는 세 사람의 시점이 오가는 가운데 애너의 분투를 축으로 에디, 덱스터의 과거와 현재가 서서히 드러나며 진행된다. 가난한 이민자가 북적이는 공동주택, 상류층이 은거하는 고급 주택지, 아일랜드계와 이탈리아계가 대립하는 항구의 뒷골목, 암막커튼 뒤 술과 웃음이 흐르는 나이트클럽에서 세 사람은 지금과는 다른 세상, 다른 운명을 갈망한다. 불법과 폭력, 배신과 음모가 판치는 그림자 세계에서 부패와 비리의 고리를 끊으려는 에디, 조직을 위해 손에 피를 묻히면서도 양지의 합법적인 삶을 추구하는 덱스터, 두 사람의 비밀을 밝혀내고 편견의 굴레를 벗어버리기 위해 기꺼이 바다 밑바닥으로 내려가는 애너. 제각기 다른 미래를 꿈꾸며 살아남기 위해 발버둥치는 세 사람의 중심에는 바다가 있다. 해운과 항만의 본거지이자 이민자를 받아들이는 현관이었던 바다는 당시 뉴욕을 가장 잘 보여주는 상징적인 공간으로, 바다 곁에서 나고 자란 세 사람은 바로 그 바다에서 존재근거와 돌파구를 찾는다. 때로는 더없이 아름답게 반짝이고 때로는 미친듯이 날뛰는 무한대의 그 공간은 제니퍼 이건 특유의 섬세한 표현을 통해 또하나의 주인공이라 할 만큼 강렬한 존재감을 발한다.
무엇보다 작품을 이끌어가는 가장 큰 추동력은 강인하고 영민한 여성 애너다. 전쟁 같은 삶을 투지와 끈기로 헤쳐나가는 이 캐릭터는 2차세계대전 당시 셰르부르의 항구에서 러시아군 여성 다이버를 보았다는 어느 군인의 증언에서 탄생했다. 당시의 다이빙 슈트를 직접 착용해본 작가의 경험과 미 육군 최초 여성 심해 다이버와의 인터뷰, 당시 브루클린 해군공창 노동자의 일기와 서간 검토를 통해 생생하게 복원된 공기는 애너가 감당해야 했던 물리적, 상징적 무게를 고스란히 전한다. 여느 남자에게도 버거운 다이빙 테스트를 보란듯이 통과했음에도 현실의 벽은 공고하고 자기 욕망에 충실하게 살고자 하는 의지는 불합리한 이중잣대에 짓눌리지만, 전통적인 성역할을 거부하고 타고난 승부욕과 집념으로 편견을 깨나가는 그녀의 모습은 깊은 감동을 안긴다.
경이와 공포를 동시에 안기는 바다에서 또다른 세계를 갈망하는 세 사람 앞에는 과연 어떤 운명이 기다리고 있을까. 마지막까지 쉼없이 책장을 넘어가게 하는 스토리텔링 감각과 언어를 세공하는 제니퍼 이건의 탁월한 능력이 정점에 달한 『맨해튼 비치』는 바닷속 저류처럼 독자를 빨아들여 완전히 다른 시공간에 데려다놓을 것이다.
목차
1부 | 해변 … 011
2부 | 그림자 세계 … 075
3부 | 바다를 봐 … 161
4부 | 어둠 … 255
5부 | 항해 … 369
6부 | 다이빙 … 415
7부 | 바다, 바다 … 515
8부 | 안개 … 601
감사의 말 … 649
옮긴이의 말 | 바다, 그 엄혹하고도 찬란한 신비에 바치다 … 65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