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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카페 | JG0000008034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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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파란만장한 제주섬의 역사와 현실을 변화무쌍한 바다와의 관련성 속에서 예리하게 포착해낸 오경훈의 연작소설집 『제주항』이 더욱 풍성한 모습으로 새 단장을 했다. 2005년 펴냈던 연작소설집에 세 편을 보태고 군데군데 다듬어서 약 스무 해 만에 독자와 재회하는 것이다.
반세기 전까지만 해도 고도孤島요 낙도落島로 인식되던 제주섬은 격랑의 바다로 둘러싸인 환경으로 인해 오랫동안 ‘외로이’ ‘떨어져’ 살아가는 데 따른 고투苦鬪를 여간 감내해 내지 않으면 안 되었다. 그 고투에 종횡으로 얽히고설킨 역사적 현실적 의미를 주도면밀하게 탐색한 이 연작에서 작가는 바다의 시작이자 끝 지점의 고갱이인 항구를 눈여겨보았다.
근래 들어 점차 공항에 그 역할을 떠넘겨오긴 했어도, 항구야말로 바다로 둘러싸인 제주섬의 운명을 고스란히 떠안은 공간임을 누구도 부인할 수 없다. 특산품을 싣고서 무역을 나가거나 진상품을 나르던 곳, 보제기(어부)들이 만선의 꿈을 싣고 출어하던 곳, 해녀들이 기대 반 우려 반의 가슴을 보듬고 바깥물질 나서던 곳, 4·3의 피해의식 속에 섬 청년들이 전쟁터로 떠나며 입술을 앙다물던 곳, 청운의 뜻을 세워 한라산을 등진 채 유학길에 나서던 곳이 항구였다. 고려시대 이후 한반도 정권에 복속되면서 경래관京來官과 유배인들이 어두운 표정으로 찾아들던 곳, 삼별초군과 여몽연합군이 마지막 혈투를 준비하며 거치던 곳, 20세기 벽두에 프랑스 군함들이 위협적으로 버텨 섰던 곳, 항쟁 진압을 위해 서북청년단과 토벌군경이 발을 내딛던 곳, 개발 열풍에 각종 건설장비들이 내려지던 곳도 항구였다. 특히 섬의 관문인 제주항은 오래전부터 그 중심에 있었다.
『제주항』 연작은 부여된 운명을 보듬고 현실을 타개하기 위해 섬사람들이 얼마나 힘겨운 싸움을 전개해왔는지를 담담하게 재현해내었다. 18세기의 축항 공사에서 출발하여 19세기의 이양선과 진상선을 띄워놓더니 섬을 뒤흔든 20세기의 항쟁사를 다각도로 그려내었을 뿐만 아니라, 오늘날의 개발과 군사기지 문제에 이르기까지 제주섬의 파란만장한 내력을 항구 중심으로 조목조목 짚어내었다. 제주항 일대의 수백 년 역사가 오롯이 작가가 던진 저인망에 단단히 걸려든 셈이다. 제주항이 그동안 여러 면에서 계속 탈바꿈해 왔듯이, 제주항을 둘러싼 사람들의 생활상도 시시각각으로 변모해왔음을 열두 편의 이야기가 여실히 보여준다. 특히 그 각각의 이야기들이 연작 형식에 꿰어짐으로써 그 효과가 배가되고 있음은 물론이다.
섬의 작가 오경훈은 제주항 일대를 조망하는 수백 년의 등대지기를 자처했다. 그가 등대의 눈으로 포착해낸 항구 주변의 모습은 퍽 흥미롭다.(해설에서 발췌)
반세기 전까지만 해도 고도孤島요 낙도落島로 인식되던 제주섬은 격랑의 바다로 둘러싸인 환경으로 인해 오랫동안 ‘외로이’ ‘떨어져’ 살아가는 데 따른 고투苦鬪를 여간 감내해 내지 않으면 안 되었다. 그 고투에 종횡으로 얽히고설킨 역사적 현실적 의미를 주도면밀하게 탐색한 이 연작에서 작가는 바다의 시작이자 끝 지점의 고갱이인 항구를 눈여겨보았다.
근래 들어 점차 공항에 그 역할을 떠넘겨오긴 했어도, 항구야말로 바다로 둘러싸인 제주섬의 운명을 고스란히 떠안은 공간임을 누구도 부인할 수 없다. 특산품을 싣고서 무역을 나가거나 진상품을 나르던 곳, 보제기(어부)들이 만선의 꿈을 싣고 출어하던 곳, 해녀들이 기대 반 우려 반의 가슴을 보듬고 바깥물질 나서던 곳, 4·3의 피해의식 속에 섬 청년들이 전쟁터로 떠나며 입술을 앙다물던 곳, 청운의 뜻을 세워 한라산을 등진 채 유학길에 나서던 곳이 항구였다. 고려시대 이후 한반도 정권에 복속되면서 경래관京來官과 유배인들이 어두운 표정으로 찾아들던 곳, 삼별초군과 여몽연합군이 마지막 혈투를 준비하며 거치던 곳, 20세기 벽두에 프랑스 군함들이 위협적으로 버텨 섰던 곳, 항쟁 진압을 위해 서북청년단과 토벌군경이 발을 내딛던 곳, 개발 열풍에 각종 건설장비들이 내려지던 곳도 항구였다. 특히 섬의 관문인 제주항은 오래전부터 그 중심에 있었다.
『제주항』 연작은 부여된 운명을 보듬고 현실을 타개하기 위해 섬사람들이 얼마나 힘겨운 싸움을 전개해왔는지를 담담하게 재현해내었다. 18세기의 축항 공사에서 출발하여 19세기의 이양선과 진상선을 띄워놓더니 섬을 뒤흔든 20세기의 항쟁사를 다각도로 그려내었을 뿐만 아니라, 오늘날의 개발과 군사기지 문제에 이르기까지 제주섬의 파란만장한 내력을 항구 중심으로 조목조목 짚어내었다. 제주항 일대의 수백 년 역사가 오롯이 작가가 던진 저인망에 단단히 걸려든 셈이다. 제주항이 그동안 여러 면에서 계속 탈바꿈해 왔듯이, 제주항을 둘러싼 사람들의 생활상도 시시각각으로 변모해왔음을 열두 편의 이야기가 여실히 보여준다. 특히 그 각각의 이야기들이 연작 형식에 꿰어짐으로써 그 효과가 배가되고 있음은 물론이다.
섬의 작가 오경훈은 제주항 일대를 조망하는 수백 년의 등대지기를 자처했다. 그가 등대의 눈으로 포착해낸 항구 주변의 모습은 퍽 흥미롭다.(해설에서 발췌)
목차
객사 客舍
진상 가는 배
모변 謀變
비극의 여객선
유한 遺恨
가신 님
빌린 누이
어선부두
기념탑
동거
탑동광장
항구다방
해설
증보판 작가의 말
초판 작가의 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