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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촌자본주의: 바다에서 자본주의의 대안을 찾다

저자/역자
이노우에 교스케 / NHK「어촌」취재팀 지음, 김영주 옮김
펴낸곳
동아시아
발행년도
2016
형태사항
249p.: 21cm
원서명
里海資本論: 日本社會は「共生の原理」で動く
ISBN
9788962621549
소장정보
위치등록번호청구기호 / 출력상태반납예정일
이용 가능 (1)
북카페JG0000004296-
이용 가능 (1)
  • 등록번호
    JG0000004296
    상태/반납예정일
    -
    위치/청구기호(출력)
    북카페
책 소개
장만 해양환경관리공단 이사장 추천
삼면이 바다인 우리나라가 꼭 참고해야 할 책!

지구의 한계를 구할 대안으로
전 세계가 일본 ‘어촌’을 주목한다!

일본 40만 부 베스트셀러 『숲에서 자본주의를 껴안다』 취재팀
NHK 화제의 방송 “함께 살아갈 미래는 어촌에 있다”

해양자원고갈, 환경오염, 어획량 감소 등
전 세계가 주목하고 있는 근해(近海) 문제의 해결책이자
새로운 학술용어로 확립된 ‘어촌’은 과연 무엇인가?


“무분별한 개발과 무관심으로 한계에 다다른 바다, 더 이상 인류의 보고(寶庫)라 할 수 없다. 하지만 일본의 어촌마을에서 시작된 작은 움직임에서 인류와 바다의 공생과 지속 발전 가능성을 발견할 수 있었다. 미래의 희망과 무한한 가치를 지닌 바다를 회복시키기 위해서 지금 우리가 무엇을 해야 할까? 그 해답은 ‘어촌’에 있다.” _장만 해양환경관리공단 이사장

장만 해양환경관리공단 이사장의 말처럼, 인류에게 있어 바다는 보고(寶庫)였지만 자본주의시대를 거치며 바다는 인간에 의해 개발의 대상으로 전락했고 더 이상 공존의 대상이 되지 못했다. 무분별한 개발로 인해 바다는 한계에 다다르고 환경오염과 해양자원고갈 등 여러 가지 문제점으로 신음하고 있다. 그런데 자본주의의 막다른 길에서 이러한 현상을 타개할 작은 노력이 일본의 바다에서 시작되었다.
어촌(里海, SATOUMI)이라는 개념은 일본 세토 내해(???海)에서 시작되었다. 세토 내해는 일본 혼슈섬과 시코쿠섬, 규슈섬 사이의 좁은 바다를 말한다. ‘앞바다’의 의미를 갖고 있는 ‘어촌’은 ‘인공적인 관리를 통해서 생물다양성과 생산성이 향상된 연안 해역’으로 정의된다. 또한 이러한 어촌의 개념은 이미 학술용어로 확립되었고, 해양자원고갈이나 오염의 문제를 안고 있는 전 세계 근해(近海)의 해결책이 되고 있다.
2015년 7월 『숲에서 자본주의를 껴안다(里山資本主義)』(동아시아)로 국내에 소개된 ‘산촌자본주의(里山資本主義)’. ‘예전에 인간이 가지고 있었던 휴면자산을 재이용함으로써 경제재생과 공동체의 부활에 성공하는 현상’을 말하는 산촌자본주의의 개념을 포함하면서도 보다 심화되고 확대된 개념이 바로 ‘어촌자본주의’이다. 인간에게 유용한 미사용 자원을 활용하는 단계에 머물지 않고, 자연과 대화하고 적절하게 관리해서 본연의 생명의 순환을 바로잡고 효율성을 높이는 ‘어촌자본주의’에 대해 자세히 살펴보자.

완강히 거부반응을 보이던 구미(歐美)의 학자들이
지금은 ‘어촌’에 주목하며 상식의 큰 전환점을 맞이하고 있다

1997년 8월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전 세계 내해(內海) 연구자들이 한곳에 모이는 국제회의가 열렸다. 한 일본 연구자가 사람들로부터 야유를 받고 있다. 규슈(九州)대학의 야나기 데쓰오(柳哲雄) 교수는 어촌(SATOUMI)이라는 단어와 개념을 해외 학회에 이날 처음 소개했다. 어촌이 ‘전 세계 내해의 해결책’이 될 수 있다는 내용이었다. 그런데 구미의 학자들은 이 개념을 완강히 거부했다. 왜 그랬을까? 하지만 10년 뒤 같은 학회에서는 오히려 야나기 교수에게 가르침을 원하는 외국인 연구자들이 모여들었다.
구미의 연구자들이 격렬하게 거부반응을 보인 이유는 세상 만물 모두에 신(神)이 깃들어 있다는 사상을 이해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산, 바다, 물고기, 나무, 풀 등 ‘신’은 유일한 것이 아니라 무수히 많이 존재하는 것이라는 사상이 ‘어촌’의 기본이 되는 정신인데, 유럽의 연구자들은 이것을 전혀 이해할 수 없었고 거부반응을 보인 것이다. 이에 야나기 교수는 어촌에 관한 논문을 1998년에 발표하고, 어촌을 ‘인공적인 관리를 통해서 생물다양성과 생산성이 향상된 연안 해역’으로 정의했다. 그리고 2006년에 『어촌론(里海論)』이라는 책도 출간했다.
일부 생태학자들로부터, 연안 해역에서는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이, 즉 인공적으로 관리를 하지 않는 것이 생물다양성을 높인다는 비판도 받았다. 하지만 실제로 바다에서 실험한 결과를 바탕으로, 해양생물의 새로운 서식환경을 정비하는 등의 인공적인 관리를 통해 바다의 생물다양성과 생산성을 높일 수 있다는 사실을 증명해냈다. 즉, 인간이 관여해서 바다의 순환을 회복시키는 것이 중요하고, 그렇게 함으로써 생산성이 오히려 높아진다는 것이다. 지금까지 ‘파괴된 자연을 회복시키기 위해서는 가능한 한 인간과 거리를 두어야 한다’라고 생각해온 세계의 상식은 큰 전환점을 맞이하고 있다.

지중해, 미국, 인도네시아, 타이, 중국, 프랑스, 터키
일본의 내해에서 시작된 ‘어촌’ 운동은 전 세계로 뻗어나간다

‘어촌’은 지중해를 시작으로 미국, 인도네시아, 타이, 중국 등의 내해와 만(灣)에서 인간생활에 근접한 바다의 해결책이 되기 시작했다. 미국 동부 워싱턴 D.C의 포토맥(Potomac)강이 흘러드는 체서피크만(Chesapeakea灣)은 유입되는 강의 상류에 있는 목장의 가축 배설물 등 부영양화물질이 흘러들어 바다의 조개가 거의 사라졌었다. 그러나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굴 기르기를 계속하여(굴은 정수능력이 있다), 오염된 바다를 깨끗하게 하고 있다.
인도네시아의 자바(Java)섬에서 맹그로브(mangrove) 밀림을 개척해서 만든 거대 새우양식연못이 오염되고 새우가 대량으로 죽어버리는 일이 벌어졌다. 그래서 잘라버렸던 맹그로브를 다시 심고 물속에 번식했던 해초도 늘렸다(맹그로브는 굴처럼 정수능력을 갖고 있다). 양식의 효율성만 추구하며 오직 새우만 양식하던 방식을 바꾸고, 포식자인 다른 물고기들을 함께 길렀는데도 새우만 길렀을 때보다 3배나 더 새우가 자라게 되었다. 이 어촌 성공체험은 인도네시아 전역으로 확산되고 있다. 또한 프랑스의 항구도시 마르세유에서 열린 심포지엄에서도 어촌은 어부들과 환경단체의 심각한 대립을 해결해줄 수 있는 새로운 대안으로 등장했다.

자본주의의 막다른 길에 등장한 ‘어촌자본주의’
인간과 자연이 함께 사는 바다와 미래를 만든다

신간 『어촌자본주의(원제: 里海資本論)』는 2014년 3월 23일 일본 NHK에서 방송된 NHK 스페셜 <어촌 SATOUMI 세토 내해>라는 방송을 책으로 옮긴 것이다. 책의 저자 중 이노우에 교스케는 NHK 엔터프라이즈의 책임프로듀서로, 2015년 국내에서 출간된 『숲에서 자본주의를 껴안다』의 공저자이기도 하다. 일본의 세토 내해에서 시작된 바다를 살리는 모든 활동을 뜻하는 ‘어촌’과 그것을 토대로 자본주의의 막다른 길에 다다른 현재에서 새로운 대안으로 등장한 ‘어촌자본주의’에 대해 소개하고 있다. 생생한 취재과정을 책에 그대로 담아내 흡사 방송프로그램을 직접 눈으로 보는 듯하다.
1970년대 고도경제성장시대를 거치며 세토 내해는 간척이 진행되고 공장이 건설되면서 발전해갔지만, 무분별한 발전과 심각한 해양오염으로 바다는 부영양화상태가 되어버렸다. 대량의 플랑크톤으로 적조현상이 발생하고 어획량도 감소하며 해수욕을 할 수 없는 바다가 되었다. 그 빈사상태의 바다가 40년의 시간이 지난 후 되살아났다. 바로 어부들과 주민들, 그리고 바다를 살리려는 학자와 민간인들의 노력 덕이었다.
『어촌자본주의』에서 가장 빈번하게 등장하는 것은 굴[石花]과 잘피이다. 굴은 부영양화물질을 흡수한 플랑크톤을 먹으며 바닷물을 깨끗하게 만든다. 세토 내해는 일본 전국 굴 생산량의 약 70퍼센트를 차지하고 있는 굴 생산지였다. 오염된 바다는 그렇게 몇십 년을 거쳐 자연스럽게 회복되었다. 또한 세토 내해를 살아 있는 바다로 다시 살리는 데 큰 역할을 한 것은 잘피이다. 잘피는 바다 식물 가운데 유일하게 뿌리로 영양을 흡수하고 햇볕을 받아 꽃을 피우는 현화식물로, 해양생물의 산란 및 보육장 구실을 한다. 특히 부영양화물질을 걸러내어 연안 환경을 정화하고 적조를 예방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바닷속 산소의 공급원이다.
잘피는 또한 말리면 비료로 사용할 수 있다. 채소가 자라는 데 필요한 3대 영양소 중 하나인 칼륨이 풍부하게 포함되어 있기 때문이다. 현재 대부분의 칼륨비료는 캐나다 등지의 광산에서 공급되는 것에 의존하는데, 오히려 잘피를 비료로 사용하면 식물이 건강하게 잘 자라면서도 친환경적이라 세토 내해 인근 섬의 밭에서 많이 사용하고 있다고 한다.
우리나라에서도 경상남도 남해군 선소항 인근 연안에 그동안 볼 수 없었던 잘피 군락지가 최근 확인되었다고 한다(2016년 8월 5일). 지난 1970~80년대 피조개 양식장의 무리한 개발로 대부분 사라진 이 일대의 잘피가 2013년 6월에 어민들이 이식을 시작해서 현재 다시 자라게 된 것이다. 잘피는 과거 먹을 것이 귀하던 어촌의 아이들에게 훌륭한 간식이었으며, 물속에서 보면 바람이 부는 대나무 숲처럼 바다 물결에 따라 춤을 추듯 이리저리 움직여 바다 생태계의 신비로운 아름다움을 선사한다. 남해읍 관계자는 “선소마을은 수산업을 중심으로 생활 터전을 지켜나가고 있다”, “이번 잘피 군락지 형성으로 풍부한 수산자원 속 어민들의 소득증대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라고 말했다.
또한 전라남도 완도군은 한국수산자원관리공단과 공동으로 제4회 바다식목일을 맞아 잘피 이식 행사를 실시했다(2016년 5월 10일). 바다식목일은 바닷속 생태계 보전을 위해 바다숲을 조성할 목적으로 매년 5월 10일 개최되는 국가기념일이다. 잘피는 지구온난화의 원인인 이산화탄소를 흡수하고 광합성 작용으로 해양생물 호흡에 필요한 산소를 생산해 공급하는 등 건강한 연안생태계를 유지하는 데 큰 역할을 한다.

일신교적 사고방식으로 인해 파괴된 자연을
화해와 공존의 가치관으로 회복시킨다

『어촌자본주의』에서는 단순히 오염된 바다를 살리는 이야기만 하고 있지 않다. 더 중요한 것은 자본주의의 한계에 다다른 현재, 인간과 자연이 함께 살아야 함을 강조한다. 바다는 어부들이나 해양학자들만의 관심 대상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 바다는 결국 자연이고, 인간은 그 자연을 떠나서는 살 수 없다. 도시에 살고 있는 사람이든, 어업과 관계가 없는 사람이든 모두 마찬가지이다.
『어촌자본주의』의 해설을 쓴, 『숲에서 자본주의를 껴안다』의 공저자 모타니 고스케(藻谷浩介)는 다음과 같이 이야기한다. 일신교적 전통을 가지고 있는 서양에서 발달한 학술 중에는 의식적이든 무의식적이든 다신교적 사고방식을 기피하고 있는 것을 발견할 수 있다. 살아 있는 모든 것들이 서로 미묘한 균형으로 영향을 주고받으면서 생태계를 형성하고 있다고 생각하지 않고, 누군가 절대적인 결정자 혹은 어떤 탁월한 결정 시스템이 존재한다는 발상으로 모델을 만든다. 이런 모델을 믿으면, ‘결정자의 결정 시스템과 무관한 그 밖의 다수는 균형의 형성에 참가하고자 하는 쓸데없는 생각을 해서는 안 된다’라는 사고방식을 갖게 된다.
‘어촌’이라는 것은 ‘인간의 일상생활 속에서 다년간 다양하게 이용되면서, 오히려 그로 인해서 자연의 순환과 재생이 유지되고 나아가 생물다양성이 증가한 바다’이다. 그러나 이런 발상은 처음에는 서양 자연과학자들의 광범위한 반발을 불러일으켰다고 한다. 그들은 ‘자연에 균형과 다양성을 가져다주는 것은 자연이지 인간이 아니다’라는 자연을 결정자로 상정한 ‘일신교적’ 발상에 사로잡혀 있어서, ‘인위적으로도 자연 속에 균형과 다양성을 만들어낼 수 있다’라고 하는 발상을 이해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자연과학자의 집단인 그들은 객관적으로 검증된 증거를 통해 생각을 바꿨고, 현재 ‘어촌(里海, SATOUMI)’은 ‘산촌(里山, SATOYAMA)’과 함께 전 세계 생태학자들의 상용어가 되었다. ‘인간도 자연 속 일부이며, 인간의 행동도 자연의 순환 속의 한 요소로 정의하고 평가할 수 있는 경우가 있다. 그렇기에 인간이 할 수 있는 노력을 포기해서는 안 된다’라는 혁명적인 사고방식이 조금씩 생태학의 세계를 바꾸고 있다. ‘어촌자본주의’는 어떤 새로운 ‘유일신’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작은 힘의 결집을 믿는 것이다.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과 재레드 다이아몬드 박사도
‘어촌자본주의’를 추구하고 지지한다

일본에서는 전통적으로 세상 삼라만상에 신이 존재한다고 믿고 있다. 많은 신 또는 모든 신을 의미하는 표현이 ‘팔백만 신’이다. ‘어촌’에도 이러한 팔백만 신의 사상이 담겨 있다. 즉, 자연의 모든 대상을 ‘신’이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서구의 유일신 사상과 대비된다. 미야자키 하야오(宮崎駿) 감독의 영화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千と千尋の神?し)>(2001)에는 이 ‘팔백만 신’이 등장하는데, 미야자키 감독 본인이 너무나도 일본적이라고 표현한 이 영화는 2002년 베를린 국제영화제 최고상을 수상하며 그 ‘일본적’인 세계관을 유럽 사람들에게 높이 평가받았다. 또한 미야자키 감독이 영화 <벼랑 위의 포뇨(崖の上のポニョ)>(2008)를 만들기 전에 오랜 시간 머문 곳이 세토 내해의 항구도시였다고 한다. ‘어촌자본주의’의 사상을 담고 있는 내용의 영화가 ‘어촌자본주의’가 시작된 곳에서 영향을 받았다는 점도 우연이 아닌 듯하다.
『총, 균, 쇠』의 저자 재레드 다이아몬드(Jared Diamond) 박사는 NHK「어촌」 취재팀과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한다. “현대 문명은 위기에 직면해 있다. 우리 세대는 어떻게든 버틸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제 20년만 지나면 지속은 어려워진다. 모든 의미에서 자연은 심각한 상태가 되고 있다. 건전한 자연이 없다면 인간은 존속할 수 없다. 자연을 파괴하는 것은 인류를 파괴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해초가 없어지면 물고기도 없어진다. 일본에서는 자연과 지속 가능한 관계를 맺고 있다고 들었다. 그 방식을 전 세계로 확산시키고 싶다.”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도 재레드 다이아몬드 박사도 어촌자본주의를 추구하고 지지하고 있다.

일본 세토 내해에서 시작된, 자본주의의 새로운 대안
삼면이 바다인 우리나라가 꼭 참고해야 할 책

『어촌자본주의』는 바다와는 전혀 관련도 없고 관심도 없는 도시 사람들이 읽어도 재미있게 읽을 수 있다. ‘어촌이든 산촌이든, 도시에서 국제경쟁에 매진하고 있는 우리와는 관련이 없다’라고 단정 짓는 사람도 있을 수 있다. ‘이것은 일본의 이야기일 뿐이다, 바다와 관련된 것이기에 일반인들이 따라 할 수 있는 내용은 없다, 도시적 삶을 살고 있는 사람과는 맞지 않는다’라는 식으로 생각할 수도 있다. 그러나 결국 지구에 서식하는 인류의 한 사람인 이상, 이 책에 적힌 생태계의 틀 안에서 멋대로 벗어날 수는 없다고 저자는 이야기하고 있다. 그러한 근시안적인 생각에서 벗어나, 우리 눈앞의 바다나 강, 마을하천에서부터 생각해보기를 권하고 있다.
‘어촌자본주의’는 ‘산촌자본주의’의 개념을 훨씬 뛰어넘는다. 바다도 산도 섬도, 시골도 도시도 포함된다. 지구라는 유한한 세계를 평화롭고 유연하게 만들어주고, 생명의 가능성을 무한하게 넓혀준다. 그것은 인간이 등장하기 이전의 원시의 모습으로 되돌린다는 이야기가 아니다. 인간의 모든 활동까지 포함된 새로운 순환이 확실히 창조되어 있는 미래를 지향하고 있다.
2015년 초봄과 가을에 시즌1과 시즌2로 인기를 끌었던 <삼시세끼: 어촌편>이라는 방송이 있다. 이 프로그램은 단순히 시골에서 밥을 지어먹는 예능프로그램이 아니다. 바다와 자연과 함께 살아가는, 살아가고 싶은 사람들의 욕구가 이 프로그램에도 반영되어 있었을 것이다. 지금 한계에 부딪힌 자본주의시대에는 이렇게 자연 친화적 삶을 살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즉, 함께 사는 ‘공생’의 원리가 필요한 것이다. 또한 스웨덴의 생태환경운동가 헬레나 노르베리 호지(Helena Norberg-Hodge)가 쓴 『오래된 미래』에서는 근현대화 이전의 ‘인간다운 풍요로움’, ‘평온하고 그리운 그때’를 현대적으로 재현하려는 지향을 보여주고 있다. <삼시세끼: 어촌편>이나 『오래된 미래』가 이야기하는 바를 포괄하면서도, 잃어버리고 있던 가치를 보다 적극적으로 되찾으려 노력하는 모든 활동을 바로 ‘어촌자본주의’라고 부를 수 있다.
장만 해양환경관리공단 이사장의 추천사처럼, “미래의 희망과 무한한 가치를 지닌 바다를 회복시키기 위한”, 자본주의의 막다른 길에서 찾는 해답은 ‘어촌’에 있다. 그리고 『어촌자본주의』는 삼면이 바다인 우리나라의 입장에서도 꼭 참고해야 할 책일 것이다.
목차

머리말: ‘산촌자본주의’에서 ‘어촌자본주의’로
바다를 되살리는 ‘어촌’ / 바다에 씨를 뿌리는 어부들 / 대도시에서 ‘산촌 지향’이 폭발하고 있다 / 도시와 시골의 구분 없이 연결되는 경계 없는 시대가 찾아왔다 / 한 단계 더 위의 ‘오래된 미래’로 / 자본주의의 막다른 길에 등장한 ‘어촌자본주의’ / 19세기 자본주의의 유토피아도 ‘산촌과 어촌’이었다

제1장 바다에서 시작되는 지역재생
―옛 뗏목이 세토 내해를 바꿨다

세토 내해를 대표하는 ‘어촌의 장치’ / 굴뗏목은 ‘고도경제성장의 산물’ / 빈사 상태의 바다 / 굴뗏목이 ‘빈사 상태의 바다’를 회복시켰다 / 굴의 엄청난 정수능력 / 미야지마수족관이 발견한 ‘낙원’ / 굴뗏목 위는 절호의 낚시터 / 그곳에 있는 ‘용궁’ / 바다를 풍요롭게 만드는 ‘어촌의 활동’ / 굴양식어부는 히로시마만을 떠돈다 / 굴 치패의 ‘최강군단’을 만든다

제2장 ‘천덕꾸러기’가 21세기의 자원
―‘지킴이’가 기적의 바다를 키웠다

세계 어촌의 정점, 히나세 / 바다 숲은 해적의 바다에도 넓게 퍼져 있다 / 한 사람의 세토 내해 어부는 눈치채고 있었다 / 이인삼각 프로젝트 / ‘쓰레기’였던 굴껍질로 국면타개 / 더할 나위 없이 밝고 유쾌한 어부들의 항구 / ‘망가트리는 것은 간단하지만 원래 상태로 되돌리는 것에는 시간이 걸린다’ / 부활한 ‘정치망’ 어업 / 잘피 숲 속으로 들어가다 / ‘어촌자본주의’의 경제성장 / 잘피를 솎아낸다 / 전통적인 사우나 ‘이시부로’ / 잘피는 우수한 비료였다 / 어촌의 비료는 분명히 식물을 건강하게 만든다 / ‘흘러온 해초’를 밭에 뿌리는 섬 / 용궁 공주님의 잘린 머리끈

중간 정리 ‘지구의 한계 극복’이라는 과제
―돈과는 다른 풍요로운 해결책
‘어촌의 방법’ / ‘조몬은 폭발이다’ / ‘거대 정주취락’이 형성된 ‘자연과의 긴밀한 관계’ / ‘지구의 한계를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라는 문제에 직면한 세계 / ‘머니자본주의’에 의한 해결책

제3장 ‘어촌’이 바꾸는 세계경제
―‘일본 세토 내해에서 시작된’ 개념이 퍼져나간다

당신은 ‘어부들의 하인’인가? / ‘어업은 바다가 남겨준 것을 받는 산업이다’ / 인간미 넘치는 관계가 ‘어촌의 사상’을 키웠다 / 인연의 계기는 서로를 인정하는 ‘뜻있는 사람’ / ‘인맥 만들기의 명인’ / 세계의 상식은 큰 전환점을 맞이하고 있었다 / 각국에서 확산되고 있는 ‘어촌의 성공체험’ / 프랑스인들도 ‘어촌’에 매료되었다 / 더욱 진화하는 ‘21세기 세토 내해의 어촌’

제4장 ‘기억’과 ‘체험’에 의한 ‘한계’ 돌파
―과소의 섬이 환자를 되살린다

21세기 최첨단의 장소, 유게지마 / ‘섬에서 Caf?’에서 점심을 / 섬의 실력이 ‘가득 담긴 식사’ / ‘노인 시설’도 최첨단 / ‘아무것도 없는 섬’이야말로 ‘최고의 시설’이었다 / 햇살 가득한 산책길 / ‘이곳에서는 이름으로 불러줘요’ / 좌절해본 사람이라서 할 수 있는 일이 있다 / ‘좋아’의 대합창 / 젊은이도 노인도 되살아나는 섬 / 한 곳 남은 범포공장이 섬을 바꿨다 / 면화로 점점 넓어지는 인간관계 / 그리운 감촉과 색은 섬의 기억을 되찾는 힘 / 세토 내해를 장식하는 하얀 꽃의 풍경 / ‘하얀 풍경’의 기억을 다음 세대에 새기자 / 바다가 ‘나눠준 것’

제5장 광역경제권이 되는 ‘어촌’
―대도시에서도 ‘산촌’과 ‘어촌’을 실현할 수 있다

공룡박물관에서 아이들을 맞이하는 ‘벌레’ / 되살아나는 ‘살아 있는 화석’ / ‘이렇게 안 움직이는 동물은 본 적이 없다’ / 결국 제일 잘 알고 있는 사람은 ‘어촌의 어부’였다 / 야생의 상괭이를 찾아서 / 돌아온 생물 / 굴의 계절이 찾아왔다 / 각지로, 일반 시민에게로 확산되는 ‘어촌’ / 산촌과 어촌이 연결된다 / 광역경제 활성화, 광역환경문제 해결책으로서의 ‘어촌’ / 노토의 ‘시골시간’에 매료된 도시인들 / 도쿄에서도 가능한 ‘어촌’과 ‘산촌’

최종 정리 산촌과 어촌이 개척하는 미래
―유한한 세계에서 생명의 무한한 가능성을 펼치다

도시 주택가에서 부활하는 시냇물 / 최신 기술로 ‘시냇물을 부활’시킬 수 있다 / 이미테이션과 페이크에서 진짜의 시대로 / 이와미은광의 글로벌리즘과 경계 없는 세계 / 어촌과 산촌의 기본이 되는 방법은 일요일 저녁 ‘시부야에서 출발하는 전철 안’에도 있다 / 세계의 공감과 일본에서 보내온 메시지 / 자연은 아직도 모르는 것투성이 / 유한한 세계에서 생명의 무한한 가능성을 낳는다

맺음말: 우리들은 생물이다

해설: 작은 힘의 결집을 신뢰하는 사회로
『숲에서 자본주의를 껴안다』의 재탕이 아닌 새로운 『어촌자본주의』 / ‘산촌’은 입구, ‘어촌’은 최종 목적지 / ‘그곳에 내만이 있었기 때문에’ 3대 도시권은 만들어졌다 / 일본의 3대 도시권이 바로 미래의 ‘어촌’ 부활의 중심지 / ‘일신교 vs 팔백만 신’의 원리적 대립 끝에 미래가 있다 / 하나하나는 미력한 주체의 상호작용일 뿐이지만, 그것은 균형을 회복하는 과정이다