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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덤을 떠난 동자석에 대한 자료입니다.

무덤을 떠난 동자석

제주동자석의 반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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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자석(童子石)은 무덤가에 세워진 석상이다. 어린 아이의 형상을 한 동자석은 그 묘에 모신 영혼을 지키고 심부름하는 역할을 하는 아이처럼(현용준, 『靈』, 도서출판 각, 2004) 보인다. 무덤의 주인공에게 동자석은 이승의 삶을 새겨보는 오랜 친구다. 사계절 무덤을 지키며 무덤덤하게 서있는 듯한 이 조그만 석상은 언제부턴가 본래의 자리를 떠나기 시작했다. 무명의 ‘작가’가 깎아놓았을 이 석상이 지닌 소박하면서도 단순한 아름다움을 눈여겨보기 시작한 사람들이 많아진 것이다. 화산섬 제주의 특질을 드러내는 현무암으로 깎아 만든 제주동자석은 종종 돌하르방과 비교(현용준, 『靈』, 도서출판 각, 2004) 되며 뭍과 다른 제주섬의 대표적 석상 중 하나로 꼽힌다.

경기도에 소재한 한 박물관의 제주도 동자석들
경기도에 소재한 한 박물관의 제주도 동자석들

지역 신문이나 방송을 보면 제주동자석을 몰래 제주섬 밖으로 들고나가다 적발되는 사례가 심심찮게 보도된다. 조상의 무덤 곁에 세워지던 동자석이 어느 날 아침 사라졌다며 분실 신고를 해오는 이들도 있다. 서울에서는 제주섬 어느 무덤에서 주인의 영혼을 어루만졌을 제주동자석이 고색창연한 조형물로 되살아나 수백만 원의 가격표가 매겨진 현장도 볼 수 있다. 돌하르방이 일찌감치 그 가치를 인정받고 제주도문화재로 지정된 것에 비해 제주동자석은 오래도록 볼품없는 문화유산으로 취급받았다.

제주사람들은 무덤을 떠나 이 석상을 세우거나 집안에 들이는 일을 상상할 수 없었다. 하지만 돌하르방을 깎듯 구멍숭숭 현무암으로 만들어진 자그마한 몸집의 이 석상은 그 무렵 다른 지역 수집상들의 애호품이었다. 제주에선 냉대를 받았지만 제주 밖에선 소장 가치가 있는 ‘문화재’였다. 바로 그 때문에 제주동자석이 고난의 여정을 걷는다. 제주 민속문화의 가치를 모르던 시절, 동자석도 여느 민구류처럼 마구잡이로 팔려나가거나 도난의 대상이 됐다. 60년대 말에서 70년대까지 제주지역에서 이루어진 이런 현상을 두고 “조상들의 체온이 배어 있는 온갖 민속문화재들이 마구잡이로 팔려나간 향토문화의 수난기”(이문교, 『회한의 제주동자석들』, 탐라목석원, 1996)였다는 말이 있다. 이른바 골동품을 사고파는 문화재 매매업소에서는 한때 동자석이 ‘효자 상품’이었을 정도로 수요가 많았다. 야외 정원의 장식물로, 실내 인테리어용으로 팔려나갔다.

제주동자석이 도내 무덤 어디에, 얼마나 분포했는지 지금껏 전수조사가 이루어진 사례가 없다. 분묘의 위치가 제각각인 만큼 실제 전수조사가 이루어질 수 있을지 미지수이지만, 제작 연대가 비교적 오래된 제주동자석이 하나 둘 사라지고 있는 것은 분명해 보인다. 조성된 분묘를 관리하는 세대가 한정되어 있는 데다 제주지역 화장률이 43.3%(2008년도 잠정 집계)에 이르고 있는 점도 오래전에 세워진 동자석의 수명을 짧게 만드는 원인 중 하나다.

집필자 : 진선희 (한라일보 기자)
담당부서 :
제주시 정보화지원과
담당팀 :
정보지원담당
전화번호 :
Tel) 064-728-2293, Fax) 064-728-229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