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자료
빛의 사슬: 칼럼 매캔 장편소설
- 저자/역자
- 칼럼 매캔 지음 / 박찬원 옮김
- 발행년도
- 2014
- 형태사항
- 366p.; 21cm
- 원서명
- This side of brightness
- ISBN
- 9788901162942
- 분류기호
- 한국십진분류법->843
소장정보
위치 | 등록번호 | 청구기호 / 출력 | 상태 | 반납예정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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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자료센터 보존서고 | JG0000002124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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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등록번호
- JG0000002124
- 상태/반납예정일
- -
- 위치/청구기호(출력)
- 종합자료센터 보존서고
책 소개
《로스앤젤레스타임스》 《보스턴 글로브》 선정, 올해 최고의 책!
《뉴욕타임스》 선정, 올해의 주목할 책!
미국 차세대문학을 대표하는 작가 칼럼 매캔이 그리는
인간의 욕망과 역사, 그리고 운명에 대한 대서사시
삶은 겨울날의 이스트 강처럼 차갑지만 유유히 빛난다!
“심란하게 아름답다. 위협과 비통의 뒤섞임이 찬란하다.”
_《뉴욕타임스》
“칼럼 매캔은 이 시대 가장 훌륭한 작가 중 한 사람으로 확실히 자리매김했다.”
_《선데이 인디펜던트》
“현재 뉴욕의 악취와 과거의 아픔을 너무나도 강력하게 불러일으킨다.”
_ 프랭크 맥코트, 퓰리처상 수상작가
▣ 세계적인 베스트셀러 작가, 영미문학계에서 가장 주목받는 칼럼 매캔의 역작
『빛의 사슬』 출간
2009년 『거대한 지구를 돌려라』로 전미도서상(National Book Award)을 수상한 이후 미국을 대표하는 세계적인 베스트셀러 작가로 발돋움한 칼럼 매캔의 새로운 장편소설 『빛의 사슬(This side of brightness)』이 웅진문학임프린트 곰에서 출간되었다. 『빛의 사슬』은 한국에서 소개되는 그의 두 번째 작품으로, 1916년의 과거와 1991년의 현재 시점이 교차되며 현대 뉴욕에서 살아가는 이들의 사랑과 환희, 고통과 추락, 극적인 부활의 순간을 한 가족 네 세대의 역사를 통해 풍부히 담아낸다. 또한 도시 지하에서 노숙하고, 인종차별을 겪으며, 범죄에 노출되어 힘겹게 살아가야 하는 사람들의 모습 등 신산한 뉴욕의 이면을 극적으로 보여준다. 칼럼 매캔은 이 소설을 집필하는 동안 뉴욕의 역사를 직접 취재하기 위해 뉴욕교통박물관을 비롯한 민관의 자료를 철저히 수집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할아버지는 강 아래 지하철이 다니는 터널을 팠고, 그곳에서 ‘부활’을 경험하고, 그곳에서 죽음을 맞는다. 오랜 세월이 흐른 후 손자는 할아버지가 판 그 터널, 그 어둠 속에서 노숙자의 어두운 삶을 살아가다 마침내 부활의 희망을 안고 터널을 떠난다. 20세기 뉴욕에서 행과 불행이 씨실과 날실로 엮인 삶을 살아간 한 가족 네 세대의 이야기가 뉴욕 지하철 터널을 중심으로 이어진다. _「옮긴이의 말」 중에서
▣ 뉴욕 터널 공사 중 강이 폭발한 실화를 바탕으로 한
20세기 뉴욕의 아찔하고 생동감 넘치는 순간들
1916년 이스트 강에는 수중 지하 터널을 뚫기 위해 네이선 워커를 비롯한 서로 다른 언어를 쓰는 여러 인종의 인부들이 세계 곳곳에서 모여든다. 터널 안에서 그들은 “모든 인간의 피가 같은 색”으로 흐른다 느끼며 유대감을 형성하고, 미국이라는 새 터전에서 생사의 고비를 넘기며 고된 나날을 보낸다. 특히 강바닥 터널 안에서 압력이 급격히 올라가 강물 위로 사람 몸이 치솟는 “부활”한 삶을 맞는 경험도 하는데, 소설 속 이 장면은 뉴욕 터널 공사 중 실제로 두 번이나 일어난 사건을 바탕으로 재구성한 것이다. 구사일생으로 살아난 흑인 청년 네이선 워커는 이때 운명을 다한 아일랜드인 콘 올리리의 딸인 엘리너와 부부의 연을 맺는다. 이들은 확연히 다른 피부색 때문에 온갖 수모를 겪으면서도 서로 사랑하며 아이를 낳고, 소박하게 살아간다.
침실 창문으로 벽돌이 줄줄이 날아와 그들에게 인사를 하며 바닥에 깨진 유리 조각들을 남긴다. 그들은 그저 비닐 한 장을 테이프로 붙였고, 비닐은 바람에 철썩인다. 벽돌 하나는 이렇게 쓰인 종이에 싸여 있다. ‘펭귄(흑인과 백인 부부) 금지’. 다른 벽돌에는 ‘실크(백인 여자를 일컫는 속어) 나가라’. 또 다른 벽돌에는 간단히 ‘안 돼’라고 쓰여 있다. (p.123)
1991년 겨울, 트리프로그는 뉴욕의 한 터널 위 작은 공간에서 완벽한 균형 감각으로 들보 위를 종횡무진 누비며 기이한 행동을 일삼고 살아간다. 이웃에는 풍찬노숙하는 남녀들―엘리야, 앤절라, 딘, 파파 러브, 패러데이—이 자기만의 개성에 따라 생활하기도 하지만, 온갖 폭력과 범죄에 노출되어 지낸다. 특히 트리프로그의 아내를 닮은 앤절라는 길거리에서 잔돈을 구걸하며 가난과 성폭력, 칼바람에 시달린다. 그런 앤절라를 바라보는 트리프로그는 특기인 “지도”를 그려주며 차츰 그녀에게 의지하고 마음을 내보인다. 칼럼 매캔이 그린 뉴욕은 20세기 동안 줄곧 냄새와 향기, 차가움과 따뜻함, 웅장함과 더러움의 양면을 동시에 지닌 곳으로, 그곳에서 살아가는 사람에게 시험의 장소처럼 느껴지도록 만든다.
턱뼈에 아주 작게 솟은 부분이 있어 그는 그것을 그래프용지에 표시한다. 앤절라는 이제 아무 말이 없고, 그녀 역시 눈을 감는다. 트리프로그는 머리를 갸우뚱한다. 그녀에게서 사랑스러운 퀴퀴한 냄새가 나는 것이 분명하다. 그때 그녀가 인상을 찌푸린다. 그가 뺨 중앙의 멍―폭력의 지형―을 만진 것이다. 그는 푸르스름한 색이 있을 자리의 피부 가장자리를 스쳐 지나가려 애쓴다. (p.240)
▣ 한 가족 4대에 걸쳐 숨 가쁘게 굴러가는 인생의 희로애락
빛의 사슬을 짊어진 한 뉴요커의 찬란한 부활 이야기
네이선 워커와 엘리너의 아들인 ‘클래런스 워커’는 한국전쟁 참전 중 부상을 당하지만, 미국 원주민 여인의 정성 어린 돌봄을 받고 그녀와 삶을 함께한다. 그의 아들인 ‘클래런스 네이선 워커’는 할아버지 대부터 흑인, 백인, 원주민의 혈통을 이어받은 뉴요커로, 어렸을 때 할머니인 엘리너와 아버지인 클래런스 워커를 여의고, 할아버지에게 남다른 애정을 느끼며 지낸다. 터널 인부였던 할아버지의 옛날이야기를 들으며 자란 그는, 하늘을 향해 뻗어 올라가는 고층 빌딩의 “산업화의 춤사위”를 보고 그 현장에 동참한다. 특기는 높은 곳에서 균형을 잡고 움직이는 것이다.
덜컥, 크레인의 팔이 움직이고 그는 공중에서, 완전히 아무것도 없는 공간에서 이동한다. 그는 이 느낌이 아주 좋다. 혼자서, 강철 위에서, 도시 상공에 있는 기분. 동료들이 아래로 보인다. 그의 마음엔 오직 하늘을 가르며 이동하는 것 외엔 어떤 생각도 없다. 그는 한 손으로만 잡고 있다. 크레인 안의 엔지니어는 조심하며 클래런스 네이선을 천천히 기둥 위를 향하여 데려간다. 골칫거리 공은 약간 흔들리다가 멎는다. 클래런스 네이선은 무게중심을 움직여 가볍게 기둥의 두꺼운 강철 플랜지 위로 올라선다. 그 1초의 순간 동안 그는 절대적으로 모든 것에서 자유롭다. 완전히 순수한 순간, 그와 공기뿐인 순간이다. (p.289)
터널로 내려가보고 싶다는 할아버지의 성화를 못 이긴 클래런스는 수십 년 전, 할아버지가 땅굴을 파던 곳으로 가본다. 그러나 그때 할아버지는 사고로 터널에서 생을 마감하고, 그 후유증으로 클래런스는 어느 순간부터 기이한 환영을 보게 된다. 할아버지의 유령에 사로잡힌 듯 그의 삶은 그때부터 급격히 추락한다. 한 가족의 삶에 때때로 내리비치는 한줄기 빛과, 무겁고 풀기 힘든 사슬이 함께 쥐어진 듯 클래런스 네이선 워커의 인생은 굴곡져 있다.
어쩌면 그는 어떤 젊음이 몸속에서 솟구쳤거나, 뭐 그런 걸 느꼈던 걸지도 몰라. 여든아홉 살이 갑자기 열아홉 살이 된 거지. 어쩌면 그는 과거 속의 자신을 따라가고 있었는지도 모르겠어. 하나, 둘, 치고, 다시 돌아가고. 그는 어쩌면 다시 한 번 터널을 뚫고서 강물과 그 모든 것 위로 떠오르고 있었는지도 모르지. 하지만 실제론 아니었잖아. 난 그를 그냥 끌고 나오고 있었고, 저 멀리 지하철역의 불빛이 보였어. 불빛은 아직도 꽤 멀었지. 난 소리를 지르고 있었어. 소리를 질렀어. ‘어서요! 제발 빨리요!’ 그는 잠시 멈추더니 두 손을 무릎에 놓으며 몸을 굽혔어. 그리고 말했어. ‘오랜만에 참 기분이 좋구나.’ (……)
그가 나를 쳐다보는데, 그의 얼굴은 내게 이렇게 말하고 싶은 것 같았어. 이렇게 말하고 있는 것만 같았어. ‘이제 우리는 무얼 할까? 얘야, 이제 우리는 행복한데.’ (pp.322~323)
소설에서 네이선 워커는 아들과 손자에게 “너 정말 끝내주게 잘생겼다!”라는 말을 가족 전통인 양 들려준다. 용기와 긍정적인 에너지를 북돋는 이 말처럼 『빛의 사슬』은 끝까지 희망을 좇는다. 삶은 그럼에도 돌고 돌아 세대를 거쳐 흘러가고, 누구에게나 예외가 없듯 희로애락이 찾아온다는 것을 끊임없이 보여주는 셈이다. 칼럼 매캔이 『빛의 사슬』에서 그려낸 20세기 뉴욕의 역사와 등장인물을 통해 21세기 이후의 꿈의 도시 뉴욕을 가늠해볼 수 있을 것이다.
《뉴욕타임스》 선정, 올해의 주목할 책!
미국 차세대문학을 대표하는 작가 칼럼 매캔이 그리는
인간의 욕망과 역사, 그리고 운명에 대한 대서사시
삶은 겨울날의 이스트 강처럼 차갑지만 유유히 빛난다!
“심란하게 아름답다. 위협과 비통의 뒤섞임이 찬란하다.”
_《뉴욕타임스》
“칼럼 매캔은 이 시대 가장 훌륭한 작가 중 한 사람으로 확실히 자리매김했다.”
_《선데이 인디펜던트》
“현재 뉴욕의 악취와 과거의 아픔을 너무나도 강력하게 불러일으킨다.”
_ 프랭크 맥코트, 퓰리처상 수상작가
▣ 세계적인 베스트셀러 작가, 영미문학계에서 가장 주목받는 칼럼 매캔의 역작
『빛의 사슬』 출간
2009년 『거대한 지구를 돌려라』로 전미도서상(National Book Award)을 수상한 이후 미국을 대표하는 세계적인 베스트셀러 작가로 발돋움한 칼럼 매캔의 새로운 장편소설 『빛의 사슬(This side of brightness)』이 웅진문학임프린트 곰에서 출간되었다. 『빛의 사슬』은 한국에서 소개되는 그의 두 번째 작품으로, 1916년의 과거와 1991년의 현재 시점이 교차되며 현대 뉴욕에서 살아가는 이들의 사랑과 환희, 고통과 추락, 극적인 부활의 순간을 한 가족 네 세대의 역사를 통해 풍부히 담아낸다. 또한 도시 지하에서 노숙하고, 인종차별을 겪으며, 범죄에 노출되어 힘겹게 살아가야 하는 사람들의 모습 등 신산한 뉴욕의 이면을 극적으로 보여준다. 칼럼 매캔은 이 소설을 집필하는 동안 뉴욕의 역사를 직접 취재하기 위해 뉴욕교통박물관을 비롯한 민관의 자료를 철저히 수집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할아버지는 강 아래 지하철이 다니는 터널을 팠고, 그곳에서 ‘부활’을 경험하고, 그곳에서 죽음을 맞는다. 오랜 세월이 흐른 후 손자는 할아버지가 판 그 터널, 그 어둠 속에서 노숙자의 어두운 삶을 살아가다 마침내 부활의 희망을 안고 터널을 떠난다. 20세기 뉴욕에서 행과 불행이 씨실과 날실로 엮인 삶을 살아간 한 가족 네 세대의 이야기가 뉴욕 지하철 터널을 중심으로 이어진다. _「옮긴이의 말」 중에서
▣ 뉴욕 터널 공사 중 강이 폭발한 실화를 바탕으로 한
20세기 뉴욕의 아찔하고 생동감 넘치는 순간들
1916년 이스트 강에는 수중 지하 터널을 뚫기 위해 네이선 워커를 비롯한 서로 다른 언어를 쓰는 여러 인종의 인부들이 세계 곳곳에서 모여든다. 터널 안에서 그들은 “모든 인간의 피가 같은 색”으로 흐른다 느끼며 유대감을 형성하고, 미국이라는 새 터전에서 생사의 고비를 넘기며 고된 나날을 보낸다. 특히 강바닥 터널 안에서 압력이 급격히 올라가 강물 위로 사람 몸이 치솟는 “부활”한 삶을 맞는 경험도 하는데, 소설 속 이 장면은 뉴욕 터널 공사 중 실제로 두 번이나 일어난 사건을 바탕으로 재구성한 것이다. 구사일생으로 살아난 흑인 청년 네이선 워커는 이때 운명을 다한 아일랜드인 콘 올리리의 딸인 엘리너와 부부의 연을 맺는다. 이들은 확연히 다른 피부색 때문에 온갖 수모를 겪으면서도 서로 사랑하며 아이를 낳고, 소박하게 살아간다.
침실 창문으로 벽돌이 줄줄이 날아와 그들에게 인사를 하며 바닥에 깨진 유리 조각들을 남긴다. 그들은 그저 비닐 한 장을 테이프로 붙였고, 비닐은 바람에 철썩인다. 벽돌 하나는 이렇게 쓰인 종이에 싸여 있다. ‘펭귄(흑인과 백인 부부) 금지’. 다른 벽돌에는 ‘실크(백인 여자를 일컫는 속어) 나가라’. 또 다른 벽돌에는 간단히 ‘안 돼’라고 쓰여 있다. (p.123)
1991년 겨울, 트리프로그는 뉴욕의 한 터널 위 작은 공간에서 완벽한 균형 감각으로 들보 위를 종횡무진 누비며 기이한 행동을 일삼고 살아간다. 이웃에는 풍찬노숙하는 남녀들―엘리야, 앤절라, 딘, 파파 러브, 패러데이—이 자기만의 개성에 따라 생활하기도 하지만, 온갖 폭력과 범죄에 노출되어 지낸다. 특히 트리프로그의 아내를 닮은 앤절라는 길거리에서 잔돈을 구걸하며 가난과 성폭력, 칼바람에 시달린다. 그런 앤절라를 바라보는 트리프로그는 특기인 “지도”를 그려주며 차츰 그녀에게 의지하고 마음을 내보인다. 칼럼 매캔이 그린 뉴욕은 20세기 동안 줄곧 냄새와 향기, 차가움과 따뜻함, 웅장함과 더러움의 양면을 동시에 지닌 곳으로, 그곳에서 살아가는 사람에게 시험의 장소처럼 느껴지도록 만든다.
턱뼈에 아주 작게 솟은 부분이 있어 그는 그것을 그래프용지에 표시한다. 앤절라는 이제 아무 말이 없고, 그녀 역시 눈을 감는다. 트리프로그는 머리를 갸우뚱한다. 그녀에게서 사랑스러운 퀴퀴한 냄새가 나는 것이 분명하다. 그때 그녀가 인상을 찌푸린다. 그가 뺨 중앙의 멍―폭력의 지형―을 만진 것이다. 그는 푸르스름한 색이 있을 자리의 피부 가장자리를 스쳐 지나가려 애쓴다. (p.240)
▣ 한 가족 4대에 걸쳐 숨 가쁘게 굴러가는 인생의 희로애락
빛의 사슬을 짊어진 한 뉴요커의 찬란한 부활 이야기
네이선 워커와 엘리너의 아들인 ‘클래런스 워커’는 한국전쟁 참전 중 부상을 당하지만, 미국 원주민 여인의 정성 어린 돌봄을 받고 그녀와 삶을 함께한다. 그의 아들인 ‘클래런스 네이선 워커’는 할아버지 대부터 흑인, 백인, 원주민의 혈통을 이어받은 뉴요커로, 어렸을 때 할머니인 엘리너와 아버지인 클래런스 워커를 여의고, 할아버지에게 남다른 애정을 느끼며 지낸다. 터널 인부였던 할아버지의 옛날이야기를 들으며 자란 그는, 하늘을 향해 뻗어 올라가는 고층 빌딩의 “산업화의 춤사위”를 보고 그 현장에 동참한다. 특기는 높은 곳에서 균형을 잡고 움직이는 것이다.
덜컥, 크레인의 팔이 움직이고 그는 공중에서, 완전히 아무것도 없는 공간에서 이동한다. 그는 이 느낌이 아주 좋다. 혼자서, 강철 위에서, 도시 상공에 있는 기분. 동료들이 아래로 보인다. 그의 마음엔 오직 하늘을 가르며 이동하는 것 외엔 어떤 생각도 없다. 그는 한 손으로만 잡고 있다. 크레인 안의 엔지니어는 조심하며 클래런스 네이선을 천천히 기둥 위를 향하여 데려간다. 골칫거리 공은 약간 흔들리다가 멎는다. 클래런스 네이선은 무게중심을 움직여 가볍게 기둥의 두꺼운 강철 플랜지 위로 올라선다. 그 1초의 순간 동안 그는 절대적으로 모든 것에서 자유롭다. 완전히 순수한 순간, 그와 공기뿐인 순간이다. (p.289)
터널로 내려가보고 싶다는 할아버지의 성화를 못 이긴 클래런스는 수십 년 전, 할아버지가 땅굴을 파던 곳으로 가본다. 그러나 그때 할아버지는 사고로 터널에서 생을 마감하고, 그 후유증으로 클래런스는 어느 순간부터 기이한 환영을 보게 된다. 할아버지의 유령에 사로잡힌 듯 그의 삶은 그때부터 급격히 추락한다. 한 가족의 삶에 때때로 내리비치는 한줄기 빛과, 무겁고 풀기 힘든 사슬이 함께 쥐어진 듯 클래런스 네이선 워커의 인생은 굴곡져 있다.
어쩌면 그는 어떤 젊음이 몸속에서 솟구쳤거나, 뭐 그런 걸 느꼈던 걸지도 몰라. 여든아홉 살이 갑자기 열아홉 살이 된 거지. 어쩌면 그는 과거 속의 자신을 따라가고 있었는지도 모르겠어. 하나, 둘, 치고, 다시 돌아가고. 그는 어쩌면 다시 한 번 터널을 뚫고서 강물과 그 모든 것 위로 떠오르고 있었는지도 모르지. 하지만 실제론 아니었잖아. 난 그를 그냥 끌고 나오고 있었고, 저 멀리 지하철역의 불빛이 보였어. 불빛은 아직도 꽤 멀었지. 난 소리를 지르고 있었어. 소리를 질렀어. ‘어서요! 제발 빨리요!’ 그는 잠시 멈추더니 두 손을 무릎에 놓으며 몸을 굽혔어. 그리고 말했어. ‘오랜만에 참 기분이 좋구나.’ (……)
그가 나를 쳐다보는데, 그의 얼굴은 내게 이렇게 말하고 싶은 것 같았어. 이렇게 말하고 있는 것만 같았어. ‘이제 우리는 무얼 할까? 얘야, 이제 우리는 행복한데.’ (pp.322~323)
소설에서 네이선 워커는 아들과 손자에게 “너 정말 끝내주게 잘생겼다!”라는 말을 가족 전통인 양 들려준다. 용기와 긍정적인 에너지를 북돋는 이 말처럼 『빛의 사슬』은 끝까지 희망을 좇는다. 삶은 그럼에도 돌고 돌아 세대를 거쳐 흘러가고, 누구에게나 예외가 없듯 희로애락이 찾아온다는 것을 끊임없이 보여주는 셈이다. 칼럼 매캔이 『빛의 사슬』에서 그려낸 20세기 뉴욕의 역사와 등장인물을 통해 21세기 이후의 꿈의 도시 뉴욕을 가늠해볼 수 있을 것이다.
목차
1 1991 ………………………………………… 9
2 1916 ………………………………………… 12
3 첫눈 ………………………………………… 39
4 1916~1932 ………………………………… 55
5 너무나도 천천히 시간이 흐르고 ………… 83
6 1932~1945 ……………………………… 110
7 우리는 모두 이미 겪은 일이다 ………… 139
8 1950~1955 ……………………………… 162
9 원래 속한 그 자리로 다시 ……………… 185
10 1955~1964 ……………………………… 206
11 신이 의도했던 대로 ……………………… 230
12 햇빛과 함께 갈라져 열리다 …………… 257
13 철골이 하늘을 찌르는 곳 ……………… 282
14 이제 우리는 행복한데 …………………… 315
15 우리의 부활은 예전 같지 않다 ………… 347
감사의 말 360
옮긴이의 말 36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