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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덤을 떠난 동자석에 대한 자료입니다.

무덤을 떠난 동자석

1970년대 제주동자석반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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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동자석이 언제부터, 누구에 의해 무덤가를 떠나 제주 밖으로 반출되었는지 확실치 않다. 1996년 제주목석원에서 ‘회한의 제주동자석들’이란 사진집을 냈던 이문교 씨는 1970년대 중반에 들어서야 동자석 밀반출이 사회문제로 부각되었다고 본다. 방송기자로 활동하던 그는 당시 화물선으로 밀반출되는 동자석을 경찰에서 입수한 사건을 취재해 이를 보도했다.
이문교 씨는 ‘회한의 제주동자석들’에서 우연한 제보를 받고 동자석 군상과 만났던 경험을 털어놓았다. 그는 당초 문화재 밀반출 제보인줄 알고 제주시 용담동의 어느 폐가를 찾았는데 동자석이 놓여있어 순간 실망했다고 적었다. 동자석은 문화재가 아니라는 비하의식이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는 그곳에 놓여있던 동자석을 찬찬히 살피면서 선의 흐름, 순진무구한 표정, 등신(等神)의 비율, 단단한 석질, 돌이끼가 붙어있는 수백 년 된 연륜과 색조의 안온함에 반했다. 그들이야말로 훌륭한 조각품이라 여겼다.(이문교, 『회한의 제주동자석들』, 탐라목석원, 1996) 그는 카메라를 들고 흙덩이와 쓰레기로 뒤범벅된 동자석을 찍기 시작했다. 흑백과 컬러로 촬영한 오래된 필름에 담긴 동자석들은 20년 뒤 사진집을 통해 다시 불러냈다.
이문교 씨는 취재 현장에서 목격한 제주동자석이 1백30여 점에 이르렀던 것으로 기억했다. 하지만 그 동자석들은 주인을 찾지 못한 체 제주섬을 떠났다. 이 씨는 “경찰에 의해 적발돼 압류처분 되었다가 공매 형식으로 육지로 나간 것으로 알고 있다. 지금 생각해도 그 점이 아쉽다.”라고 했다.
필자가 직접 찾았던 경기도의 몇몇 박물관은 1970년대 서울 인사동 문화재 매매업소 등을 통해 제주동자석을 구입한 적이 있다고 말했다. 제주시 용담동에서 적발돼 무더기로 처분된 동자석의 일부 행방을 짐작해볼 수 있는 대목이다.
제주동자석에 대한 수요가 이 무렵부터 본격화되었다고 볼 때 이후에도 은밀한 거래를 통해 동자석이 제주 밖으로 반출되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2000년대 들어 경찰에 잇달아 적발된 사례는 제주동자석을 찾는 ‘고객’들이 여전히 존재함을 드러낸다.

제주해양경찰서 자료에 따르면, 2003년 6월 제주항 6부두에서 화물선을 이용해 동자석 24점을 다른 지방으로 밀반출하려던 40대 남성이 검거된 적이 있다. 이 동자석은 2001년 12월부터 2003년 5월까지 50대 남성이 제주지역 묘지를 배회하면서 총 32회에 걸쳐 몰래 훔친 64점 중 일부다. 50대 남성은 훔친 석상을 처분하기 위해 40대 남성에게 목포항까지 장물 운반을 부탁해 밀반출을 시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해경은 수사 과정에서 압수한 24점의 동자석 주인을 찾아주는 일도 했다. 동자석 중 일부는 서귀포시 3기, 제주시 6기, 옛 북제주군 2기, 옛 남제주군 1기로 확인됐지만 나머지는 위치를 알 길이 없었다. 만일 이들 동자석이 예정대로 모두 제주 밖으로 밀반출되었다면 동자석이 있던 주소지를 알 길은 더욱 멀어졌을 것이다.
2004년 10월에도 제보를 통해 제주시 지역의 돌수집가인 50대 남성으로부터 머리에 댕기 형태의 돌기를 가진 희귀동자석 2점을 압수한 일이 있었다. 높이 약 70㎝, 둘레 100여 ㎝인 이 동자석이 2002년 2월쯤 제주시 애월읍 소재 임야의 한 분묘에 세워진 것을 훔친 것이다. 50대 남성은 바로 절도 피의자로부터 훔친 동자석을 매입했다.

제주해경이 적발한 사례만이 아니라 육상 경찰에 접수된 도난 사건을 통해서도 동자석의 수난을 확인할 수 있다. 서귀포시 남원읍 의귀리에 있던 조선시대 ‘헌마공신’ 김만일 묘 동자석이 대표적인 예다. 2004년 김만일 후손이 무덤 앞에 세워진 높이 85~105㎝, 둘레 50~80㎝ 크기의 동자석 4기가 없어진 것을 발견하고 서귀포경찰서에 신고한 일이 보도됐다. 이들 동자석은 이미 2001년에 도난당했다가 되찾아온 경험이 있었다. 당시 다른 지역 박물관에 전시되어있던 것을 수소문 끝에 확인해 본래 위치에 세웠지만 3년 만에 다시 흔적도 없이 사라지는 일을 겪었다.

2001년에는 제주시의 한 묘지에 있던 한 쌍의 동자석과 주변 문인석이 사라지는 일이 발생했다. 당시 도난당한 동자석은 무릎 꿇고 앉아서 공부하는 특이한 형태에다 벼루와 상석이 놓여있는 등 독특한 미감을 보여줬다. 일각에서는 이 동자석을 문화재로 지정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 있던 터라 도난에 속수무책인 현실을 안타까워하는 목소리가 높았다.

2007년에는 제주시의 한 가족공동묘지에서 동자석 2기를 훔친 30대 남성이 절도 혐의로 입건된 적이 있다. 2008년에도 농촌지역을 돌며 동자석 등을 훔친 40대 남성이 붙잡혔다. 하지만 동자석 도난은 쉽게 노출되지 않는다. 후손들이 벌초하러 갔다가 뒤늦게 도난 사실을 발견할 때는 이미 제주 밖으로 반출되었다고 봐야 할 것이다. 2003년 9월 제주의 풍습 중 하나인 벌초 기간에 경찰서에 접수된 제주동자석 도난 피해 사례는 5건이었다. 제때 신고하지 못한 것까지 감안하면 더 늘어날 수 있다. 경찰 수사 등을 통해 언론에 보도되는 사례는 실제 제주에서 벌어진 동자석 도난 사건 중 일부인 것으로 추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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