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자료
아름다운 폐허
- 저자/역자
- 제스 월터 지음 / 김재성 옮김
- 펴낸곳
- 뮤진트리
- 발행년도
- 2013
- 형태사항
- 455p.; 21cm
- 원서명
- Beautiful ruins
- ISBN
- 9788994015552
- 분류기호
- 한국십진분류법->843
소장정보
위치 | 등록번호 | 청구기호 / 출력 | 상태 | 반납예정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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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카페 | JG0000001655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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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등록번호
- JG0000001655
- 상태/반납예정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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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위치/청구기호(출력)
- 북카페
책 소개
미국 작가 제스 월터Jess Walter가 2012년에 발표한 여섯 번째 소설
“그는 이미 아름다운 폐허였으며 매혹적이었다.”
1962년과 ‘최근’ 사이를 오가며 전개되는, 숙명에 관한 탁월하고 예리한 관조
* <뉴욕 타임스> 2012년 올해의 주목할 책 선정
* <워싱턴 포스트> 2012년 올해의 주목할 책 선정
* 공영 라디오방송 NPR의 <프레시 에어> 2012년 최고의 소설 선정
* <에스콰이어> 2012년 최고의 책 선정
* <오더블닷컴>과 <살롱> 2012년 최고의 오디오북 선정
* <반스 앤드 노블>과 <아마존> 2012년 올해의 최고도서 선정
《아름다운 폐허》라는 문학의 기적이 등장함으로써 책에 대한 희망을 살려 주었다“
- 모린 코리건
좋은 소설은 많다. 흥미진진한 사건 위주의 소설도 많고 문학적으로 탄탄한 소설도 많다. 하지만 흥미와 문학성을 겸비한 소설, 독자들이 책을 놓지 못하게 만들면서 비평가들이 ‘장르’와 상관없이 흔쾌히 찬사를 던지게 하는 그런 소설은 많지 않다. 《아름다운 폐허》는 바로 그 많지 않은 소설 중의 하나다.
소설의 출발점은 이탈리아 리구리아 해안에 위치한 아름다운 섬 포르토 베르고냐이다. 여남은 채의 낡은 회칠 가옥과 버려진 교회, 그리고 마을의 유일한 상업 시설이라 할 작은 호텔과 카페가 가파른 절벽의 틈새에 다닥다닥 붙어 이루어진 척박한 섬이다. 호텔이라고 할 것까지도 없는, 1년에 손님이라곤 고작 열 명 남짓일 그 작은 호텔의 주인은 20대의 젊은 청년 파스쿠알레 투르시다. 피렌체에서 대학을 다니다 아버지의 부음을 듣고 낙후된 섬으로 귀향한 이후, 인근의 유명 휴양지인 칭케 테레의 섬들처럼 언젠가 포르토 베르고냐도 미국인 휴양객들로 북적일 그날을 꿈꾸며 파스쿠알레 투르시는 호텔 아래에 손바닥만한 해변을 가꾸고 있다. 그러던 어느 날 죽어가는 여배우가 그 섬을 찾아오고, 50여 년에 걸친 이야기가 시작된다.
《아름다운 폐허》는 미국 작가 제스 월터의 여섯 번째 장편소설이다. 2012년에 발표하자마자 <뉴욕 타임스>와 <워싱턴 포스트>의 올해의 주목할 책에 선정되고 <반스 앤드 노블>과 <아마존>의 올해의 최고도서에 선정된 작품이다. 저널리스트 출신 작가로 국내에도 두 권의 책이 출간되어 있는 제스 월터는 내놓는 작품마다 전작과는 완전히 다른 소재와 문체를 보여주는데, 과거와 현재를 오가는 신작 《아름다운 폐허》는 소설 전체가 건축물과 인간의 ‘아름다운 폐허’를 만화경처럼 보여주는, 문학적 깊이와 황홀한 재미를 동시에 갖춘 작품이다.
“그는 이미 아름다운 폐허였으며 매혹적이었다.”
1962년과 ‘최근’ 사이를 오가며 전개되는, 숙명에 관한 탁월하고 무모한 관조
《아름다운 폐허》는 미국의 사십대 작가 제스 월터의 여섯 번째 장편소설이다. 2012년에 발표하자마자 <뉴욕 타임스>와 <워싱턴 포스트>의 올해의 주목할 책에 선정되고 <반스 앤드 노블>과 <아마존>의 올해의 최고도서에 선정된 작품이다. 제스 월터는 <뉴스위크> <워싱턴 포스트> <보스턴 글로브> 등에 글을 기고한 저널리스트 출신 소설가로, 그의 작품은 15개국에서 출판되었고 13개 언어로 번역되었다. 베스트셀러 《시인들의 재정적 삶》, 내셔널 북 어워드 결선 진출작 《제로》, 에드가 상 수상작 《시티즌 빈스》, 그리고 <뉴욕타임스>의 ‘주목할 만한 책’으로 선정된 《굴러떨어진 무덤들》을 썼다.
미국의 공영 라디오 방송 NPR에서 서평을 담당하는 모린 코리건은 “모든 책들이 제인 오스틴 아류거나 뱀파이어 또는 에어울프 판타지거나 세상을 떠난 애견에게 바치는 오마주처럼 느껴지던 때 《아름다운 폐허》라는 문학의 기적이 등장함으로써 책에 대한 희망을 되살려 주었다”고 털어놓았다.
1960년대 초 이탈리아와 최근의 할리우드를 오가며 전개되는 《아름다운 폐허》1962년 포르토 베르고냐라 불리는 이탈리아의 한 작은 섬에서 시작되는 소설이다. 주인공 파스쿠알레 투르시는 휴양지로 유명한 인근 칭케 테레의 섬들과는 달리 척박하고 초라한 섬에서 가족 소유의 작은 호텔을 운영하고 있다. 그는 포르토 베르고냐를 미국인 휴양객들이 넘치는 멋진 휴양지로 만들겠다는 큰 꿈을 갖고, 호텔 아래에 손바닥만한 해변을 열심히 만들고 있다. 그러나 몇 년 동안 그의 호텔을 찾은 미국인은 앨비스 벤더라는 작가가 유일하다. 앨비스 벤더는 글을 쓴다는 명목으로 10년째 매년 2주씩 파스쿠알레의 호텔에서 머문다. 그러던 어느 날 죽어가는 여배우가 그 섬을 찾아오고, 50여 년에 걸친 이야기가 시작된다.
책을 읽기 전에는 리처드 버튼과 엘리자베스 테일러의 이야기가 작품의 가장 중심적인 소재가 아닐까 생각했었다. 하지만 《아름다운 폐허》는 50여 년 전 이탈리아의 외딴 섬 포르토 베르고냐를 배경으로 스무 살을 갓 넘긴 이탈리아 청년 파스쿠알레와 미국에서 온 신인 여배우 디 모레이의 며칠을 가장 중점적으로 그린다. 그들의 우연하고도 운명적인 만남은 첫 장에 길게 묘사되어 있는데, 특히 아래의 한 문장은 깊은 울림으로 남는다.
“...그때 그녀가 미소를 지었으며, 바로 그 순간, 그런 것이 가능하다면, 파스쿠알레는 사랑에 빠졌고, 이제 그는 남은 평생을 그가 알지도 못하는 그 여자에게라기보다는 그 순간을 대상으로 한 사랑에 빠진 채로 보내게 될 것이었다.” - 19p
헐리우드 영화 시스템의 사랑과 배신과 기만의 소용돌이에서 자신이 암에 걸린 것으로 잘못 알고 포르토 베르고냐로 찾아온 디 모레이는 고통과 절망 속에서 착하고 순진한 총각 파스쿠알레와 언어와 신분의 장벽을 넘어서 마음을 나눈다. 현대 미국으로 배경이 옮겨지면서 우리는 클레어와 셰인이라는 젊은이들을 만나고 이어서 50여 년 전 그 모든 사건의 배후에 있었던 인물 마이클 딘과 조우한다. 시공을 오가며 이야기가 펼쳐지면서 정확히 무슨 일이 있었는지가 밝혀진다. 특히 ‘삭제된 마이클 딘 회고록의 첫 장’과 1970년대 디 모레이와 앨비스 벤더의 결혼생활을 담은 장이 많은 것을 이야기해준다. 주요한 사건들 자체도 흥미롭지만 양념처럼 곁들여진 인물들도 재미를 더해준다. 마지막으로 디 모레이의 아들 팻과 그의 여자친구 리디아도 중요한 인물들로 등장한다. 죽어가는 여배우가 우연히 찾아온 척박한 섬에서 인간과 자연의 조화를 느끼고 사는 파스쿠알레로부터 마음의 위안을 얻는 것처럼, 이 소설의 주인공들은 저마다 서로에게서 영혼의 상처와 삶의 피로감을 치유 받는다.
이 감동적인 이야기가 말하는 ‘아름다운 폐허’는 단지 그 공간적 배경이 되는 곧 사라질 운명의 조그만 해안 마을 포르토 베르고냐 뿐이 아니라, 아름다운 금발의 신인 여배우 디 모레이, 그녀와 사랑에 빠지는 젊은 호텔 주인 파스쿠알레, 그들의 친구들, 동료들, 아이들, 그리고 조연으로 등장하는 ‘진짜’ 리처드 버튼과 엘리자베스 테일러를 비롯한 수많은 인상적인 인물들을 또한 가리킨다.
1962년과 ‘최근’ 사이를 오가며 전개되는 《아름다운 폐허》의 시간적 병치는 독자들에게 모든 아름다운 것들은 결국 폐허가 되고 거꾸로 우리 눈앞의 폐허들은 한때 아름다운 것들이었다는 사실을 상기시킨다. 그리고 이 같은 복수의 시간적 배경은 또한 소설이 지니고 있는 어떤 통렬함의 원천이기도 하다. 현대 할리우드를 배경으로 한 ‘최근’에 등장하는 코믹한 인물들은 이야기의 ‘참을 수 없는 슬픔’에 균형감을 제공하고 어쨌든 주인공들에게 미래가 있을 것이라는 느낌을 줌으로써 이 이야기가 비극으로 곤두박질치지 못하게 한다. 성형수술의 기적으로 70대임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주름 한 줄 없는 얼굴로 살고 있는, 헐리우드의 영화판의 대표적인 영화제작자인 마이클 딘은 세월을 포용하지 못하는 사람에게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를 인상적으로 경고하는 장치이기도 하다.
《아름다운 폐허》는 아름다우면서도 대단히 재미있는 철학적인 소설이다. 플롯이 여러 개임에도 불구하고 단단히 서로 묶인 일체감을 느끼게 한다. 상당히 긴 분량의 소설이지만 마이클 딘의 회고록, 셰인의 피치, 리디아의 연극 등이 중간 중간 삽입되면서 서사의 흥미를 더해주어 지루할 틈이 없다는 것도 장점이라 하겠다. 책 제목 ‘아름다운 폐허’를 제목으로 달고서 아직 매듭지어지지 않은 이야기들을 정리하고 있는 마지막 장은 이런 이야기가 가져다주는 즐거움에도 불구하고 모든 걸 조화시킨다는 것, 모든 사사로운 득과 실을 종합하여 말한다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것을 암시하고 있다. 이 장의 제사題詞로 쓰인 밀란 쿤데라의 말처럼 "지금 이 순간보다 더 명백하고 더 확실한 것은 없을 것이다. 그럼에도 우리는 그걸 도무지 붙잡을 수가 없다. 삶의 모든 슬픔은 바로 그 사실에서 비롯된다."
제스 월터는 《아름다운 폐허》에서 삶을 긍정하면서도 결코 지나치게 달짝지근하지 않은 소설을 창조했다. 아름다운 슬픔에 절묘히 버무린 페이소스와 코미디는 심금을 울리고 재미를 줄 뿐 아니라 오히려 그 모든 너무나 인간적인 고통으로부터 우리를 구제하고 있다. 그것이야말로 이 복잡하고 시대를 넘어 끝없이 진화하는 소설의 추동력이라 할 수 있겠다. 출간되자마자 언론과 독자로부터 찬사를 받은 것으로도 입증되듯이, 문학적 깊이와 황홀한 재미를 동시에 갖춘 작품이다.
한때는 눈부셨을 우리의 삶도 언젠가는 ‘폐허’로 남을 것이다. 그러나 이 소설의 제목처럼 ‘아름다운 폐허’는 순수한 영혼으로 몰입했던 빛나는 순간들의 결과물이다. 소설의 마지막 몇 문장을 다시 한 번 음미해본다.
“벽화들이 닳아 사라졌는지 스프레이 낙서로 덧칠이 되었는지 벙커가 아직 남아있기나 한지, 아니 벙커가 정말 있기나 했었는지, 그들은 알지 못한다. 하지만 그들은 젊고 오솔길은 넓고 걷기 편하다. 그리고 설령 그들이 찾는 것을 발견하지 못한다 해도, 햇빛 아래서 함께 걷는 것만으로도 충분하지 않은가?” - 451p
“그는 이미 아름다운 폐허였으며 매혹적이었다.”
1962년과 ‘최근’ 사이를 오가며 전개되는, 숙명에 관한 탁월하고 예리한 관조
* <뉴욕 타임스> 2012년 올해의 주목할 책 선정
* <워싱턴 포스트> 2012년 올해의 주목할 책 선정
* 공영 라디오방송 NPR의 <프레시 에어> 2012년 최고의 소설 선정
* <에스콰이어> 2012년 최고의 책 선정
* <오더블닷컴>과 <살롱> 2012년 최고의 오디오북 선정
* <반스 앤드 노블>과 <아마존> 2012년 올해의 최고도서 선정
《아름다운 폐허》라는 문학의 기적이 등장함으로써 책에 대한 희망을 살려 주었다“
- 모린 코리건
좋은 소설은 많다. 흥미진진한 사건 위주의 소설도 많고 문학적으로 탄탄한 소설도 많다. 하지만 흥미와 문학성을 겸비한 소설, 독자들이 책을 놓지 못하게 만들면서 비평가들이 ‘장르’와 상관없이 흔쾌히 찬사를 던지게 하는 그런 소설은 많지 않다. 《아름다운 폐허》는 바로 그 많지 않은 소설 중의 하나다.
소설의 출발점은 이탈리아 리구리아 해안에 위치한 아름다운 섬 포르토 베르고냐이다. 여남은 채의 낡은 회칠 가옥과 버려진 교회, 그리고 마을의 유일한 상업 시설이라 할 작은 호텔과 카페가 가파른 절벽의 틈새에 다닥다닥 붙어 이루어진 척박한 섬이다. 호텔이라고 할 것까지도 없는, 1년에 손님이라곤 고작 열 명 남짓일 그 작은 호텔의 주인은 20대의 젊은 청년 파스쿠알레 투르시다. 피렌체에서 대학을 다니다 아버지의 부음을 듣고 낙후된 섬으로 귀향한 이후, 인근의 유명 휴양지인 칭케 테레의 섬들처럼 언젠가 포르토 베르고냐도 미국인 휴양객들로 북적일 그날을 꿈꾸며 파스쿠알레 투르시는 호텔 아래에 손바닥만한 해변을 가꾸고 있다. 그러던 어느 날 죽어가는 여배우가 그 섬을 찾아오고, 50여 년에 걸친 이야기가 시작된다.
《아름다운 폐허》는 미국 작가 제스 월터의 여섯 번째 장편소설이다. 2012년에 발표하자마자 <뉴욕 타임스>와 <워싱턴 포스트>의 올해의 주목할 책에 선정되고 <반스 앤드 노블>과 <아마존>의 올해의 최고도서에 선정된 작품이다. 저널리스트 출신 작가로 국내에도 두 권의 책이 출간되어 있는 제스 월터는 내놓는 작품마다 전작과는 완전히 다른 소재와 문체를 보여주는데, 과거와 현재를 오가는 신작 《아름다운 폐허》는 소설 전체가 건축물과 인간의 ‘아름다운 폐허’를 만화경처럼 보여주는, 문학적 깊이와 황홀한 재미를 동시에 갖춘 작품이다.
“그는 이미 아름다운 폐허였으며 매혹적이었다.”
1962년과 ‘최근’ 사이를 오가며 전개되는, 숙명에 관한 탁월하고 무모한 관조
《아름다운 폐허》는 미국의 사십대 작가 제스 월터의 여섯 번째 장편소설이다. 2012년에 발표하자마자 <뉴욕 타임스>와 <워싱턴 포스트>의 올해의 주목할 책에 선정되고 <반스 앤드 노블>과 <아마존>의 올해의 최고도서에 선정된 작품이다. 제스 월터는 <뉴스위크> <워싱턴 포스트> <보스턴 글로브> 등에 글을 기고한 저널리스트 출신 소설가로, 그의 작품은 15개국에서 출판되었고 13개 언어로 번역되었다. 베스트셀러 《시인들의 재정적 삶》, 내셔널 북 어워드 결선 진출작 《제로》, 에드가 상 수상작 《시티즌 빈스》, 그리고 <뉴욕타임스>의 ‘주목할 만한 책’으로 선정된 《굴러떨어진 무덤들》을 썼다.
미국의 공영 라디오 방송 NPR에서 서평을 담당하는 모린 코리건은 “모든 책들이 제인 오스틴 아류거나 뱀파이어 또는 에어울프 판타지거나 세상을 떠난 애견에게 바치는 오마주처럼 느껴지던 때 《아름다운 폐허》라는 문학의 기적이 등장함으로써 책에 대한 희망을 되살려 주었다”고 털어놓았다.
1960년대 초 이탈리아와 최근의 할리우드를 오가며 전개되는 《아름다운 폐허》1962년 포르토 베르고냐라 불리는 이탈리아의 한 작은 섬에서 시작되는 소설이다. 주인공 파스쿠알레 투르시는 휴양지로 유명한 인근 칭케 테레의 섬들과는 달리 척박하고 초라한 섬에서 가족 소유의 작은 호텔을 운영하고 있다. 그는 포르토 베르고냐를 미국인 휴양객들이 넘치는 멋진 휴양지로 만들겠다는 큰 꿈을 갖고, 호텔 아래에 손바닥만한 해변을 열심히 만들고 있다. 그러나 몇 년 동안 그의 호텔을 찾은 미국인은 앨비스 벤더라는 작가가 유일하다. 앨비스 벤더는 글을 쓴다는 명목으로 10년째 매년 2주씩 파스쿠알레의 호텔에서 머문다. 그러던 어느 날 죽어가는 여배우가 그 섬을 찾아오고, 50여 년에 걸친 이야기가 시작된다.
책을 읽기 전에는 리처드 버튼과 엘리자베스 테일러의 이야기가 작품의 가장 중심적인 소재가 아닐까 생각했었다. 하지만 《아름다운 폐허》는 50여 년 전 이탈리아의 외딴 섬 포르토 베르고냐를 배경으로 스무 살을 갓 넘긴 이탈리아 청년 파스쿠알레와 미국에서 온 신인 여배우 디 모레이의 며칠을 가장 중점적으로 그린다. 그들의 우연하고도 운명적인 만남은 첫 장에 길게 묘사되어 있는데, 특히 아래의 한 문장은 깊은 울림으로 남는다.
“...그때 그녀가 미소를 지었으며, 바로 그 순간, 그런 것이 가능하다면, 파스쿠알레는 사랑에 빠졌고, 이제 그는 남은 평생을 그가 알지도 못하는 그 여자에게라기보다는 그 순간을 대상으로 한 사랑에 빠진 채로 보내게 될 것이었다.” - 19p
헐리우드 영화 시스템의 사랑과 배신과 기만의 소용돌이에서 자신이 암에 걸린 것으로 잘못 알고 포르토 베르고냐로 찾아온 디 모레이는 고통과 절망 속에서 착하고 순진한 총각 파스쿠알레와 언어와 신분의 장벽을 넘어서 마음을 나눈다. 현대 미국으로 배경이 옮겨지면서 우리는 클레어와 셰인이라는 젊은이들을 만나고 이어서 50여 년 전 그 모든 사건의 배후에 있었던 인물 마이클 딘과 조우한다. 시공을 오가며 이야기가 펼쳐지면서 정확히 무슨 일이 있었는지가 밝혀진다. 특히 ‘삭제된 마이클 딘 회고록의 첫 장’과 1970년대 디 모레이와 앨비스 벤더의 결혼생활을 담은 장이 많은 것을 이야기해준다. 주요한 사건들 자체도 흥미롭지만 양념처럼 곁들여진 인물들도 재미를 더해준다. 마지막으로 디 모레이의 아들 팻과 그의 여자친구 리디아도 중요한 인물들로 등장한다. 죽어가는 여배우가 우연히 찾아온 척박한 섬에서 인간과 자연의 조화를 느끼고 사는 파스쿠알레로부터 마음의 위안을 얻는 것처럼, 이 소설의 주인공들은 저마다 서로에게서 영혼의 상처와 삶의 피로감을 치유 받는다.
이 감동적인 이야기가 말하는 ‘아름다운 폐허’는 단지 그 공간적 배경이 되는 곧 사라질 운명의 조그만 해안 마을 포르토 베르고냐 뿐이 아니라, 아름다운 금발의 신인 여배우 디 모레이, 그녀와 사랑에 빠지는 젊은 호텔 주인 파스쿠알레, 그들의 친구들, 동료들, 아이들, 그리고 조연으로 등장하는 ‘진짜’ 리처드 버튼과 엘리자베스 테일러를 비롯한 수많은 인상적인 인물들을 또한 가리킨다.
1962년과 ‘최근’ 사이를 오가며 전개되는 《아름다운 폐허》의 시간적 병치는 독자들에게 모든 아름다운 것들은 결국 폐허가 되고 거꾸로 우리 눈앞의 폐허들은 한때 아름다운 것들이었다는 사실을 상기시킨다. 그리고 이 같은 복수의 시간적 배경은 또한 소설이 지니고 있는 어떤 통렬함의 원천이기도 하다. 현대 할리우드를 배경으로 한 ‘최근’에 등장하는 코믹한 인물들은 이야기의 ‘참을 수 없는 슬픔’에 균형감을 제공하고 어쨌든 주인공들에게 미래가 있을 것이라는 느낌을 줌으로써 이 이야기가 비극으로 곤두박질치지 못하게 한다. 성형수술의 기적으로 70대임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주름 한 줄 없는 얼굴로 살고 있는, 헐리우드의 영화판의 대표적인 영화제작자인 마이클 딘은 세월을 포용하지 못하는 사람에게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를 인상적으로 경고하는 장치이기도 하다.
《아름다운 폐허》는 아름다우면서도 대단히 재미있는 철학적인 소설이다. 플롯이 여러 개임에도 불구하고 단단히 서로 묶인 일체감을 느끼게 한다. 상당히 긴 분량의 소설이지만 마이클 딘의 회고록, 셰인의 피치, 리디아의 연극 등이 중간 중간 삽입되면서 서사의 흥미를 더해주어 지루할 틈이 없다는 것도 장점이라 하겠다. 책 제목 ‘아름다운 폐허’를 제목으로 달고서 아직 매듭지어지지 않은 이야기들을 정리하고 있는 마지막 장은 이런 이야기가 가져다주는 즐거움에도 불구하고 모든 걸 조화시킨다는 것, 모든 사사로운 득과 실을 종합하여 말한다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것을 암시하고 있다. 이 장의 제사題詞로 쓰인 밀란 쿤데라의 말처럼 "지금 이 순간보다 더 명백하고 더 확실한 것은 없을 것이다. 그럼에도 우리는 그걸 도무지 붙잡을 수가 없다. 삶의 모든 슬픔은 바로 그 사실에서 비롯된다."
제스 월터는 《아름다운 폐허》에서 삶을 긍정하면서도 결코 지나치게 달짝지근하지 않은 소설을 창조했다. 아름다운 슬픔에 절묘히 버무린 페이소스와 코미디는 심금을 울리고 재미를 줄 뿐 아니라 오히려 그 모든 너무나 인간적인 고통으로부터 우리를 구제하고 있다. 그것이야말로 이 복잡하고 시대를 넘어 끝없이 진화하는 소설의 추동력이라 할 수 있겠다. 출간되자마자 언론과 독자로부터 찬사를 받은 것으로도 입증되듯이, 문학적 깊이와 황홀한 재미를 동시에 갖춘 작품이다.
한때는 눈부셨을 우리의 삶도 언젠가는 ‘폐허’로 남을 것이다. 그러나 이 소설의 제목처럼 ‘아름다운 폐허’는 순수한 영혼으로 몰입했던 빛나는 순간들의 결과물이다. 소설의 마지막 몇 문장을 다시 한 번 음미해본다.
“벽화들이 닳아 사라졌는지 스프레이 낙서로 덧칠이 되었는지 벙커가 아직 남아있기나 한지, 아니 벙커가 정말 있기나 했었는지, 그들은 알지 못한다. 하지만 그들은 젊고 오솔길은 넓고 걷기 편하다. 그리고 설령 그들이 찾는 것을 발견하지 못한다 해도, 햇빛 아래서 함께 걷는 것만으로도 충분하지 않은가?” - 451p
목차
01 죽어가는 여배우 9
02 마지막 피치 27
03 애더퀴트 뷰 호텔 65
04 천국의 미소 106
05 마이클 딘 프로덕션 123
06 동굴 벽화 139
07 인육을 먹다 168
08 그랜드 호텔 179
09 방 197
10 영국 투어 207
11 트로이의 디 235
12 열 번째 퇴짜 257
13 디, 영화를 보다 271
14 포르토 베르고냐의 마녀들 292
15 마이클 딘 회고록의 삭제된 첫 장 322
16 추락 이후 344
17 포르토 베르고냐의 전투 365
18 프런트 맨 379
19 진혼 미사 406
20 끝없는 불길 417
21 아름다운 폐허 435
옮긴이의 말 45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