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자료
파도가 바다의 일이라면: 김연수 장편소설
- 저자/역자
- 김연수 지음
- 펴낸곳
- 자음과모음
- 발행년도
- 2012
- 형태사항
- 327p.; 20cm
- ISBN
- 9788954428224
- 분류기호
- 한국십진분류법->813.6
소장정보
위치 | 등록번호 | 청구기호 / 출력 | 상태 | 반납예정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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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 가능 (1) | ||||
북카페 | JG0000001263 | - |
이용 가능 (1)
- 등록번호
- JG0000001263
- 상태/반납예정일
- -
- 위치/청구기호(출력)
- 북카페
책 소개
“파도가 바다의 일이라면,
너를 생각하는 것은 나의 일이었다”
동인문학상, 황순원문학상, 이상문학상, 동서문학상, 대산문학상 수상작가
김연수 2012년 최신 장편소설
한국과 중국에서 문예지 동시 연재 작품!
한, 중 문예지 동시 연재, EBS ‘라디오 연재소설’ 전편 낭독을 거쳐 드디어 책으로 만나다
김연수의 신작 장편소설 『파도가 바다의 일이라면』이 드디어 출간되었다. 이 소설은 2011년 여름부터 2012년 여름까지 계간 『자음과모음』, 중국 격월간『소설계』에 ‘희재’라는 제목으로 한·중 문예지 동시 연재를 했던 작품으로 계간지 연재 종료 이후 작가의 수정을 거쳐 ‘파도가 바다의 일이라면’으로 최종 완성되어 다시 지난 여름 한 달간 EBS ‘라디오 연재소설’에서 작품 전편이 낭독되면서 독자들로부터 뜨거운 호응을 얻은바 있다. 열일곱 살 미혼모의 딸로 태어나 생후 6개월령에 미국 중산층 백인 가정으로 입양되어 성장한 작가 ‘카밀라 포트만’이 자신의 뿌리를 찾는 논픽션을 쓰기 위해 한국 진남으로 와서 겪는 여러 가지 사건을 전체 줄기로 삼아 작가는 다른 이들의 ‘기록’과 ‘기억’과 ‘증언’만으로는 온전히 말해질 수 없는 개개인의 진실을 말하려고 하고 또는 말하지 않음으로써 전하려고 한다.
난 최선을 다할 거야. 그런 소리들 사이에서 한 소녀의 목소리도 들렸다. 한 번의 인생으로는 너무나 부족하기 때문에 들리는 목소리인 셈이었다. 난 최선을 다할 거야. 그건 그날 새벽, 조선소 사장에게 부탁하면 아버지를 살릴 수 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며 양관으로 달려가면서 지은이 수없이 읊조렸던 말이라는 걸 이제 우리는 알게 됐다.
그 말을 생각하면 우리라는 존재는 한없이 하찮아진다. 한 소녀가 최선을 다하기 위해 어둠 속을 달리던 그 새벽에 우리는 숙면에 빠져 있었으니까. 깨어난 뒤에야 우리는 거기에 붉은 불길과 검은 연기가 치솟았다는 사실을 알았지만, 그 불길은 우리를 태우지 못했고 그 연기는 우리를 질식시키지 못했다. 거기 고통과 슬픔이 있었다면, 그것은 그 아이의 고통과 슬픔이었다. 우리의 것이 될 수 없는 고통과 슬픔은 고통스럽지도 않고, 슬프지도 않다. 우리와 그 아이의 사이에는 심연이 있고, 고통과 슬픔은 온전하게 그 심연을 건너오지 못했다.
희망은 날개 달린 것, 심연을 건너가는 것
이 소설에는 2012년을 중심으로 하는 현재의 21세기 미국과 한국, 일본, 방글라데시와 1988년을 중심으로 하는 과거의 한국 남해안의 소도시 진남을 오가면서 그 속에 존재하는 수많은 인물의 이야기들이 등장한다. 주인공격인 카밀라 포트만(한국명 정희재)를 비롯하여 이 작품 속에 등장하는 수많은 인물은 저마다 자신만의 이야기를 가지고 있다. 운동화 갑피를 만드는 부산 공장에서 하루 12시간씩 미싱을 돌리며 미국 유학 간 아들의 등에 날개를 달아주기 위해 노력하다가 업체의 부당해고 투쟁 끝에 병사한 늙은 어머니의 이야기, 그런 어머니를 기억하는 서 교수의 기억, 노동환경 개선을 요구하며 타워 크레인에 올라갔다가 끝내 투신자살한 아버지의 이야기와 그를 향해 보낸 ‘HOPE’ 모스 부호에 대한 정지은의 기억, 죽은 양모 앤을 기억하는 카밀라 포트만과 얼굴을 모르는 그녀의 생모에 대한 엇갈린 관련자들의 기억과 증언들이 빚어내는 불협화음의 이야기 등은 저마다의 ‘장(場)’에서 1인칭 시점과 3인칭 시점을 오가며 혹은 편지와 사진과 라디오 사연과 다큐멘터리 영상 화면, 소셜네트워크서비스를 통해서 개별적인 이야기구조 속에 서로가 끝을 물고 그 시대의 진실로 접근해 들어가는 하나의 커다란 이야기로 귀결된다.
다시 말하자면 이 소설 전체는 심연을 건너 타인에게 가닿을 수 있는 날개가 존재한다면 그것은 어떠한 관계에서 비롯될까 하는 질문에 답하기 위한 과정이기도 하다. 작품 속에 주요하게 등장하는 공간인 진남 이야기 박물관 ‘바람의 말 아카이브’가 그러하듯, 에밀리 디킨슨의 시 ‘희망은 날개 달린 것’의 의미가 그러하듯 작가는 이토록 어둡고 고통스러운 사건 속에 외면당한 진남 사람들의 과거가 담긴 파편을 주워담아 ‘아카이브’를 만들어간 끝에 카밀라 포트만 혹은 정희재의 탄생이 실은 아무도 기억하지 못하고 사라진 비밀스러운 사랑에서 비롯되었음을 보여준다. ‘심연’과 ‘희망’ 그 사이의 아득한 간격은 그렇게 좁혀지고 ‘나’와 ‘당신’은, ‘우리’는 서로 맞닿는다.
너를 생각하는 것은 나의 일이었다”
동인문학상, 황순원문학상, 이상문학상, 동서문학상, 대산문학상 수상작가
김연수 2012년 최신 장편소설
한국과 중국에서 문예지 동시 연재 작품!
한, 중 문예지 동시 연재, EBS ‘라디오 연재소설’ 전편 낭독을 거쳐 드디어 책으로 만나다
김연수의 신작 장편소설 『파도가 바다의 일이라면』이 드디어 출간되었다. 이 소설은 2011년 여름부터 2012년 여름까지 계간 『자음과모음』, 중국 격월간『소설계』에 ‘희재’라는 제목으로 한·중 문예지 동시 연재를 했던 작품으로 계간지 연재 종료 이후 작가의 수정을 거쳐 ‘파도가 바다의 일이라면’으로 최종 완성되어 다시 지난 여름 한 달간 EBS ‘라디오 연재소설’에서 작품 전편이 낭독되면서 독자들로부터 뜨거운 호응을 얻은바 있다. 열일곱 살 미혼모의 딸로 태어나 생후 6개월령에 미국 중산층 백인 가정으로 입양되어 성장한 작가 ‘카밀라 포트만’이 자신의 뿌리를 찾는 논픽션을 쓰기 위해 한국 진남으로 와서 겪는 여러 가지 사건을 전체 줄기로 삼아 작가는 다른 이들의 ‘기록’과 ‘기억’과 ‘증언’만으로는 온전히 말해질 수 없는 개개인의 진실을 말하려고 하고 또는 말하지 않음으로써 전하려고 한다.
난 최선을 다할 거야. 그런 소리들 사이에서 한 소녀의 목소리도 들렸다. 한 번의 인생으로는 너무나 부족하기 때문에 들리는 목소리인 셈이었다. 난 최선을 다할 거야. 그건 그날 새벽, 조선소 사장에게 부탁하면 아버지를 살릴 수 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며 양관으로 달려가면서 지은이 수없이 읊조렸던 말이라는 걸 이제 우리는 알게 됐다.
그 말을 생각하면 우리라는 존재는 한없이 하찮아진다. 한 소녀가 최선을 다하기 위해 어둠 속을 달리던 그 새벽에 우리는 숙면에 빠져 있었으니까. 깨어난 뒤에야 우리는 거기에 붉은 불길과 검은 연기가 치솟았다는 사실을 알았지만, 그 불길은 우리를 태우지 못했고 그 연기는 우리를 질식시키지 못했다. 거기 고통과 슬픔이 있었다면, 그것은 그 아이의 고통과 슬픔이었다. 우리의 것이 될 수 없는 고통과 슬픔은 고통스럽지도 않고, 슬프지도 않다. 우리와 그 아이의 사이에는 심연이 있고, 고통과 슬픔은 온전하게 그 심연을 건너오지 못했다.
희망은 날개 달린 것, 심연을 건너가는 것
이 소설에는 2012년을 중심으로 하는 현재의 21세기 미국과 한국, 일본, 방글라데시와 1988년을 중심으로 하는 과거의 한국 남해안의 소도시 진남을 오가면서 그 속에 존재하는 수많은 인물의 이야기들이 등장한다. 주인공격인 카밀라 포트만(한국명 정희재)를 비롯하여 이 작품 속에 등장하는 수많은 인물은 저마다 자신만의 이야기를 가지고 있다. 운동화 갑피를 만드는 부산 공장에서 하루 12시간씩 미싱을 돌리며 미국 유학 간 아들의 등에 날개를 달아주기 위해 노력하다가 업체의 부당해고 투쟁 끝에 병사한 늙은 어머니의 이야기, 그런 어머니를 기억하는 서 교수의 기억, 노동환경 개선을 요구하며 타워 크레인에 올라갔다가 끝내 투신자살한 아버지의 이야기와 그를 향해 보낸 ‘HOPE’ 모스 부호에 대한 정지은의 기억, 죽은 양모 앤을 기억하는 카밀라 포트만과 얼굴을 모르는 그녀의 생모에 대한 엇갈린 관련자들의 기억과 증언들이 빚어내는 불협화음의 이야기 등은 저마다의 ‘장(場)’에서 1인칭 시점과 3인칭 시점을 오가며 혹은 편지와 사진과 라디오 사연과 다큐멘터리 영상 화면, 소셜네트워크서비스를 통해서 개별적인 이야기구조 속에 서로가 끝을 물고 그 시대의 진실로 접근해 들어가는 하나의 커다란 이야기로 귀결된다.
다시 말하자면 이 소설 전체는 심연을 건너 타인에게 가닿을 수 있는 날개가 존재한다면 그것은 어떠한 관계에서 비롯될까 하는 질문에 답하기 위한 과정이기도 하다. 작품 속에 주요하게 등장하는 공간인 진남 이야기 박물관 ‘바람의 말 아카이브’가 그러하듯, 에밀리 디킨슨의 시 ‘희망은 날개 달린 것’의 의미가 그러하듯 작가는 이토록 어둡고 고통스러운 사건 속에 외면당한 진남 사람들의 과거가 담긴 파편을 주워담아 ‘아카이브’를 만들어간 끝에 카밀라 포트만 혹은 정희재의 탄생이 실은 아무도 기억하지 못하고 사라진 비밀스러운 사랑에서 비롯되었음을 보여준다. ‘심연’과 ‘희망’ 그 사이의 아득한 간격은 그렇게 좁혀지고 ‘나’와 ‘당신’은, ‘우리’는 서로 맞닿는다.
목차
제1부 카밀라
카밀라는 카밀라니까 카밀라
사과라도 해도, 어쩌면 홍등이라고도
파란 달이 뜨는 바다 아래 오로라물고기
평화와 비슷한 말, 그러니까 고통의 말
바다의 파랑 속에 잠긴 도서실
얼마나 오래 안고 있어야 밤과 낮은
제2부 지은
검은 바다를 건너간다는 것은
우리들의 사랑이야기, 혹은 줄여서 ‘우리사이’
짧게 네 번, 길게 세 번, 짧고 길고 길고 짧게, 짧게 한 번
지나간 시절에, 황금의 시절에
태풍이 불어오기 전 날의 검모래
그대가 들려주는 말들을 내 귀로도 들리고
제3부 우리
적적함, 혹은 불안과 성가심 사이의 적당한 온기
날마다 하나의 낮이 종말을 고한다
나한테는 날개가 있어, 바로 이 아이야
저기, 또 저기, 섬광처럼 어떤 얼굴들이
특별전 : 가장 차가운 땅에서도
1. 1985년 6월 무렵, 금이 간 그라나다의 뒷유리창
2. 1986년 3월 무렵, 에밀리 디킨슨의 시
3. 2012년의 카밀라, 혹은 1984년의 정지은
- 작가의 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