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댄디, 오늘을 살다: 그림에서 찾는 내 삶의 태도

저자/역자
김홍기 지음
펴낸곳
아트북스
발행년도
2014
형태사항
351p.; 21cm
ISBN
9788961961547
소장정보
위치등록번호청구기호 / 출력상태반납예정일
이용 가능 (1)
북카페JG0000001957-
이용 가능 (1)
  • 등록번호
    JG0000001957
    상태/반납예정일
    -
    위치/청구기호(출력)
    북카페
책 소개
안녕들 하지 못한 세상에서
안녕하게 사는 법
패션 큐레이터 김홍기가 전하는, 스스로를 단단하게 벼려 ‘댄디’처럼 살아가기


살기 힘들다는 아우성이 여기저기서 울려 퍼진 지도 벌써 몇 년째다. 삶의 피로가 쌓이면서 ‘행복’이라는 손에 잡히지 않는 가치에 대한 갈망도 커져만 가고 있다. 하지만 주위들 둘러보면 불행한 사람들과 불행한 사건들만 가득 차 있는 것 같다. 그동안 서점에는 ‘위로’와 ‘힐링’을 키워드로 하는 책들이 쏟아져 나왔다. 세상살이가 힘들다는 방증일 테다. 지은이는 전작 『하하 미술관』(2009)을 통해 그림으로 세파에 찌든 사람들의 속내를 위로해주었다. 그 후 4년의 시간이 흘렀다. 하지만 지은이는 이제 위로의 말들로는 치유할 수 없을 정도로 우리의 상처가 깊어졌다고 판단했다. 여기서 지은이는 19세기에 등장한 ‘댄디’라는 단어를 제시한다.

우아함을 선택하는 댄디의 동사적 삶
19세기 초반 산업혁명 이후, 유럽 사회에는 새로운 질서가 자리 잡기 시작했다. 백화점이 탄생하고, 대중은 쇼핑에 열을 올리고, 사람들은 외양을 가꾸는 데 신경을 쓰기 시작했다. 자기계발서가 처음 등장한 것도 이때이다. 쇼핑을 통해 개인의 정체성을 구매하는 오늘날의 모습이 시작된 때인 것이다. 유행의 물결이 사회를 휩쓸었던 이때 ‘댄디’가 등장한다. 이 단어는 프랑스 문필가인 바르베 도르비이가 1830년대 이후 프랑스 사회를 분석하면서 사용한 단어이다. 사전에서 댄디를 찾아보면 명사로는 ‘멋쟁이’, 형용사로는 ‘으뜸의’ ‘스마트한’ 같은 뜻을 갖고 있다. 하지만 댄디는 이에 그치지 않는다. 댄디에 숨은 뜻을 한마디로 표현하자면 ‘자신의 스타일을 갖춘 사람’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댄디는 시대의 흐름에 휩쓸리지 않고 사회적 신분으로서가 아니라 정신적으로 귀족이 되는 법을 만들어내는 사람들이다. 바로 ‘우아함’이라는 무기로. 지은이는 오늘날 우리에게 무엇보다 필요한 것이 바로 이 댄디적 삶의 가치를 마음에 새기는 것이라고 말한다.

댄디는 (……) 특유의 우아함으로 시대의 흐름에 휩쓸리지 않고 그 속에서도 정신의 귀족이 되는 법을 만들어 냅니다. 이때의 우아함이란 단순하게 외양의 아름다움을 뜻하는 말이 아닙니다. 우아함은 ‘심혈을 기울여 선택하다’라는 뜻의 동사입니다. 우아한 삶이란 곧 동사적 삶입니다. 선택이라는 행위를 통해 우리 자신의 외양과 정신을 가꾸는 일, 나아가 우리가 살고 있는 사회를 바꾸고 이를 위해 연대하는 인간이 되는 것, 이것이 진정한 댄디의 필요조건이랍니다. _「들어가며」에서

동시대 작가들의 작품을 통해 자신을, 사회를 뒤돌아보다
지은이는 이 ‘댄디’라는 가치를 미술작품이라는 매개를 통해 마음에 와 닿게 전달한다. 전작과 마찬가지로 젊은 한국 작가들의 작품을 소개하고 있는 이 책은, 전작의 위로보다는 독자들 스스로 마음을 단단하게 하고 풍요롭게 하는 데 도움이 되는 조언들을 꽉꽉 채워 담았다. 오늘의 현실을 날카롭게 진단하고 그런 현실에서 우리가 취해야 할 태도에 대해 이야기하는 식이다.
이런 조언은 한국의 젊은 작가들과 패션이라는 두 개의 키워드를 통해서 전달된다. 현대미술 하면 어렵다는 편견에 제대로 들여다보지 않던 사람들은, 한국의 젊은 작가들이 펼쳐놓는 작품세계가 얼마나 자신의 삶과 가까이에 있는지를 깨닫고 즐거워질 것이다. 눈에 즐거운 그림들을 통해서 지은이의 귀중한 조언들은 좀 더 쉽게 독자들에게 다가가게 된다.

저는 국내 작가들을 사랑합니다. 그들에게서 긍정할 수 있는 삶의 조건과 공통분모가 더 많이 발견되기 때문이지요. 같은 시대를 사는 작가들의 시선에서 우리의 모습을 발견하고 싶었지요. 온갖 그림 속 역사와 배경을 공부해야 겨우 접근 가능한 서양 작가들의 그림보다 같은 공기를 마시고 밥을 먹고 동일한 노동 조건에서 일하는 그들의 그림은 그만큼 이해하기 쉽습니다. 그 속에서 또 다른 나를 볼 수 있는 가능성도 더 크죠. _「들어가며」에서

지은이에게 따라다니는 ‘패션 큐레이터’라는 별명이 무색하지 않게, 이 책에서는 ‘댄디’라는 키워드를 비롯해, 패션에서 빌려온 단어들이나 아이템들도 심심치 않게 찾아볼 수 있다. ‘안경’을 통해 세상을 바라보는 틀에 대해 이야기하고(최윤정 작가), ‘가방’을 통해서는 인생이라는 가방 속에 담아야 할 것의 우선순위를 정하자고 제안하고(조미숙 작가), ‘향기’를 통해 어떤 향을 지닌 사람이 되어야 할지에 대해 이야기(박용균 작가)하는 식이다. 그런가 하면 옷이나 몸을 소재로 작업하는 작가들도 다수 소개되어 있다. 음식물로 옷의 형태를 만드는 사진 작업을 하는 성연주 작가나, 동양화에서 피부의 결을 표현하는 초상화 기법인 육리문(肉理紋)을 통해 신체와 표피의 관계를 탐구하는 백승아 작가, 명품 백을 등장시켜 17세기 네덜란드의 정물화 장르인 ‘바니타스(Vanitas)’를 되살린 정현목 작가 등이 그런 예이다.
동시대를 호흡하고 있는 젊은 작가들의 작품들은, 세상을 읽어내는 지은이의 독특한 시선으로 풍부한 의미를 더하며 생생하게 살아난다. 표지를 장식하기도 한 이미화 작가의 서울 풍경에서는 살아가기 팍팍한 삶 속에서 도시의 불빛 같은 희망을 발견하고, 박종영 작가의 마리오네트 연작에서는 인형처럼 딱딱하게 굳어 무뎌진 몸의 감각을 되살릴 것을 다짐하며, 가면을 쓰고 정장을 한 남자들이 인형을 들고 있는 모습을 그린 노종남 작가의 작품에서는 아이와 어른 사이에 머물러 있는 ‘키덜트’ 현상에 대해 생각해보고, 자화상을 그리면서 자신의 얼굴을 변형해 괴물로 표현하는 박승예 작가의 작품을 통해서는 내 안팎의 괴물을 성찰해본다.

이처럼 이 책에서는 쇼핑과 스타일, 정체성, 세련됨의 의미, 사회적 삶과 연대 등 개인에서 사회에 이르는 여러 문제들을 ‘매의 눈’으로 폭넓고도 예리하게 읽고 느껴본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댄디’의 가치를 설파하는 것을 잊지 않는다. 자신의 중심을 가진 사람, 세파에 흔들리지 않는 사람, 그러면서도 우아한 사람이 되어야 한다고 역설하는 것이다. 이는 비단 개인의 변화에만 그치지 않는다. ‘우아한 개인’이 많은 사회는 결국 우아한 사회가 아니겠는가. 결국 “개인의 스타일을 만드는 일은 단순한 개인의 차원이 아닌 사회 전체의 미감을 표현하는 일이며, 사회의 일원으로서 책임을 다하겠다는 윤리적 의무”이기 때문이다.
목차


들어가며 | 내 안의 댄디를 깨워라

댄디, 현실을 직시하다
서울, 사는 게 참 힘들다
당신은 지금 어디로 향하고 있습니까?
남자 마흔, 뽀로로보다 못한 내 인생
섹스리스가 된 너에게
내 아내가 결혼했다, 홈쇼핑과
댄디의 안경, 세상의 기준을 재검토하다
인생의 패자부활전을 꿈꾸며
댄디, 유행의 희생자가 되지 마라

댄디, 삶을 책임지다
마흔 살, 몸에 눈뜨다
남자여, 줄 서는 법을 배워라
기적을 부르는 그림
결혼, 일년생 풀들의 노래
머리카락을 빗으며 마음의 결을 가지런히
댄디의 자녀교육, 밀당이 필요해
인생이란 가방에 담아야 할 것들
성형은 우리를 구원하지 않는다

댄디, 마음을 다스리다
당신의 막힌 귀를 뚫어주는 그림
추운 겨울을 이기게 해주는 그림
생의 환절기를 맞이한 당신에게……
천 번을 흔들려야 키덜트다
친구는 병풍과 같은 것
두려워 마, 네 안의 괴물을
향기, 내 영혼의 시그니처를 가질 시간
마음에서 상처를 지우는 법

댄디, 스스로의 방식으로 살아가다
‘지금’을 위한 송가
댄디, 돈 버는 기계를 거부하라!
블링블링한 인생을 위한 쇼핑 철학
함께 있을 때 우린 두려울 게 없었다
인생은 한방이다?
내 인생의 홈런을 치는 법
우아함을 위한 소비의 조건
인생이란 런웨이를 걷는 법
폭포 위를 걷는 법
나는 행복한 댄디, Are Yo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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