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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문단의 영향과 경향에서 자유로운
독자적 상상력과 스타일로 무장한 놀라운 소설
음악인이자 화학자인 루시드폴이 첫 소설집 『무국적 요리』를 출간했다. 소설집은 「탕」「똥」「기적의 물」「애기」「행성이다」「싫어!」「추구」「독」등 총 여덟편의 단편으로 구성되어 있다.
소설은 기존 소설문법에서는 읽을 수 없는 독특한 세계관과 스타일로 무장하고 있다. 한국문학에서 새로운 상상력이 출현했다고 할 수 있을 만큼 기존 문학적 전통과는 다른 독특한 소설이다. 소설에 등장하는 인물의 국적, 성별 등은 모두 무국적이다. 국적도 알 수 없고, 성별에도 구애받지 않고, 특정한 전통적 영향도 보이지 않는, 그야말로 모든 관계와 규범에서 자유로운 새로운 캐릭터들이 등장한다. 소설을 먼저 읽어본 문학평론가 최재봉씨는 발문‘웰컴 투 루시드폴 월드’에서“책에 실린 여덟편의 단편은 그 소재와 주제, 문법이 우리가 익히 알던 소설들과는 판이하다”라고 말하며 “문단의 영향과 경향에서 자유로운, 독자적인 상상력과 스타일로 무장한 소설”이라고 평가한다.
어디서도 읽을 수 없었던 새로운 이야기가 시작된다
「탕」은 고향을 떠나 도시로 나온 주인공이 목욕탕을 찾아 헤메는 과정에서 겪은 하루 동동안의 일을 다룬다. 세상에서 존재 자체를 인정받지 못하는 한 청년이 자신의 삶을 찾아가는 과정에서 부딪히는 좌절과 분노가 작가 특유의 독특한 문체로 담겨 있다.
「똥」은 동물나라에서 벌어지는 자기현시욕구와 자기모멸과정을 똥을 눈다는 이벤트를 통해 서글프고도 아름답게 다루고 있다.「기적의 물」은 한 섬세한 영혼을 가진 청년이 자신이 찾고자하는 이상적인 물을 발견하는 과정에서 겪게 되는 여자 친구와의 갈등과 화해를 다룬다.「애기」는 어린 아이의 눈으로 본 사랑의 의미와 삶의 따뜻함이 전해지는 소설이다. ‘사랑하는 사람은 작아진다’라는 명제를 전하면서 사랑의 마음은 스스로 작아지고 착해지는 것이란 사실을 감동적으로 말한다. 「행성이다」는 어머니를 찾아서 다른 행성으로 떠나는 주인공의 삶과 엉뚱하고 독특한 결말을 통해 삶이란 본디 개그처럼 엉뚱하고 이상한 일이란 사실을 전한다.
「싫어!」는 목욕탕을 둘러싼 한 가족의 좌충우돌 여행기를 다룬 유쾌한 소설이다. 특히 이 소설에 등장하는 경상도 억양을 발음기호로 표기한 방식은 이를 따라 읽는 것만으로도 웃음이 절로 나오게 한다. 이 발음기호 표시에 대해 문학평론가 최재봉은 발문에서 다음과 같이 적고 있다.
‘작가의 고향인 부산 특유의 억양을 높낮이 표시로 시각화한 것이 그것이다. 이런 식이다. “니가(_↗) 오빠가( ̄ ̄↘) 돼가꼬( ̄↘_) 동생을(_ ̄_) 갋아가( ̄↘_) 되겠나(_ ̄_)?” “문수야( ̄↘_). 밥 빨리 묵고(_ ̄↘ ̄↘), 아빠하고( ̄ ̄↘_) 엄마하고( ̄ ̄↘_) 온천 가까(_↗ ̄↘)?” 가령 2000년대에 등장한 박민규의 소설에서 글자 크기를 달리함으로써 목소리가 크거나 작은 상태를 구분하는 식의 실험은 있었지만, 외국어 학습 교재에서나 볼 법한 높낮이 표시를 시도한 소설은 나로서는 달리 기억이 나지 않는다.’
「추구」는 요리경연대회를 통해 극단을 추구하는 과학이 현실과는 도리어 멀어진다는 아이러니를 유쾌한 ‘화학구라’(작가의 전공이 화학이었다)로 적고 있다.
「독」은 한 마을에서 벌어진 세기말적인 상황을 다룬다. 평상시에는 평화롭고 안전한 유토피아였지만 ‘독’이 사라졌다는 한가지 계기만으로도 곧바로 디스토피아로 변하는 우리 삶을 우회적으로 말하고 있다. 이 여덟편의 소설을 통해 작가는 다소 모자라고 세상에서 부족하다고 말해지더라도 그것을 견디고 사는 것만으로도 우리는 충분히 사랑받을만하다는 사실을 전하고 있다.
작가는 말하는 자신의 소설...
작가는 자신의 소설에 대해 다음과 같이 설명하고 있다.
「탕」
나는 목욕탕을 굉장히 좋아한다. 마치 세상으로부터 차단된 도피처같은 느낌이다. 그런 목욕'탕'이 모티프였다. 주인공 마유는 평범한, 그다지 세상의 주목을 받지 못하는 인물이다. 마유는 목욕탕 거울에 비친 얼굴을 보며 혼잣말을 한다. '이만하면 괜찮은데...' 물론 그건 탕 안에의 얘기다. 구멍가게에서 손으로 만져본 자신의 얼굴도, 술집 거울에 비친 모습도, 그러니까 '진짜' 세상에선 그저 초라할 뿐이다. 탕 밖의 세상에선 그 누구도 마유를 '이만하면 괜찮다'고 생각해주지 않는 것이다. 탕 밖이 '진짜' 현실이니까.
「똥」
주인공 요수는 기자 출신 토끼이다. 더러운 현실을 용감하게 박차고 시골로 내려왔지만 마땅한 자기 자리를 찾지 못하고 갈팡질팡 후회도 하는 그냥 보통의 캐릭터다. 자신은 사회의 '거대한' 실력자의 '똥'보다도 작을 거라 생각도 하고 권위에 몸을 낮추기도 한다. 자신이 그렇게 싫어하던 국장과 똑같이 '밀실정치'를 하려는 '자기기만'의 모습도 보인다. 알고보면 하요는 요수의 욕망이었던 것이다. 그 끝은, 소설을 보면 알겠지만, 말 그대로 '똥'이다.
「기적의 물」
세상의 모든 것은 다르다. 자세히 보지 않으면 같아 보이기때문이다. 더 천천히 더 섬세하게 세상을 맛보고 싶다는 희망이 나에겐 있다.
「애기」
내가 사는 집 근처에 사는 강아지 이름이 ‘애기’다. 약 한 살 정도된 하얀 개다. 소훈이의 암캐 이름은 여기서 착안했다. 반려동물을 키워본 사람들은 알겠지만 동물병원에 가면 강아지나 고양이를 다들 '애기'라고 부른다. 소설속에도 수많은 '애기'들이 존재한다. 소훈이의 애기. 그 애기의 애기들. 닭의 애기들. 할아버지의 애기인 산이. 할머니의 애기인 야화. 소훈이가 한참을 들여다보던 제비꽃 한 송이. 하다못해 하염없이 작아지는 산이의 할아버지나 야화의 할머니도 돌아가신 소훈이의 부모님 조차도 모두 알고보면 애기다. 그럴 것이다. 모두가 누군가의 '애기'일 것이다. 누군가를 사랑하는 사람은 작아진다. 자기가 없어진다.
「행성이다」
사소한 계기 하나가 인생 전체를 걷잡을 수 없이 바꿀 수도 있겠다는 생각에서 출발했다. 안드레는 닝엔의 말 한 마디와 아버지의 유언 한 마디만을 믿고 소설 속의 모든 어드벤쳐를 시작했다. 이 소설을 가장 무국적 시공간으로 만들고 싶었다. 주인공의 이름을 구상할 때 문득 내 친구 안드레(Andr?) 가 떠올랐다. 스위스에서 알게된 네덜란드 친구다. 처음에 그의 이름을 듣었을 때 난 조금 의외다 싶었다. 앤드류(Andrew)의 게르만식 이름인 'Andreas'나 'Anders'도 아니라 프랑스식 악센트가 붙은 이름 'Andre'이었기 때문이다. 이름부터 초국적 공간을 만들어야 상상력의 폭도 더 커질 것 같았다. 아브리우와 음베차가 일했던 잡지 이름 <TRIVIA SIGNIFICA>는 사소한(Trivia)와 중요한(Significa)을 붙여서 라틴식으로 만든 말이다.
「싫어」
유일한 일인칭 소설이다. 문수와 보현은 둘 다 내가 키우는 강아지의 이름이기도 하다. 평소 '말'과 '글'에 대한 고민이 많았다. 글로 사투리를 한 번 써보자 마음먹고 써보니 더 생생하게 극중 배경이 드러나는 듯 했다. 경상도 방언 즉 동남 방언의 경우 인토네이션이 있는 '말'이니 중국어의 성조처럼 나름대로 억양기호를 만들어서 붙여보면 어떨까 싶었다.
「추구」
추구'에서 하고 싶었던 얘기는 두 가지다. 하나는 광기의 허무함. 또 하나는 미디어가 부추기는 허상이다. 그 대상이 무엇이든 나는 '맹목적'인 것을 체질적으로 싫어한다. 이른바 '지상주의'다. 과학 지상주의도, 자본 지상주의도, 외모 지상주의도 그렇다. 하지만 그런 '지상주의'들은 단순한만큼 사람들을 선동하기 편하다. 그래서 미디어가 가장 큰 역할을 하기도 한다. 난 방송에서 왜 그렇게 많은 '서바이벌'들을 봐야 하는지 도대체 알 수가 없다.
「독」
사람들의 마음 속에는 '독'이 있다고 본다. 그건 '화'일 수도 '한(恨)'일 수도 '원(怨)일 수도, '콤플렉스'일 수도 있다. 사람의 몸도 그렇지만 사회도 항상성(homeostasis)라는 게 있다. 그것이 깨지면 비로소 병이 든다. 그런데 사람들은 외부인자에만 관심이 많다. 하지만 항상성이 깨지지 않으면 어떤 외부인자도 병을 일으킬 수가 없다. 항상성이 쉽게 깨질 수록 사회도 몸도 약하는 증거다. 예를 들면 소설 속 마을이 그랬던 것이다.
독자적 상상력과 스타일로 무장한 놀라운 소설
음악인이자 화학자인 루시드폴이 첫 소설집 『무국적 요리』를 출간했다. 소설집은 「탕」「똥」「기적의 물」「애기」「행성이다」「싫어!」「추구」「독」등 총 여덟편의 단편으로 구성되어 있다.
소설은 기존 소설문법에서는 읽을 수 없는 독특한 세계관과 스타일로 무장하고 있다. 한국문학에서 새로운 상상력이 출현했다고 할 수 있을 만큼 기존 문학적 전통과는 다른 독특한 소설이다. 소설에 등장하는 인물의 국적, 성별 등은 모두 무국적이다. 국적도 알 수 없고, 성별에도 구애받지 않고, 특정한 전통적 영향도 보이지 않는, 그야말로 모든 관계와 규범에서 자유로운 새로운 캐릭터들이 등장한다. 소설을 먼저 읽어본 문학평론가 최재봉씨는 발문‘웰컴 투 루시드폴 월드’에서“책에 실린 여덟편의 단편은 그 소재와 주제, 문법이 우리가 익히 알던 소설들과는 판이하다”라고 말하며 “문단의 영향과 경향에서 자유로운, 독자적인 상상력과 스타일로 무장한 소설”이라고 평가한다.
어디서도 읽을 수 없었던 새로운 이야기가 시작된다
「탕」은 고향을 떠나 도시로 나온 주인공이 목욕탕을 찾아 헤메는 과정에서 겪은 하루 동동안의 일을 다룬다. 세상에서 존재 자체를 인정받지 못하는 한 청년이 자신의 삶을 찾아가는 과정에서 부딪히는 좌절과 분노가 작가 특유의 독특한 문체로 담겨 있다.
「똥」은 동물나라에서 벌어지는 자기현시욕구와 자기모멸과정을 똥을 눈다는 이벤트를 통해 서글프고도 아름답게 다루고 있다.「기적의 물」은 한 섬세한 영혼을 가진 청년이 자신이 찾고자하는 이상적인 물을 발견하는 과정에서 겪게 되는 여자 친구와의 갈등과 화해를 다룬다.「애기」는 어린 아이의 눈으로 본 사랑의 의미와 삶의 따뜻함이 전해지는 소설이다. ‘사랑하는 사람은 작아진다’라는 명제를 전하면서 사랑의 마음은 스스로 작아지고 착해지는 것이란 사실을 감동적으로 말한다. 「행성이다」는 어머니를 찾아서 다른 행성으로 떠나는 주인공의 삶과 엉뚱하고 독특한 결말을 통해 삶이란 본디 개그처럼 엉뚱하고 이상한 일이란 사실을 전한다.
「싫어!」는 목욕탕을 둘러싼 한 가족의 좌충우돌 여행기를 다룬 유쾌한 소설이다. 특히 이 소설에 등장하는 경상도 억양을 발음기호로 표기한 방식은 이를 따라 읽는 것만으로도 웃음이 절로 나오게 한다. 이 발음기호 표시에 대해 문학평론가 최재봉은 발문에서 다음과 같이 적고 있다.
‘작가의 고향인 부산 특유의 억양을 높낮이 표시로 시각화한 것이 그것이다. 이런 식이다. “니가(_↗) 오빠가( ̄ ̄↘) 돼가꼬( ̄↘_) 동생을(_ ̄_) 갋아가( ̄↘_) 되겠나(_ ̄_)?” “문수야( ̄↘_). 밥 빨리 묵고(_ ̄↘ ̄↘), 아빠하고( ̄ ̄↘_) 엄마하고( ̄ ̄↘_) 온천 가까(_↗ ̄↘)?” 가령 2000년대에 등장한 박민규의 소설에서 글자 크기를 달리함으로써 목소리가 크거나 작은 상태를 구분하는 식의 실험은 있었지만, 외국어 학습 교재에서나 볼 법한 높낮이 표시를 시도한 소설은 나로서는 달리 기억이 나지 않는다.’
「추구」는 요리경연대회를 통해 극단을 추구하는 과학이 현실과는 도리어 멀어진다는 아이러니를 유쾌한 ‘화학구라’(작가의 전공이 화학이었다)로 적고 있다.
「독」은 한 마을에서 벌어진 세기말적인 상황을 다룬다. 평상시에는 평화롭고 안전한 유토피아였지만 ‘독’이 사라졌다는 한가지 계기만으로도 곧바로 디스토피아로 변하는 우리 삶을 우회적으로 말하고 있다. 이 여덟편의 소설을 통해 작가는 다소 모자라고 세상에서 부족하다고 말해지더라도 그것을 견디고 사는 것만으로도 우리는 충분히 사랑받을만하다는 사실을 전하고 있다.
작가는 말하는 자신의 소설...
작가는 자신의 소설에 대해 다음과 같이 설명하고 있다.
「탕」
나는 목욕탕을 굉장히 좋아한다. 마치 세상으로부터 차단된 도피처같은 느낌이다. 그런 목욕'탕'이 모티프였다. 주인공 마유는 평범한, 그다지 세상의 주목을 받지 못하는 인물이다. 마유는 목욕탕 거울에 비친 얼굴을 보며 혼잣말을 한다. '이만하면 괜찮은데...' 물론 그건 탕 안에의 얘기다. 구멍가게에서 손으로 만져본 자신의 얼굴도, 술집 거울에 비친 모습도, 그러니까 '진짜' 세상에선 그저 초라할 뿐이다. 탕 밖의 세상에선 그 누구도 마유를 '이만하면 괜찮다'고 생각해주지 않는 것이다. 탕 밖이 '진짜' 현실이니까.
「똥」
주인공 요수는 기자 출신 토끼이다. 더러운 현실을 용감하게 박차고 시골로 내려왔지만 마땅한 자기 자리를 찾지 못하고 갈팡질팡 후회도 하는 그냥 보통의 캐릭터다. 자신은 사회의 '거대한' 실력자의 '똥'보다도 작을 거라 생각도 하고 권위에 몸을 낮추기도 한다. 자신이 그렇게 싫어하던 국장과 똑같이 '밀실정치'를 하려는 '자기기만'의 모습도 보인다. 알고보면 하요는 요수의 욕망이었던 것이다. 그 끝은, 소설을 보면 알겠지만, 말 그대로 '똥'이다.
「기적의 물」
세상의 모든 것은 다르다. 자세히 보지 않으면 같아 보이기때문이다. 더 천천히 더 섬세하게 세상을 맛보고 싶다는 희망이 나에겐 있다.
「애기」
내가 사는 집 근처에 사는 강아지 이름이 ‘애기’다. 약 한 살 정도된 하얀 개다. 소훈이의 암캐 이름은 여기서 착안했다. 반려동물을 키워본 사람들은 알겠지만 동물병원에 가면 강아지나 고양이를 다들 '애기'라고 부른다. 소설속에도 수많은 '애기'들이 존재한다. 소훈이의 애기. 그 애기의 애기들. 닭의 애기들. 할아버지의 애기인 산이. 할머니의 애기인 야화. 소훈이가 한참을 들여다보던 제비꽃 한 송이. 하다못해 하염없이 작아지는 산이의 할아버지나 야화의 할머니도 돌아가신 소훈이의 부모님 조차도 모두 알고보면 애기다. 그럴 것이다. 모두가 누군가의 '애기'일 것이다. 누군가를 사랑하는 사람은 작아진다. 자기가 없어진다.
「행성이다」
사소한 계기 하나가 인생 전체를 걷잡을 수 없이 바꿀 수도 있겠다는 생각에서 출발했다. 안드레는 닝엔의 말 한 마디와 아버지의 유언 한 마디만을 믿고 소설 속의 모든 어드벤쳐를 시작했다. 이 소설을 가장 무국적 시공간으로 만들고 싶었다. 주인공의 이름을 구상할 때 문득 내 친구 안드레(Andr?) 가 떠올랐다. 스위스에서 알게된 네덜란드 친구다. 처음에 그의 이름을 듣었을 때 난 조금 의외다 싶었다. 앤드류(Andrew)의 게르만식 이름인 'Andreas'나 'Anders'도 아니라 프랑스식 악센트가 붙은 이름 'Andre'이었기 때문이다. 이름부터 초국적 공간을 만들어야 상상력의 폭도 더 커질 것 같았다. 아브리우와 음베차가 일했던 잡지 이름 <TRIVIA SIGNIFICA>는 사소한(Trivia)와 중요한(Significa)을 붙여서 라틴식으로 만든 말이다.
「싫어」
유일한 일인칭 소설이다. 문수와 보현은 둘 다 내가 키우는 강아지의 이름이기도 하다. 평소 '말'과 '글'에 대한 고민이 많았다. 글로 사투리를 한 번 써보자 마음먹고 써보니 더 생생하게 극중 배경이 드러나는 듯 했다. 경상도 방언 즉 동남 방언의 경우 인토네이션이 있는 '말'이니 중국어의 성조처럼 나름대로 억양기호를 만들어서 붙여보면 어떨까 싶었다.
「추구」
추구'에서 하고 싶었던 얘기는 두 가지다. 하나는 광기의 허무함. 또 하나는 미디어가 부추기는 허상이다. 그 대상이 무엇이든 나는 '맹목적'인 것을 체질적으로 싫어한다. 이른바 '지상주의'다. 과학 지상주의도, 자본 지상주의도, 외모 지상주의도 그렇다. 하지만 그런 '지상주의'들은 단순한만큼 사람들을 선동하기 편하다. 그래서 미디어가 가장 큰 역할을 하기도 한다. 난 방송에서 왜 그렇게 많은 '서바이벌'들을 봐야 하는지 도대체 알 수가 없다.
「독」
사람들의 마음 속에는 '독'이 있다고 본다. 그건 '화'일 수도 '한(恨)'일 수도 '원(怨)일 수도, '콤플렉스'일 수도 있다. 사람의 몸도 그렇지만 사회도 항상성(homeostasis)라는 게 있다. 그것이 깨지면 비로소 병이 든다. 그런데 사람들은 외부인자에만 관심이 많다. 하지만 항상성이 깨지지 않으면 어떤 외부인자도 병을 일으킬 수가 없다. 항상성이 쉽게 깨질 수록 사회도 몸도 약하는 증거다. 예를 들면 소설 속 마을이 그랬던 것이다.
목차
탕
똥
기적의 물
애기
행성이다.
싫어!
추구
독
발문/웰컴 투 루시드폴 월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