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많던 쌀과 옥수수는 모두 어디로 갔는가
- 저자/역자
- 월든 벨로 지음 / 김기근 옮김
- 펴낸곳
- 더숲
- 발행년도
- 2010
- 형태사항
- 287p.; 23cm
- 원서명
- 식량전쟁을 둘러싸고 벌어지는 세계화와 신자유주의의 본질 (The) food wars
- ISBN
- 9788996279594
- 분류기호
- 한국십진분류법->322.8
소장정보
위치 | 등록번호 | 청구기호 / 출력 | 상태 | 반납예정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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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JG0000003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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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전세계 식량부족 사태를 통해 자유시장 정책의 본질을 파헤친 책
『그 많던 쌀과 옥수수는 모두 어디로 갔는가(the Food Wars)』는 세계적인 석학이자 탈세계화 운동의 지도자 월든 벨로가 전세계 식량위기의 최대 요인인, 세계은행과 IMF(국제통화기금)가 전세계 90개 이상의 국가에게 적용시켰던 구조조정 프로그램에 대한 면밀한 분석을 통해 자유시장 정책의 본질을 파헤친 책이다. 객관적인 자료와 논문, 문헌 등을 바탕으로 기업 주도의 세계화와 신자유정책의 실패, 세계 자본주의의 위기라는 맥락에서 식량 문제를 짚어나가며, 밀도 있는 문제제기를 통해 해결방안을 모색한다.
세계은행과 IMF는 WTO(세계무역기구)의 후원 아래 자유무역과 연계된 구조조정 정책을 추진해왔다. 구조조정의 핵심요소 중 하나는 농업 분야의 대대적인 탈바꿈으로, 저자는 구조조정 정책이 멕시코와 필리핀, 아프리카 등 세계 곳곳에 남긴 파괴의 현장을 면밀하게 분석함으로써 국제 사회의 식량정책을 강도 높게 비판한다.
더 이상 식량 문제는 먼 나라의 이야기가 아닌, 우리에게도 현실이 될 예고된 미래이며, 우리는 이 책을 통해 미처 알지 못했던 식량 문제의 단상과 세계화의 이면을 좀 더 구체적으로 파악할 수 있을 것이다. 저자의 폭넓은 시각과 함께 본문에 인용된 객관적인 보고서와 논문, 문헌 등이 세계적인 석학의 통찰력 가득한 보고서에 신뢰를 더해준다.
식량위기를 불러온 최대 요인, 구조조정 프로그램이란 무엇인가
외국의 지원을 받아 농촌을 안정시키고 농업 생산력을 높이려던 노력은 대부분의 나라에서 실패로 끝나고 말았다. 이에 따라 이 정책은 1980년대 초에 이르러 완전히 폐기되고 구조조정이 그 자리를 대신한 것이다. 구조조정은 제일 먼저 케냐, 터키, 볼리비아, 필리핀을 대상으로 시범적으로 실시되었던 포괄적 경제자유화 정책을 뜻한다. 그러던 것이 1990년대 초에 사회주의에서 자본주의로 전환한 나라를 포함하여 전 세계 90개에 달하는 개발도상국가로 퍼져나갔고 그 강도와 목표에 따라 다양한 형태로 나타나게 된 것이다.
구조조정의 취지는 국가가 시장에 개입하는 것을 막고 시장 본연의 힘에 맡김으로써 기업들이 경제를 한층 더 효율적으로 만들어나가게 하자는 것이었다. 구조조정의 핵심 요소는 대폭적인 정부 지출 감축과 무역자유화다. 이는 막대해진 외채를 갚아나갈 수 있도록 하기 위해 해당 정부로 하여금 자원과 외화를 보다 손쉽게 축적할 수 있도록 만드는 정책이다.
구조조정 정책이 채택되면 그동안 국가와 국제 금융기관의 관리전략 틀 안에서 일부 보호를 받고 있던 농촌 경제는 크게 흔들리지 않을 수 없게 된다. 결국 구조조정은 의도했든 그렇지 않든 농촌의 모든 생산수단을 더욱 자본에 예속시키는 방향으로 진행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멕시코의 식량위기에 한몫을 한 것은 IMF와 세계은행, 그리고 미국이 장려한 자유시장 정책이었다. 멕시코의 식량위기는 1980년대 초 이 나라에 불어닥쳤던 부채위기와 함께 시작되었다. 당시 개발도상국가로서 세계에서 두 번째로 부채가 많았던 멕시코는 국제 민간은행에 대한 부채 상환을 위해 세계은행과 IMF로부터 자금을 지원받아야 하는 상황이었다. 이에 세계은행과 IMF는 수십억 달러에 달하는 구제금융을 조건으로 자체적으로 마련한 경제정책 프로그램을 멕시코 정부에 제시했다. 그것은 고율의 관세를 비롯, 각종 무역규제를 없애고 이를 위해 멕시코 정부가 제도적으로 지원할 것을 요구하는 내용이 골자를 이루고 있었다. 한마디로 신자유주의적 관점에서 경제의 효율성을 저해하는 요소들을 제거하고자 하는 것이었다. 이 프로그램은 ‘구조조정’이란 명목으로 시행되었다.
멕시코 정부는 1940년대부터 1970년대까지 농민들을 위한 각종 지원 정책을 펴왔다. 구조조정은 이 같은 정부 지원을 모두 없애버린다는 것을 뜻했다. 구조조정으로 정부 지원이 갑작스럽게 중단되거나 급격히 줄어들자 멕시코 농업의 생산성은 크게 하락했다. 여기에 1980년대 들어 실시한 일방적인 농산물 무역자유화 조치로 농민들의 기반은 더욱 허물어졌고 1990년대 중반에는 NAFTA가 발효되면서 그동안 자급하던 옥수수마저 수입하더니 결국 식량 순 수입국으로서의 위치가 굳어져갔다. 신자유주의론자들이 정권을 장악하면서부터 구조조정과 NAFTA에 따른 무역자유화의 악영향은 더욱 커져갔다.
- 본문 중에서
이렇듯 사회적 측면과 자연적 측면을 통틀어 살펴본다 해도 구조조정만큼 엄청난 파괴력으로 농촌을 황폐화시킨 사례는 아마 찾아볼 수 없을 것이다.
세계은행, IMF가 제시했던 구조조정의 실패 이유
많은 나라들이 부채위기를 겪고 있는 상황에서 세계은행과 IMF외에는 자금을 지원받을 곳이 없었기 때문에, 구조조정을 단행하라는 세계은행과 IMF의 권유를 각국 정부들이 받아들이는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1980년대에는 주로 환율의 평가절하, 정부 지출 삭감, 국영기관에 대한 철저한 통제 등 구조조정 1단계 조치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 그런 다음 공공기관을 민영화하거나 폐쇄하고, 민간기업에게 ‘유리한 환경’을 조성해주는 2단계 조치가 이루어졌다. 구조조정이 이뤄지면 민간 부문과 시장이 성장과 번영을 주도하는 새로운 시대가 열릴 것으로 생각했다. 하지만 상황은 오히려 반대였다. 더욱더 깊은 침체의 늪으로 빠뜨리고 말았다. 저자는 구조조정의 실패 이유를 이렇게 말하고 있다.
* 구조조정 정책은 돈의 공급을 억제하는 재정 안정화 조치로부터 시작되는 것이 전형적인 양상이다. 즉 이자율을 올리고 정부 지출을 줄이며 임금을 삭감한다. 이런 조치들은 필연적으로 경제의 위축을 가져올 수밖에 없다.
* 긴축재정 정책이 펼쳐지는 와중에 수출을 촉진하고 외환 보유고를 늘리겠다는목적으로 자국 화폐에 대한 평가절하 조치까지 가해지면 수입 자본재나 중간재의 가격이 상승하게 되어 경제 위축 효과는 더욱 극심해진다. 이처럼 무모할 정도의 ‘과잉정책’을 펼치는 것으로 유명한 곳이 IMF이다.
* 경제가 위축되면 민간 투자자들의 투자 의욕은 당연히 줄어든다. 이런 상태가 계속될 경우 시장이 민간 투자자들에게 청신호가 될 만한 징후를 내보이지 못하게 되는 것도 더불어 아주 당연하다.
* 무역자유화 역시 농업 분야에 대한 투자를 일으키거나 농업을 성장시킬 수는 없다. 단순히 농산물 가격에 대한 가격 제한 조치를 없애는 것에 초점을 두어서는 보다 근원적인 문제나 기반시설의 문제 또는 기술적 장벽에 관한 것들을 심도 있게 다룰 수 없기 때문이다. 이런 문제들은 국가의 정책적 지원이 있어야만 가능하다. 하지만 예산 낭비를 줄인다는 명목으로 이런 지원 정책을 자꾸만 없애나가는 것이 구조조정이다.
* 무역자유화가 생산 증가로 이어진 곳에서는 수출 소득에 대한 기대감으로 더 많은 투자가 몰릴 수도 있다. 하지만 생산 증가는 대체로 구조조정 초기에 수출 장려 정책에 따라 일시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이다. 수출 장려 정책에 따라 생산량이 계속 늘어나면 국제시장에서 수출 상품의 가격은 떨어지기 마련이다. 더구나 구조조정 과정에서 동일 품목이 여러 나라에서 전략 상품으로 지정되어 생산되기 때문에 공급 과잉으로 인한 가격 하락은 불가피하다. 그 밖에 수출 소득이 재투자보다는 외채 상환 목적으로 우선 쓰인다는 점도 지적할 수 있다.
* 구조조정은 경제에 대한 정부의 관여를 줄이기 위해 관련 예산을 삭감한다. 따라서 구조조정의 결과가 의도한 대로 나타나지 않는다 해도 정부가 즉각 개입하여 민간 투자를 유도해낼 방법이 없다. 결국 공적자금 조성이 유일한 방책으로 남을 뿐이다.
* 이런 방식으로 국가경제를 관리할 경우 저성장의 늪에서 헤어나오지 못하는 겨로가를 초래한다. 다시 말해서 투자 부진, 실업 증가, 사회적 지출의 감소, 소비 둔화, 저생산의 악순환만이 있을 뿐 세계은행이 당초 구상했던 것처럼 성장이 고용과 투자를 일으키는 선순환은 결코 일어날 수 없다.
탈세계화가 가져올 수 있는 결과들
세계화 과정 속에서 영세한 규모의 영농으로는 더 이상 생계를 유지하기가 힘든 상황이 되었다. 그러면서 상품과 노동시장이 국제화되고 여기에 정부의 무관심까지 더해지면서 농민들이 무산계급화될 상황에 놓이게 되었다. 저자는 탈세계화란 신자유주의적 무역정책처럼 한 나라의 경제적 능력을 파괴시키는 국제경제 시스템과는 단절하지만 그와 반대로 개별 국가의 경제 능력을 향상시킬 수 있는 시스템에 동참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탈세계화가 가져올 수 있는 결과들은 다음과 같다.
* 농산물 생산이 수출시장 중심에서 내수시장 중심으로 바뀐다.
* 보충성의 원칙을 중시하는 경제생활이 이루어진다. 보충성의 원칙이 적용되면 공동체나 개별 국가를 우선시하는 산업활동이 펼쳐지며 무역정책 또한 값싼 외국 농산물로 인해 자국의 농업이 파괴되지 않도록 하는 데 중점을 둔다.
* 소득과 토지의 재분배 정책을 수행할 수 있게 된다. 재분배 정책으로 내수시장이 튼튼해지면 국가경제의 든든한 버팀목을 확보하게 될 뿐 아니라 투자 재원도 자체적으로 조달할 수 있게 된다.
* 성장보다는 삶의 질이 강조되고 환경적 불균형이 해소된다.
* 시장이나 관료들에게 맡겨졌던 경제적 의사결정이 상당 부분 민주적 절차에 따라 이루어진다. 이럴 경우 어떤 업종을 육성시키고 또 어떤 업종을 단계적으로 퇴출시킬 것인지, 농업 부문에 얼마만큼의 예산을 투입할 것인지와 같은 중요한 문제들을 민주적으로 결정할 수 있게 된다.
* 민간 부문이나 국영 부문 모두에 대해서 시민사회의 지속적인 감시가 가능해진다.
* 모든 자산 관련 사항이 ‘혼합 경제’로 바뀌게 된다. 협동조합과 사기업, 공기업은 혼합 경제에 포함되지만 초국적 기업은 제외된다.
* 농업과 공업 양 분야에서 친환경적인 기술이 개발되고 확산된다.
목차
Prologue
확산되는 위기와 뒤따르는 저항 / 온갖 요소가 집약된 재난 / 기존의 정설과 그에 대한 비판 / 농민의 소멸 / 생산 패러다임 논쟁 / 이 책의 구성
1장_자본주의와 영세농
유럽에서 발생한 영세농 해체와 그에 따른 저항 / 식민지 농업을 기반으로 한 최초의 국제 농산물 수급 체계 / 브레튼우즈 체제하에서의 국제 농산물 수급 체계 / 다시 각광받고 있는 가구 중심의 영농 방식 / 개발주의와 농민 봉기 예방책 / 신자유주의적 유토피아와 농촌의 현실 / 신자유주의적 농산물 유통 질서를 위한 국제 관리 시스템 / 자본 기업농, 성공인가 위기인가 / 결론
2장_무너져내리는 멕시코 농촌
구조조정의 정황 / 금융대란 / 붕괴되는 농촌 / 거꾸로 가는 토지개혁 / 농민 소탕 / 결론
3장_쌀 수입국으로 전락한 필리핀
마르코스의 농업정책 / 외채 상환 대책과 구조조정 / 구조조정에 내맡겨진 농업 / 자유무역의 공세 / 농촌개혁과 반개혁 세력의 움직임 / 결론
4장_파멸 상태에 이른 아프리카 농업
구조조정 이전의 상황 / 버그 보고서 / 구조조정의 실패 이유 / 농업 분야의 구조조정 / 국제무역이 불러온 파멸 / 말라위, 순응에서 저항으로 / 외면당하고 있는 구조조정 정책 / 정책 실패를 인정한 세계은행 / 제2의 구조조정을 획책하는 세계은행의 전략 / 결론
5장_농민과 당의 유대가 무너진 위기의 중국 농업
누가 중국을 먹여 살릴 것인가, 그 신화와 현실 / 당과 농민 간의 알력 관계 / 멀어져가는 희망 / 농민과 문화대혁명 / 황금기 / 대반전 / 무역자유화가 불러온 위협 / 새로운 억압 / 당은 농민의 신뢰를 회복할 수 있을까 / 농업개혁인가 아니면 자본주의 체제로의 전환인가 / 결론
6장_농업연료와 식량 수급 불안
위기로부터 이익을 챙기는 미국의 농업연료 산업 / 농업연료 산업에 진출한 EU / 농업연료의 초강국 브라질 / 농업연료 정책의 추진 실태 / 최첨단 기술 집약 에너지 / 농업 연료의 미래 / 결론
7장_저항, 그리고 미래로의 길
이경해 / 조제 보베 / 호앙 페드로 스테딜레와 무토지노동자운동 / 비아 캄페시나와 농민의 길 / 식량주권 / 전통적 영세 농업의 가치 / 신기술의 문제점 / 식량주권과 대안농업과의 차이 / 결론
Notes
Inde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